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마이 마니아

대중문화 마니아 리스트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이 세상 모든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영화를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닌,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마니아 칼럼(대중문화) 즐겨찾기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 - 밀라 요보비치가 없는 '레지던트 이블'이라는 사실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스토리의 퇴보이다.
13  쭈니 2022.05.19 14:53:35
조회 53 댓글 0 신고

감독 : 요하네스 로버츠

주연 : 카야 스코델라리오, 해나 존-케이먼, 로비 아멜, 에반 조지아, 톰 후퍼

밀라 요보비치가 없는 '레지던트 이블'은 과연?

솔직히 고백하겠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내 취향은 아니다.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여섯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고, 밀라 요보비치를 2000년대 대표적인 여전사로 만들어 놓았지만, 나는 2002년에 국내 개봉한 1편만 재미있게 봤고, 2004년 국내 개봉한 2편을 마지막으로 3편부터는 아예 보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1편의 밀라 요보비치의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하게 남아서 '레지던트 이블' = 밀라 요보비치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성립되었다.

사정이 그러하기에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가 리부트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시큰둥했다. 그다지 좋아하는 시리즈 영화도 아니었고, 그나마 내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밀라 요보비치가 퇴장한다고 하니, 내 이목을 끌만한 요소가 모두 사라진 셈이다.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가 지난 1월에 개봉했다. 당연히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애당초 없었다. 그런데 약간의 호기심이 생기더라. 어쩌면 20년 전 [레지던트 이블]을 보고 밀라 요보비치에 매력을 느꼈던 것처럼, 새로운 여전사 카야 스코델라리오에게도 매력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러한 기대는 이 영화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스크림]을 의외로 재미있게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라쿤시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는 라쿤시의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어린 크리스, 클레어 남매의 모습에서 시작한다. 오빠 크리스와 함께 잠이 든 클레어는 수상한 인기척을 느끼고 잠에서 깬다. 하지만 크리스는 클레어의 말을 믿지 않고, 결국 클레어는 침대에서 빠져나와 놀이방의 텐트에 숨어 있는 흉측한 모습을 하고 있는 리사 트레버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클레어(카야 스코델라리오)는 히치하이킹을 하여 오빠가 살고 있는 '라쿤시티'로 향한다.

그녀가 자신에겐 악몽과도 같은 '라쿤시티'로 되돌아가려는 이유는 '라쿤시티'에 뭔가 수상한 일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 비록 오랫동안 떨어져 지냈지만 클레어는 크리스(로비 아멜)를 내버려 둘 수가 없었던 것이다. '라쿤시티'에서 경찰관으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를 어떻게든 설득해서 '라쿤시티'에서 벗어나는 것이 클레어의 목표.

그렇다면 '라쿤시티'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제약회사인 '엄브렐러' 덕분에 번성했던 '라쿤시티'는 '엄브렐러'가 철수하면서 유령도시가 되어 버린다. '라쿤시티'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도시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이거나, 고향을 떠날 돈이 없는 사람들. 게다가 '라쿤시티'에서는 '엄브렐러'에 의한 오염으로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창궐했다는 소문까지 떠돈다. 과연 클레어는 크리스와 함께 이 지옥과도 같은 '라쿤시티'를 탈출할 수가 있을까?

영화의 배경은 굳이 설명 안 해도 알고 있지?

앞서 언급했던 대로 나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거의 18년 전인 2004년 본 [레지던트 이블 2]가 내가 본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였으니까. 게다가 나는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원작이라 할 수 있는 '바이오하자드'를 해 본적도 없다. 다시 말해 나에겐 영화의 배경 설명이 간절히 필요했던 것이다. 새롭게 리부트 된 '레지던트 이블'에 매료되기 위해서는...

하지만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는 영화의 배경 설명에 대해 '내가 굳이 말 안 해도 다들 잘 알고 있지?'라며 대충 넘긴다. 그저 '엄브렐러'가 '라쿤시티'에서 생체 병기를 만들기 위해 고아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고, 실험이 부작용으로 '라쿤시티' 전체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터지자 서둘러 '라쿤시티'에서 철수하고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라쿤시티'를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조차도 캐릭터들의 대화와 상황으로 대충 짐작을 해야 할 뿐이다.

리부트는 왜 하는 걸까? 리부트는 말 그대로 기존의 영화를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대부분 오래된 시리즈 영화에서 리부트를 진행하는데 기존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관객층 유입을 기대하며 리부트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는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가 원하는 새로운 관객이다. 기존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에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를 재미있게 본다면 리부트 시리즈를 꼬박꼬박 챙겨 보는 새로운 관객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처음부터 배경 설명을 대충 하면 제 발로 걸어 들어온 새로운 관객을 내쫓는 셈이 된다. 당장 나부터도 리부트 시리즈의 2편을 볼 마음이 전혀 생기지 않으니 말이다.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선다.

물론 배경 설명은 이런 유의 오락 영화에서 번거롭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유가 어찌 되었건 좀비떼가 출몰하고, 주인공들은 좀비떼를 총으로 쏴 죽이고 살아남아 '라쿤시티' 탈출이라는 임무를 수행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누군가 따진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가 그렇지 뭐... 배경과 캐릭터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영화의 매력에 점차 빠지게끔 만들던 MCU와 같은 치밀한 전개를 게임을 소재로 한 저예산 공포 스릴러에서 기대하면 안 될지도 모르겠다.

백번 양보해서 배경 설명을 뛰어넘고 다짜고짜 본론으로 들어선 이 영화를 이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본론이라는 것이 시시하다는 것이다. 영화는 게임처럼 스테이지 1은 좀비떼가 몰려온 라쿤시티 경찰서, 스테이지 2는 좀비떼가 숨어 있는 스펜서 저택에서 진행된다. 하지만 좀비 영화의 재미라고 할 수 있는 엄청난 수의 좀비가 한꺼번에 주인공들을 습격하는 장면은 없다. 좀비떼가 얼마나 얌전하던지 한 명씩 달려든다. 뭐 게임을 해보지 않아서 이것이 원작에 충실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겁이 많은 내가 혼자 영화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공포를 느끼지 못했을 정도이다.

가장 큰 문제는 최종 보스인 변이된 G 바이러스를 스스로에게 주입한 윌리엄(닐 맥도너)과의 대결이다. 스테이지 3라고 할 수 있는 '라쿤시티'에서 탈출할 수 있는 지하 열차에서 벌어지는 싸움인데, 제작비 때문인지, 러닝타임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허무하게 끝난다. 왜 게임을 하는데 최종 보스가 로켓 런치 한 방에 쓰러지면 그 게임이 재미있을 리가 없다.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가 그러하다.

캐릭터는 그냥 바보들의 행진 수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캐릭터의 매력이다. 게임을 해본 플레이어라면 자신이 조작한 게임 속 캐릭터가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 종횡무진 활약을 할 때 묘한 동질감과 쾌감을 느낀다.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는 이 점을 이용한다.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의 앨리스(밀라 요보비치)가 영화를 위한 오리지널 캐릭터인 것과는 달리 [레지던트 이블 : 라쿤시티]는 게임 캐릭터인 클레어, 크리스를 비롯하여 레온(에반 조지아), 질(해나 존 케이먼), 알버트(톰 후퍼)까지 게임 캐릭터들로 영화를 가득 채웠다.

하지만 게임 플레이어에겐 어땠을지 모르지만 게임을 해본 적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클레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너무 바보 같아서 짜증만 났다. 특히 레온은 마지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전까지는 영화 내내 바보 역할을 도맡아 하더라. 캐릭터 설명은 전부 건너뛰고 다짜고짜 본론에 접어들었지만 매력적인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캐릭터는 전무하다.

돈을 노리고 동료 경찰을 배신한 알버트의 경우 영화의 쿠키 영상에서 에이다 윙과 함께 다시 등장하여 2편을 예고했지만 전혀 기대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밀라 요보비치의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는 2편까지는 봤었는데, 리부트 된 '레지던트 이블'은 1편까지가 내 인내심의 한계가 될 것 같다. 이 영화의 한 가지 성과라면 영화를 보고 나니 이유 없이 밀라 요보비치가 그리워 예전의 스틸 사진을 찾아봤다는 것뿐이다.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클레어가 앨리스처럼 되긴 힘들 듯하다.

 

0 첫번째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마니아 혜택/신청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