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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모바일등록
25 가을날의동화 2022.05.19 01: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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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한껏 부풀려진 제 영혼을 위하여

그림자는 세상의 가장 낮은 곳에 드러눕습니다.

 

 

 

모양과 부피가 각기 달라도

영혼의 두께는 다 같은 법이라고

모든 존재의 뒷모습을 납작하게 펼쳐놓습니다.

 

 

 

높이만을 최고로 알고 

중력과 싸우느라 버둥거릴 때도

 

소리 없이 바닥으로 내려와

높을수록 커지는 위험을 길이로 재어줍니다.

 

 

 

알록달록한 꿈 자랑하며 휘날릴 때

화려한 빛깔들을 가장 단순한 색으로 바꿔서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품는 쉼터가 되어 줍니다.

 

 

 

감당 못할 무슨 일로 풀죽은 저녁 무렵이면

당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크다며

지평선 끝까지 키를 늘이고 어깨 다독입니다.

 

 

 

해를 쳐다보는 동안에는 못 보지만

방향을 조금만 돌리면 보이는 가까운 곳에서

해로 하여 가려진 세상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평생 곁에 머물러 날 지켜주다가

무덤에서 비로소 함께 사그라지는

당신 내 영혼의 짝

 

글/ 정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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