고목에도 꽃이 핀다 / 김별

추하지 않게 늙어 간다는 거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려운 일도 아니다

몸이 늙고 병들어 갈수록

마음은 햇솜처럼 따듯하고 부드럽게 

말은 꽃처럼 향기롭고 그윽하게 하자

노후에 대한 불안과 준비보다 중요한 건

작은 것에 만족하고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는 것

말을 줄이고 더 많은 미소를 배우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욕이 된다

연륜과 허세를 앞세우면 꼰대가 된다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 몸에 병이 되고

아무것도 내려놓지 못하면 

아무리 열심히 살았어도

칭찬 대신 욕이 남는다.

그리고 사랑하자

한번도 실천하지 못하고 

말로만 앞세웠던 사랑을

이제 진심으로 시작하자

사랑하면

메마른 땅에 비가 오고

전선에는 평화가 온다

그리고 기약할 수 없었던

고목에도 기적 같은 꽃이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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