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착해지는 시 모음> 서정홍의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외
도토리 2016.04.23 09: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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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착해지는 시 모음> 서정홍의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외

+ 내가 가장 착해질 때

이랑을 만들고
흙을 만지며
씨를 뿌릴 때
나는 저절로 착해진다.
(서정홍·농부 시인, 1958-)


+ 구멍

집 없는 새에게
방이라도 한 칸
내어주려는 것인지

나이든 상수리나무
제 몸에 구멍 하나
크게 뚫었습니다
(강인호·시인)


+ 묵화(墨畵)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김종삼·시인, 1921-1984)


+ 별의 아픔

임이시여, 나의 임이시여, 당신은
어린아이가 뒹굴을 때에
감응적으로 깜짝 놀라신 일이 없으십니까.

임이시요, 나의 임이시여, 당신은
세상 사람들이 지상의 꽃을 비틀어 꺾을 때에
천상의 별이 아파한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남궁벽·시인, 1894-1922)


+ 화톳불을 쬐며

착하지 않은 척해도
나는 알 수 있지
세상에는
착한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착한 사람들 때문에
하물며 착하지 않은 내가
가끔씩이라도
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새벽 연안부두에서 화톳불을 쬐며
알아버렸지
(신진호·시인)


+ 목련에게 미안하다

황사먼지 뒤집어쓰고
목련이 핀다

안질이 두렵지 않은지
기관지염이 두렵지도 않은지
목련이 피어서 봄이 왔다

어디엔가 늘 대신 매 맞아 아픈 이가 있다
목련에게 미안하다
(복효근·시인, 1962-)


+ 꽃과 마음
  
나는 꽃을
만질 수가 있지만
내 마음을
만질 수는 없어요.

하지만
꽃은
내 마음을
만질 수가 있답니다.

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이
색색가지 예쁘게 물드는 것은

꽃이
색색가지 예쁜 손으로
내 마음을
만지작거리는 때문입니다.
(전봉건·시인, 1928-1988)


+ 징검돌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도

한겨울
눈보라 속에서도

꼼짝 않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네.

슬픔 너머 기쁨으로
어둠 지나 밝은 빛의 땅으로

'나를 딛고 가세요
어서 나를 밟고 가세요'

물 속에 순순히 처박은
온몸으로 가만가만 말하네.

남이 젖지 않도록
자신은 평생 젖어 살면서도

한마디 불평도
얼굴 찡그리는 일도 없이

어제나 오늘도 또 내일도
거기 그 자리에 있네.
(정연복·시인, 1957-)

* 엮은이: 정연복 / 한국기독교연구소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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