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가뭄을  경계하며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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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처음으로 사랑하기 시작할 땐

차고 넘치도록 많은 말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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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륜과 깊이를 더해 갈수록 말은 차츰 줄어들고, 

​조금은 물러나서 고독을 즐길 줄도 아는

하나의 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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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끼리의 사랑뿐 아니라 

신과의 사랑도 마찬가지임을

​이제 조금은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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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섬이 되더라도

가슴엔 늘상 출렁거리는 파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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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름과 무감각을 초연한 것이나

거룩한것으로 착각하며 살게 될까봐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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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마음의 가뭄을 경계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