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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의 유리구두
12 이미지 2004.02.07 10: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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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아,인간은 누구나 다 고통스러우면서도 황홀한 존재다. 분명 인생은 고통이 더 많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불쌍히 여기진 말아라. 그러한 연민에 삶을 매달리게 해서는 안 된다. 단단한 엉덩이,젖은 입술,남자를 끄는 눈빛은 바보 같은 남자만을 불러들일 뿐이란다. 중요한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너 자신만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 사람들은 늘 자신의 실패를 타인의 책임으로 돌리곤 하지. 넌 그러질 말아라. 네 인생에서 잘못된 사실은 늘 너의 몫인 것을 인정하거라”

‘딸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연극에서 어머니가 가슴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고민하는 딸에게 들려주는 훈계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딸을 아름답게 키우려고 한다. 날아갈듯 선명한 리본,레이스 달린 옷,반짝이는 구두,외모뿐 아니라 곱고 착한 마음을 강조한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나 지나치게 여성다움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성장한 이 땅의 여성들은 성취하는 삶보다는 의존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당당한 성취욕구와 자신을 정립할 수 있는 자아가 고개를 들 계기나 기회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 딸들의 방에 꽂힌 동화책들도 한결같이 여자 팔자는 남자 만나기 나름인 뒤웅박 팔자라고 속삭인다. “왕자님에게 내 소망이 달려 있어. 저분을 위해서라면 내 목숨을 포기하겠어” 인어공주에 나오는 토막얘기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 한 짝 때문에 계모에게 구박받는 잿더미 속의 아가씨에서 하루아침에 왕비가 된다. 콩쥐팥쥐,호두까기 인형까지 결혼이 여성의 유일한 출구이자 신분상승의 기회라고 부추기고 있다. 심지어 텔레비전 드라마에서까지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은 파경으로 치닫기 일쑤다.

행복은 으레 고분고분하고 나긋나긋한 여자 몫이다. 결국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부모의 가르침과 ‘여자가 어딜’ 하는 식의 남성 우월주의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가 손발을 맞춰가며 여성을 의타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셈이다. 누구에게 의존하는 삶이란 그만큼 불행의 소지가 많다. 의지하는 대상이 곁을 떠나면 물가에 혼자 선 어린아이처럼 험한 세상에 무방비 상태로 내던져지는 셈이 되는 것이다.

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먼저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 이젠 생활 속에서 예쁜 얼굴이 결코 여자의 최대 자산이 아님을 일깨워주는 부모의 노릇이 있어야 한다. 말 잘 듣는 딸에게,공부 잘 하는 딸에게 ‘예쁘다’라는 상투적인 칭찬을 벗어던지는 조그마한 시도도 의미있을 것이다.

똑똑하다,믿음직스럽다 등 칭찬이 얼마나 다양한가? 자동차를 손질하고 전기퓨즈를 갈아 끼우는 일을 딸에게도 시켜야 한다. 이건 여자일,이건 남자일,이런 식으로 선을 긋고 구분지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자신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는 자주적인 삶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여성 자신도 하루빨리 신데렐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자기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사는 것이다.

- 조연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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