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벤치 위에 있는 사람 /송종규
100 뚜르 2021.05.05 07:20:11
조회 141 댓글 0 신고

 

 

벤치 위에 있는 사람 /송종규

 

 

너는 나를 본 적이 있느냐

꼬박 새워 흐느끼던 그 밤을 본 적이 있느냐

누군가 새벽의 어깨에 손을 얹었고 그때

후두두둑 별들이 떨어져 내리던

사무치던 새벽의 문장을 읽은 적이 있느냐

희미하게 빛들의 어린 손이 창밖에서 어른거리고

기적소리가 실밥처럼 꼬리를 물고 따라오던

생의 변두리

의심으로 가득하던 내 스물을 본적이 있느냐

모든 결론이 다 진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자주 실패했고 아주 가끔씩 반짝이기도 했지만

한번이라도, 상수리나무 잎사귀 같던 내 마흔을 읽은 적이 있느냐

세월은 때로 구부정한 어깨로 당도하고

때로는 분홍 패랭이꽃처럼 당도하기도 한다

한 문장 안에 한 생애를 구겨 넣을 수는 없지만

달빛에 바랜 수북한 백지들을 너는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지 않느냐

우두커니 겨울나무 곁에 화석이 된 사람이 앉아있다

 

<카페 '아름다운 시마을'>

3
다른 글 추천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중복글 관련 안내드립니다(2019.07.01)  (5)
[필독] 저작권 관련 게시글 삭제 처리 기준 (2017.02.15 링크 추가)  (22)
좋은글 게시판 이용안내  (16)
어머니의 사랑  file new 하양 7 00:50:58
숲에게  file new 하양 6 00:50:54
희망을 찾아서  file new 하양 7 00:50:50
최수월시모음 61편/그도세상   new 그도세상김용.. 3 00:28:49
엄마   new 도토리 6 00:28:20
카네이션   new 도토리 7 00:26:16
엄마   new 도토리 9 00:24:04
최수월시모음 65편/그도세상   new 그도세상김용.. 2 00:13:11
낮인가요? 밤인가요?  file new 미림임영석 112 21.05.07
장미꽃 한다발  file new 은꽃나무 88 21.05.07
미움이 비처럼 쏟아질때  file new 은꽃나무 107 21.05.07
까닭 없이도 끄떡없이 산다   new 은꽃나무 113 21.05.07
깊은 계절에 / 천숙녀  file new 독도시인 45 21.05.07
당신 덕분에   new 뚜르 194 21.05.07
간접체험   new 뚜르 151 21.05.07
사랑하는 사람아 /오세영   new 뚜르 169 21.05.07
오늘도 잘 지내셧나요?   new 김누리야 93 21.05.07
뭔가 다르게 사는 것   new 무극도율 80 21.05.07
'진정한 자유'는...   new 무극도율 84 21.05.07
蒼蠅附驥尾致千里(창승부기미치천리)   new 무극도율 76 21.05.07
글쓰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