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사람 숲에서 길을 잃다 / 김해자
100 뚜르 2021.10.22 08:58:02
조회 199 댓글 2 신고

 


사람 숲에서 길을 잃다  / 김해자

너무 깊이 들어와버린 걸까

갈수록 숲은 어둡고

나무와 나무 사이 너무 멀다

동그랗고 야트막한 언덕배기

천지사방 후려치는 바람에

뼛속까지 마르는 은빛 억새로

함께 흔들려본 지 오래

막막한 허공 아래

오는 비 다 맞으며 젖어본 지 참 오래

깊이 들어와서가 아니다

내 아직 어두운 숲길에서 헤매는 것은

헤매이다 길을 잃기도 하는 것은

아직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한 탓이다

깊은 골짝 지나 산등성이 높은 그곳에

키 낮은 꽃들 기대고 포개지며 엎드려 있으리

더 깊이 들어가야 하리

깊은 골짝 지나 솟구치는 산등성이

그 부드러운 잔등을 만날 때까지

높은 데 있어 낮은, 능선의

그 환하디환한 잔꽃들 만날 때까지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6
다른 글 추천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중복글 관련 안내드립니다(2019.07.01)  (5)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2)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6)
코로나 백신 유가족 눈물 닦아줄 수는 없을까?   new 뚜르 63 08:48:43
스위치를 내린 사과밭   new 뚜르 56 08:48:39
어떤 시인 /김해자   new 뚜르 58 08:48:35
네 종류의 친구   new 네잎크로바 48 08:19:10
십이월에는 친구야   new 은꽃나무 37 07:56:47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이   new 은꽃나무 28 07:56:44
새들의 언어  file new 은꽃나무 30 07:56:42
겨울을 건너는 강  file new 예향도지현 40 07:08:19
고요한 달밤  file 모바일등록 new (2) 가을날의동화 90 01:20:24
가령과 설령  file new (1) 하양 85 00:35:41
새로움을 위한 시간  file new 하양 75 00:33:37
참 따뜻한 주머니  file new 하양 72 00:32:04
새로운 높이뛰기의 시작   new (1) 김용수 84 21.12.06
어디로?   new 산과들에 75 21.12.06
너와집 한 채   new (1) 산과들에 78 21.12.06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new (2) 산과들에 64 21.12.06
먹기 싫어~~힝   new 붕어 70 21.12.06
기형도의 [안개]  file 모바일등록 new (3) k하서량 121 21.12.06
12월은 어쩐지 쓸쓸한 계절  file new 미림임영석 98 21.12.06
겨울나무   new 도토리 91 21.12.06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