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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에도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크리스마스 캐슬]
13  쭈니 2021.12.06 13:42:49
조회 302 댓글 0 신고

1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려 보자. 연초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한파 때문에 연말 모임이 모두 취소되고 연말 분위기를 집에서 빈둥거리며 보내야만 했던 2020년. 당시 나는 넷플릭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최소한 영화로라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낼 수 있었으니까. 당시 나와 아내가 본 넷플릭스의 크리스마스 시즌 영화는 다음과 같다. [크리스마스에 날아갑니다.], [징글쟁글 : 저니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연대기], [크리스마스 연대기 : 두 번째 이야기], [크리스마스 스위치], [크리스마스 스위치 : 한 번 더 바꿔?], [로열 크리스마스], [로열 크리스마스 : 세기의 결혼], [로열 크리스마스 : 오 마이 베이비]까지...

2020년 연말을 넷플릭스 크리스마스 영화로 채우면서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뭐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리 세워뒀던 여행 계획은 코로나19 변종이 다시 활개를 치며 무산될 분위기이고, 친구들과의 연말 모임 또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올해 역시 집에서 크리스마스 영화나 보며 보내야 할 듯. 일단 그 첫 번째 주자는 어린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판타지 영화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과 왕년의 책받침 여신 브룩 쉴즈의 주연의 전형적인 크리스마스 로맨스 영화 [크리스마스 캐슬]이다.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 - 동심의 마음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어야 느낄 수 있는 재미

감독 : 길 키건

주연 : 헨리 로풀, 미힐 하이스만, 크리스틴 위그

추운 날씨와 가난 때문에 희망을 잃은 국민을 위해 핀란드의 국왕은 국민들에게 마법의 희망 불씨를 찾아오면 큰 상을 내리겠다고 선언한다. 홀로 어린 아들 니콜라스(핸리 로풀)을 키우고 있는 가난한 나무꾼 조엘(미힐 하위스만)도 일행과 함께 요정이 산다는 엘프헬름을 찾아 떠나며 마법 따위는 믿지 않는 누나 카를로타(크리스틴 위그)에게 니콜라스를 맡긴다. 하지만 카를로타는 조엘이 떠나자마자 태도를 바꿔 니콜라스를 괴롭히기 시작하고, 때마침 엄마의 유품에서 엘프헬름에 가는 지도를 발견한 니콜라스는 이를 아빠에게 전해주기 위해 말하는 생쥐 미카와 함께 집을 나와 엘프헬름을 향해 위험한 모험을 떠나게 된다.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은 영국 작가 매트 헤이그가 2015년에 발표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아무래도 원작 자체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동화와 같은 소설이다 보니 영화도 다분히 어린이 관객을 겨냥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크리스마스이브 밤, 바쁜 아빠 때문에 동심을 잃은 삼 남매를 돌봐줘야 하는 루스(매기 스미스)가 삼 남매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이다.

나도 한때 어린 아들에게 나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옛날이야기를 해줬던 경험이 있기에 잘 알고 있다. 아이들에게 해주는 옛날이야기에는 꼭 지켜야 할 법칙이 있다. 일단 단순해야 한다는 것. 이야기의 재미를 위해 너무 꼬아 버리면 안 된다. 그러면 이야기를 듣던 아이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재미없어요'라며 징징거릴 수가 있다. 그리고 무조건 해피엔딩이어야 한다. 괜히 비극적인 이야기를 했다가는 아이의 원망을 들을 수도 있다. 루스가 삼 남매에게 들려주는 니콜라스의 모험 이야기가 딱 그러하다.

이야기의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다. 니콜라스는 아빠에게 엘프헬름의 지도를 건네주기 위해 길을 나서지만 오히려 자신이 엘프헬름에 가게 된다. 엘프헬름으로 가는 길은 굉장히 험난하고 위험하다고 영화에서 설명하지만, 어린 니콜라스가 혼자 충분히 헤쳐나갈 수 있을 정도로 무난하다. 이 역시 어린이 관객을 위한 배려이다. 귀여운 개그 캐릭터인 말 하는 생쥐 미카와의 동행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써먹는 수법인데,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에서도 어김없이 먹혀 들어간다.

니콜라스가 엘프헬름에서 약간이 위기를 맞이하지만 긴장감이 있을 리가 없다. 어린이 관객에게 과도한 긴장감은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해치는 일이니까. 조엘이 속한 사냥꾼 일행이 납치한 꼬마 요정을 다시 엘프헬름에 데려다주며 일시에 모든 갈등을 봉합하는 과정은 너무 단순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훈훈함을 느낄 수가 있다. 단지 니콜라스를 도와주기 위해 조엘이 희생하는 장면이 의외였는데, 그래도 덕분에 훈훈한 이야기 속에 약간의 감동까지 느낄 수가 있었다.

지구촌의 대축제인 크리스마스가 생긴 유래에 대한 설명으로는 많이 부족해 보이긴 한다. (차라리 [크리스마스 연대기]가 더 그럴 듯하다.) 그래도 어린 자녀와 함께 오손도손 모여 앉아 함께 보기엔 꽤 괜찮은 영화라고 판단된다.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놀러 못 가요?'라며 아쉬워하는 어린 자녀가 있다면 달콤한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함께 [크리스마스로 불리는 소년]을 플레이하길... 단, 부모까지 이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동심의 마음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슬] - 브룩 쉴즈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중년의 영화팬에겐 선물이 될지도...

감독 : 메리 램버트

주연 : 브룩 쉴즈, 캐리 엘위스

20년 동안 12편의 소설을 집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등극한 소피 브라운(브룩 쉴즈)은 신작에서 남자 주인공이 죽는 설정 때문에 팬들에게 원성을 사고 있다. 급기야 TV 토크쇼에서 대형 사고까지 치고만 소피는 잠시 동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기 위해 오랫동안 꿈꾸었던 스코틀랜드 에든버러로 여행을 떠난다. 에든버러에서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던바바 성을 찾은 소피는 던바바 성의 주인인 마일즈(캐리 엘위스)의 뜻하지 않은 갈등을 겪게 된다. 한편 빚 때문에 던바바 성이 은행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소피는 마일즈에게 성을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마일즈는 소피에게 90일간 성에서 함께 거주를 한다는 조건으로 소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점점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데...

두말할 필요도 없이 내가 [크리스마스 캐슬]을 선택한 이유는 브룩 쉴즈 때문이다. 브룩 쉴즈는 나의 학창 시절 소피 마르소, 피비 케이츠와 함께 3대 책받침 여신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명성과는 달리 전성기는 짧았다. 1981년작인 [끝없는 사랑]과 1988년 국내 개봉했던 [블루 라군] 정도가 그녀의 대표작으로 기억될 뿐이다. 내 기억 속, 추억으로만 머물러 있던 그녀의 이름을 2021년 넷플릭스 신작 영화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의 반가움이란...

물론 브룩 쉴즈는 더 이상 책받침 여신급의 외모를 자니고 있지 않다. 1965년생인 그녀의 나이는 이미 50대 중반이고, 한때 말단 비대증에 걸렸다는 헛소문에 시달릴 정도로 호르몬제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이 많이 망가졌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캐슬]에서도 솔직히 브룩 쉴즈의 외모는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우리가 아는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은 예쁘고, 잘생겼고, 귀여워야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년 영화팬이라면 브룩 쉴즈라는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충분한 가치가 있을 듯하다.

영화의 완성도는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의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가 스코틀랜드의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자리 잡은 몰락한 귀족남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일 뿐이다.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을 충실하게 따르는데, 소피와 마일즈는 처음엔 티격태격하다가 사랑에 빠지고, 이별의 위기를 맞이하지만 결국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는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소피와 마일즈가 겪게 되는 갈등과 그러한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이 로맨틱 코미디의 재미를 좌우하는데, [크리스마스 캐슬]은 그러한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 소피와 마일즈의 갈등을 얼렁뚱땅 만들었다가 은근슬쩍 해소시킨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피와 마일즈가 서로 사랑에 빠지는 듯 보였다가, 마일즈는 괜히 소피에게 화를 내며 갈등을 억지 조장한다. 이에 상처받은 소피가 미국으로 떠나려 하자 이번엔 소피 앞에서 용서를 빌며 갈등을 봉합한다. 이 영화의 각본가가 누구인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식이라면 나도 로맨틱 코미디 각본 하나 뚝딱하고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기에 브룩 쉴즈에 대한 추억이 없는 요즘의 젊은 관객이라면 [크리스마스 캐슬]에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할 듯하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 하나만 놓고 본다면 절대로 이 영화에 높은 점수를 줄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브룩 쉴즈라는 이름이 하나에서 열까지 모든 것을 다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년의 영화팬을 위해 브룩 쉴즈가 비록 왕년의 여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이 영화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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