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book)/ 백 원 순
이현경 2022.09.21 01: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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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백 원 순

 

 

 

 

1988년도 가을 올림픽 준비가 한창일 때

대학교 3학년 1학기 말에

예비역 같은 영문학과 동기(캬츄사 출신)

나도 모르게

올림픽 통역 자원봉사로 나를 등록해

같이 봉사하자해서

고맙다고 말하고

한 참 고민하다

2학기가 시작되어서

좀 있다

휴학계를 내고

큰 배낭에

그 동안 학과에서 배웠던 책을 싸서

길을 떠났다

처음에는 무주구천동으로 갔다

산골짜기 위에 있는 절을 찾아가니

빈 절이라서

날이 어두워 내려오니

산장이 있어 하룻밤 머무르려 하고

저녁을 송어 매운탕으로 먹고

여기서 머물려고

주인에게 숙박비를 물으니

가진 돈하고

1년의 숙박비가 계산이 되지 않아

뒷날 아침

전북 남원 실상사 해질 녘에 도착하여

스님들에게

하룻밤 묵을 수 없냐 했더니

나의 배낭을 보더니

무얼 그렇게 미련하게 힘들게

메고 다니느냐고

자리정해 놓고 소화물로 부치면 되지 하고

묵기를 허락하지 않고

맞은 편 산언덕 암자로 가보라고 하였다

 

그 암자에는

스님 몇 분과

고시 공부하는 사람들 몇이 있었고

밥해주는 보살님 한 분 계시고

하룻저녁 자고 뒷날 아침

마루에 앉으니

지리산 능선들이 천황 봉을 비롯하여

한눈에 아침햇살에 높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에 있다가는 내가 하고 싶은 영문학 공부는 못하고

바로 머리 깍을 수 있다는 생각에

광양 옥곡 수평리에

작은 외삼촌이 소를 키우시다가

버려둔 농장에

어머니에게 말씀 드려 양해를 구하고

백운산 바로 밑 그 산골짜기 농장에서

그해 가을과 겨울을 홀로 지냈다

늦가을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밤에는

홀로 너무 두려워

책에만 집중하여 몇 시간 인지도 모르게 읽으면서

지치면 그냥 쓰러져 자곤 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인생을 깨우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우연히 만난 한 권의 책이

삶에 대한 보다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같이

인생을 많이 오래 살아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인생을 아는 것은 아니고

세월에 상관없이

순간 스쳐가는 우연한 만남이

인생을 더 깊게 통찰 할 수 있게 한다는

생각을 하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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