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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서 5월로
35 은꽃나무 2021.05.04 05: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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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서 5월로/하종오


봄의 번성을 위해 싹틔운 너는

나에게 개화하는 일을 물려주었다


아는 사람은 안다

이 세상 떠도는 마음들이

한마리 나비되어 앉을 곳 찾는데

인적만 남은 텅빈 한길에서 내가

왜 부르르 부르르 낙화하여 몸떨었는가


남도에서 꽃샘바람에 흔들리던 잎새에

보이지 않는 신음소리가 날 때마다

피같이 새붉은 꽃송이가 벙글어

우리는 인간의 크고 곧은 목소리를 들었다

갖가지 꽃들 함께 꽃가루 나눠 살려고

향기 내어 나비떼 부르기도 했지만

너와 나는 씨앗을 맺지 못했다


이 봄을 아는 사람은 이 암유도 안다

여름의 눈부신 녹음을 위해

우리는 못다 핀 꽃술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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