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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제의 [미스킴이라는 나무] 모바일등록
11 k하서량 2021.10.23 22:29:29
조회 292 댓글 4 신고

 

미스킴이라는 나무 

 

김종제 시인

 

 

혹시 미스킴이라는

나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는지

 

배 고프고 눈물 많던 그런 시절

제 한 입이라도 덜기 위해

이름을 버리고

낯선 이국 땅으로 팔려가

살아가야만 했던

나무가 있다는 것을 아시는지

 

그토록 맑고 청초한 눈동자의

저 시골 처녀

말도 통하지 않는

억센 사나이의 가슴팍에서

향수에 시달리다

눈물로 한 평생을 보내야 했던

은은하고 수수한 저 수수꽃다리

 그러니까 저들의 이름으로

리라 혹은 라일락이라고 하는

나무를 아시는가 말이지

 

첫사랑도 무덤 속에 묻어버리고

청춘도 산불처럼 다 태워버리고

이국땅에서

황무지의 마음으로 살아갔던

미스 킴이라는

수수꽃다리를 아시는가 말이지

 

그 추운 겨울 어떻게 이겨내셨는지

이제사 마음 열고 꽃 피었네

고운 향기

바람 타고 바다 건너왔지만

당신의 희생으로 서 있는

 

봄이 왔다고 절대로 말하지 못하리

 

 

라일락의 원예품종 중에 우리를 우울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다 

1947년 미 군정청에 근무하던 엘윈 M. 미더는 북한산에서 우리 토종식물인 털개회나무(수수꽃다리) 씨앗을 받아 본국으로 가져갔다

 

이후 싹을 틔워 ‘미스킴라일락’이라 이름 짓고 개량하여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시장에 퍼져나갔다

유럽 라일락에 비해 키가 작고 가지 뻗음이 일정하여 모양 만들기가 쉽고, 향기가 짙어 더 멀리 퍼져 나가는 우량품종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것을 역수입해다 심는 실정이다

종자확보 전쟁에서 한발 늦은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

 

김종제 시인(1958~)경북 의성 출생

 

등단

1993년 [자유문학]으로 

시집

[흐린 날에는 비명을 지른다] 한누리미디어 1996

[바람의 고백] 책나무 2008

[따뜻한 속도] 문학의전당 2011

수상

교단문학상, 자유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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