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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마음
56 산과들에 2022.05.10 18:01:29
조회 192 댓글 1 신고

고궁의 처마 끝을 싸고 도는

편안한 곡선 하나 가지고 싶다

뾰적한 생각들 하나씩 내려놓고

마침내 닳고 닳아 모서리가 없어진

냇가의 돌멩이처럼 둥글고 싶다

지나 온 길 문득 돌아보게 되는 순간

부끄러움으로 구겨지지 않는

정직한 주름살 몇 개 가지고 싶다

삶이 우리를 속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삶을 속이며 살아왔던

어리석었던 날들 다 용서하며

날카로운 빗금으로 부딪히는 너를

달래고 어루만져 주고 싶다

 

-김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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