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수채화 /윤인환
뚜르 2021.11.01 06:5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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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수채화  /윤인환

 

 

얼큰한 해장국 소문처럼 눈앞에 아른거리는 11월의 아침

새로운 계절의 시작을 알리듯

추녀밑 시레기 온몸 움추린 성에낀 영하 5도인데

모기 한마리 화장실 냉벽을 붙잡고 막숨을 쉰다

언 가슴 뎁히려는 습기찬 날개짓 애처롭게 바쁘다

그러고 보니 너도 나도 얽혀진 허울의 옷을 벗지 못한채

칼바람 속 칼춤을 춘다해도 허허실실 마른 겨울 홀로 버터야하는 가여운 중생

풀풀 먼지나는 삶이어도 꼬깃꼬깃 구겨지는 삶이어도

구멍구멍 파고도는 삶이어도 썩어 문드러질 삶이어도

군고구마처럼 익어갈 이 계절도 주문처럼 꽃필 봄을 기다리겠지

시방 어찌어찌 우야당간 살아가는 삶은 아름다운 수채화

아장아장 우물가를 걷던 아기가 울 할배가 되고

개똥참외 어적어적 씹고 놀던 아기가 울 애비가 되고

어쩌면 나도 모기의 할배가 되고 그 할배가 되고

아주 가끔은 쓰레기통에 쳐 박고 싶은

못난 형제 못난 친구 못난 자식이 될지언정

먼훗날 침묵의 저편 그 자식의 또다른 애비가 될 수 있기에

그저 담배 한개피 죽였다

 

똥누던 엉덩이 내줄지언정 차마 죽일 수 없었다.

 

<카페 '서비의 놀이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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