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가을, e토이즈의 설립자인 토비 렌크는 포레스터 마케팅과 뉴미디어 포럼에서 연설할 기회를 가졌다. 그 때 당시 렌크는 가장 촉망 받는 닷컴 기업의 사장이었다.
그의 회사는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는 포럼에 참석한 500명에 달하는 기업인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유능한지, 그리고 그동안 어떻게 경쟁자들을 물리칠 수 있었는지 자신만만한 자세로 온갖 자랑을 늘어 놓을 수 있는 입장이었다.
당시 그 분야에서 그 정도 성공을 거둔 CEO라면 흔히 보여주는 태도였다. 하지만 렌크는 그러지 않았다.대신 그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부모들이 아이들과 가지는 따뜻한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또한 사업을 이끌어 가면서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말했으며,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 그리고 자신의 사업이 얼마나 평범한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리고 렌크는 e토이즈의 TV 광고 몇개를 청중들에게 보여줬다. 그 중엔 부모가 어린 자식들이 노는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는 모습으로 시작되는 광고가 있었다.
광고에서 자식들의 노는 모습을 바라보던 부모는 갑자기 아이들이 보다 즐겁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내곤 e토이즈 사이트로 가서 장난감을 산다. 그리곤 부모들이 그 장난감을 가지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노는 장면이 이어졌다.
난 그 때 자신의 광고를 지켜보는 렌크의 얼굴을 보았다. 그는 이 광고를 아마 수 천번도 더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얼굴은, 마치 처음 보는 사람 마냥, 흐뭇한 웃음을 가득 머금고 있었고 그의 눈은 감동으로 조금 젖어 있었다.
그는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그는 자기 회사의 주가나 판매 수익에 대해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사업이 가족들에게 가져다 준 행복한 결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닉 어스본의 '깨진 콜라병에 깃든 기업의 철학' 중에서 (키위소프트, 128~129p)








누구에게나 어려움은 찾아옵니다.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그런 위기 말입니다.
그 어떤 사업이건, 그 누구의 인생이건, 고난은 비껴가지 않고 언젠가는 찾아옵니다.

그 때 나의 '초심'으로 돌아가보면, 내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던 이유를 돌이켜보면, 마음을 추스릴 수 있습니다.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가슴벅찼던 설레임. 이 일에 대해 느꼈던 뜨거웠던 사랑과 열정.
그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위기를 극복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기고,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e토이즈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온라인 아동용품 판매 사이트였습니다. 디즈니의 임원 출신인 토비 렌크는 자신이 설립한 e토이즈의 전성기 때도 돈이 아니라 아이들을 사랑했던 CEO로 알려졌었습니다.

비록 e토이즈가 인터넷 거품 붕괴의 파고를 이기지 못하고 2001년 쓰러지긴 했지만, 그가 진정 돈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아이들을 사랑했던 것이었다면, 그는 결코 좌절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아이들을 위해 작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있겠지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그가 어려움에 처했는데도 여전히 변함 없이 그런 모습으로 서있으면, 그 아름다움은 더 밝은 빛을 발합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한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 비록 어려움에 처하게 되어도, 그래서 세상이 나를 외면하더라도, 결코 힘들거나 외롭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정 중요한 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사랑, 존경, 그리고 열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