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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노래
36 은꽃나무 2021.09.20 06: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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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노래 - 홍윤숙(洪允淑)

 


헤어지자 

우리들 서로 말없이 헤어지자. 

 


달빛도 기울어진 산마루에

낙엽이 우수수 흩어지는데 

 


산을 넘어 사라지는 너의 긴 그림자

슬픈 그림자를 내 잊지 않으마. 

 

 

 언젠가 그 밤도

오늘밤과 꼭 같은 달밤이었다. 

 

 

바람이 불고 낙엽이 흩어지고,

하늘의 별들이 길을 잃은 밤

  

 

너는 별을 가리켜 영원을 말하고

나는 검은 머리 베어 목숨처럼 바친

그리운이 있었다. 혁명이 있었다. 

 

 

몇해가 지났다.

자벌레처럼 싫증난 너의 찌푸린 이맛살은

또 하나의 하늘을 찾아

거침없이 떠나는 것이었고 

 

 

나는 나대로

송피(松皮)처럼 무딘 껍질 밑에

무수한 혈흔(血痕)을 남겨야 할

아픔에 견디었다. 

 

 

오늘밤 이제 온전히 달이 기울고

아침이 밝기 전에 가야 한다는 너

우리들이 부르던 노래 사랑하던 노래를

다시 한 번 부르자. 

 

 

희뿌여히 아침이 다가오는 소리

닭이 울면 이 밤도 사라지려니 

 

 

어서 저 기울어진 달빛 그늘로

너와 나 낙엽을 밟으며


헤어지자...... 

우리들 서로 말없이 헤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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