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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
55 산과들에 2021.11.25 17:49:02
조회 95 댓글 2 신고

언제부턴가 마음속에

어린 낙타 한 마리 살고 있었다

날마다 낙타를 몰고 세상 속을 걸었다

타박타박 모래밭, 먼지와 바람의 길이었다

 

더러는 한모금의 물이 아쉬웠다

내가 낙타였으므로 한 번도 낙타 등에 올라가 본 적은 없고

누군가를 태우거나 무거운 짐짝을 올려놓고 걸었다

 

가장 많이 올려놓았던 짐짝은 막막한 슬픔과

대책없는 그리움이었다

무엇보다 그 짐짝을 내려놓고 싶었다

 

그러나 번번이 쉽지 않은 길

내려놓으려고 하면 막막한 슬픔과

대책없는 그리움은 살을 파고들었다

오늘도 나는 짐짝을 가득 싣고 세상 속을 떠난다

다만 숨이 기쁘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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