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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날....
3 이영규 2004.04.19 20:19:20
조회 944 댓글 7 신고


오늘은 그녀를 멀리까지 바래다 주고 왔습니다

보낼때는 시간을 다투어 달렸는데

혼자 돌아오는 길은 너무 외로웠습니다

같이 가는 차안에서 졸리다던 그녀의 옆모습이

어찌나 안스럽던지

비마저 송알 송알 내리는 회색하늘이 내마음인양

다른 이에게로 잠시 보내는 마음이 쓸쓸했습니다

매일 보는 그 얼굴이 마지막인 것처럼

잠시나마 노는 한손으로 그녈 보듬어 주고라도 싶을 뿐

두번 다신 그녀를 누군가에게 보내기가 정말 싫었습니다

두번 다신....


돌아오는 길 / 이영규





지난 주말 그녀와 처음 멀리 여행을 떠났습니다

탑정저수지를 돌아

궁남지를 돌아

무량사의 정림사지를 돌아

그녀의 부모님이 사신다는 집을 멀리로 지나오며

그녀의 어린시절과 추억이 제 가슴을 유채꽃처럼 물들였습니다

해질무렵 다다른 바닷가에서

얼굴이 발게지도록 열심히 조개를 구워주는 그녀를 보며

몇잔술에 술 깨우려 약이며 먹거리를 엄청나게 먹이는 모습에

자꾸 눈물이 나려 했습니다

한참을 거닐다 돌아오는 길에도

혹여나 길을 잃을까 동그랗게 졸지 않은 그녀에게서

일곱의 연하는 이미 저인듯 싶었습니다

술기운에도 말 한번 실수하지 않는 진실한 그녀이기에

어쩜 제 부족함이 더 선명해 지는 그녀였습니다

돌아와 아쉬워 기울이는 술자리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제게 말해주었습니다

얼마일지 몰라도 기다려 달라고

전 목이 메여 그저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차암 제가 듣고 싶던 한마디였기에

그날밤 참 많이도 하늘이 번쩍이며 울어주었습니다


비는 뼈 속을 적신다.

뼈저린 그리움 때문에 죽어간 영혼들은 새가 된다.

비가 내리는 날은 새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날 새들은 어디에서 날개를 접고

뼈저린 그리움을 달래고 있을까.


이외수/ 비에 관한 명상 수첩 중에서....





눈을 뜨면 문득 한숨이 나오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 불도 켜지 않은 구석진 방에서

혼자 상심을 삭이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정작 그런 날 함께 있고 싶은 그대였지만

그대를 지우다 지우다

끝내 고개를 떨구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대를 알고부터 지금까지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사랑한다 사랑한다며

내 한 몸 산산이 부서지는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할 일은 산같이 쌓여 있는데도 하루종일 그대 생각에 잠겨

단 한 발짝도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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