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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산서원 목백일홍 그늘 아래 - 손택수
100 뚜르 2021.07.23 12:09:36
조회 179 댓글 2 신고

병산서원 목백일홍 그늘 아래 - 손택수

병산서원 가자, 거기선

진 꽃들도 다시 핀다는구나

누군가 그랬지, 그늘이 가장 아름다운 나무를 꼽으라면

목백일홍을 들겠다고

가지 위에선 가질수 없는 연보랏빛 꽃방석에 앉아본 적이 있다면

석 달 열흘 제 그늘을 흔드느라 몸을 비트는 가지들을 이해하리

피는 꽃들과 지는 꽃들이 서로를 탐하다

피고 지는 경계마저 흐릿해진,

목백일홍은 죽어 몽글몽글 계집애의 젖꼭지 같은 멍울을

끝도 없이 매어다는 꽃

쉬지 않고 떨어져서 불멸을 사는 나무가 있다면

시든 빛깔로 꽃이 되는 나무가 있다면

병산서원 가자, 꽃 시절 다한 어느 저물녘

나는 목백일홍이 깔고 앉은 그늘 위에 있겠네

《현대시학》 2014년 6월호

 

<블로그 '시와 음악이 머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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