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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덕이 할머니의 추석 /윤장규
100 뚜르 2021.09.21 12: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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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덕이 할머니의 추석  /윤장규

 

돌아가셨네

봉덕이 할머니, 행여나

상여 메고 나갈 사람 없을까봐

추석 전날 돌아가셨네

 

충북 충주시 엄정면 가춘리 주동 술햇골 양짓말

상일꾼들 다 나가버리고

할머니 할아버지만 사는 동네

장가간 남정네 다 모아도

상여꾼도 안 되는 동네

 

내일은 추석

동네 떠나 살던 살붙이 피붙이들 환하게 돌아오네

하얀 얼굴도 있고 까만 얼굴도 있네

매끄러운 손과 꺼칠한 손이 서로 잡고 흔드네

온 동네 종일 돌아오고 마중 가는 사람들로 붐비네

 

살랑살랑 바람결에 어둠이 내려오면

집집마다 젖빛 저녁연기가 올라

온 마을을 감싸 안으며 젖을 물리네

 

두 번 세 번 덧붙인 창호지마다 불빛이 노랗고

갈비뼈 켜 켜마다 묻어두었던 웃음 새어 나오네

부르르 문풍지가 떨 때마다 가슴은 또 울렁거려

아아, 누가 오는 걸까

기다리는 마음들 발갛게 달아 보름달로 뜨네

 

동네에 돌아온 사람들 모여

제일 먼저 봉덕이 할머니 조문하러 가네

온 동네 소식통이었던 봉덕이 할머니

온 동네 사람들 다 불러 모으네

 

내일은 추석

상여꾼은 다 모였네

흥겨운 추석이네

 

<카페 '서비의 놀이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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