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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걸어오는 밤
56 산과들에 2022.01.14 11: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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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달이 걸어오는 밤이 있다

달은 아스피린 같다

꿀꺽 삼키면 속이 다 환해질 것 같다

 

내 속이 전구알이 달린

크리스마스 무렵의 전나무같이 환해지고

그 전나무 밑에는

암소 한 마리

 

나는 암소를 이끌고 해변으로 간다

그 해변에 전구를 단 저나무처럼 앉아

다시 달을 바라보면

 

오오 달은 내 속에 든 통증을 다 삼키고

저 혼자 붉어져 있는데 통증도 없이 살 수는 없잖ㅇ

다시 그 달을 꿀꺽 삼키면

암소는 달과 함께 내 속으로 들어간ㄷ

 

온 세상을 다 먹일 것을 생산할 것처럼

통증이 오고 통증은 빛 같다 그 빛은 아스피린 가루 같다

이렇게 기쁜 적이 없었다

 

-허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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