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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아름다울지라도
55 산과들에 2021.02.25 17:56:11
조회 201 댓글 1 신고

달리는 고속버스 차창으로 

곁에 함께 달리는 화물차

뒤칸에 실린 돼지들을 본다

서울 가는 길이 도축장 가는 길일텐데

달리면서도 기를 쓰고 홀레하려는 놈을 본다

 

화물차는 이내 뒤쳐지고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저 사랑이

아름다울수 있을까 생각한다

아름답다면

마지막이라서 아름다울 것인가

 

문득 유태인들을 무수히 학살한

어느 독일 여자 수용소장이

종전이 된 후 사형을 며칠 앞두고

 

자신의 몸에서 터져 나오는 생리를 보며

생의 엄연함을 몸서리치게 느꼈다는 수기가 떠올랐다

 

생은 아름다울지라도

끊임없이 피 흘리는 꽃일 거라고 생각했다

 

-윤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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