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어나오는 불빛
이미지 2004.02.09 09:3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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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중까지 잠이 오지 않을 때엔
아파트 창문을 연다.
먼 불빛들이 조는 듯이 깜박인다.
그 불빛들은 그냥 깜빡이는 불빛들이 아니고
사람으로 치면
정한과 슬픔이 배어나는
눈물 같은 것이다.
아, 저 불빛들도
나처럼 잠들지 않고 깨어 있었구나.
어떤 설명할 수 없는
안도감이 나를 휩싼다.
그리고 어떤 감동으로 나를 이끈다.
나는 그것들이 고독한채로
서 있는 모습을 내다보기 위해
아파트 창문을 오래오래 열어둔다.
어둠속에 빨간 불빛만 남겨두고
편안하게 잠든 세상.
어둠이 그 뒤로 모습을 감춘 세상은
또 그렇게 넓어 보일 수가 없다.
그 불빛들이 켜 있음으로 해서
세상이 살아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 노향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