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움 당신에게 전합니다

내가 먼저 그대를 사랑하였던지

그대가 먼저 나를 사랑하였든지

그 강가에 들리는 작은 바람 소리에

귀 기울이며 꼭 잡던 팔짱에서

숨 막히는 전율이 내게 왔지요

후일 그대가 살짝 내 가슴에 가득 차

내뱉지 못하고 보고 싶다면

작은 바닷가 불빛 은은한 찻집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릴게요

당신도 그 추억이 발목을 잡는다면

소리 없이 그 바닷가 벤치에 앉아

차 한 잔을 더 들고 나에게 전화를 하여 주세요

당신의 눈동자는 아직 내 눈에서 빛이 나기에

부끄럽지만 부끄럽지 않았던

그 수줍음에 빠져나가지 못한

그 전율이 나를 붙잡습니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바람이 또 붑니다

이제 찬 바람이 불고 눈도 오겠지요

내 마음은 아직도 당신을 기다리나 봅니다

어느 날 나뭇가지가 흔들려

고운 휘파람 소리가 난다면

또한 당신 마음 소리인지 알게요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붉어진다면

운명이 나를 실험한다 하여도

당신을 결코 거역하지 않을 겁니다

살고 있다는 것이 칼날 같은 날의 반복이지만

그 칼날 같은 날이 이제까지 무섭고 두렵지 않았다면

바로 당신이 내 가슴에 있었기에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리 생각했다면 그댄 믿으실래요

당신이 내게 전화를 걸면

나는 덜컹 내려앉는 심장을 원망할지도 몰라요

한 사람을 위한 마음이 고정된 압핀처럼

이리 아프고 그리울까요

내 그리움 당신에게 전합니다

그리하여 나는 행복합니다

- 정해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