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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탈 컴뱃] - 1995년 개봉한 [모탈 컴뱃]의 추억을 회상하기엔 좋았지만, 속 편까지는 글쎄...
13  쭈니 2021.04.09 15:43:25
조회 105 댓글 0 신고

감독 : 사이먼 맥쿼이드

주연 : 루이스 탄, 조 타슬림, 루디 린, 제시카 맥나미

봄 타는 중년 남성의 추억 소환

"어! [모탈 컴뱃]이 개봉하네?" 개봉 예정작 리스트를 천천히 들여다보던 나는 예상하지 못했던 반가운 제목의 영화를 발견했다. 사실 게임 <모탈 컴뱃>은 해 본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모탈 컴뱃]의 개봉을 반갑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1995년 국내 개봉했던 폴 앤더슨 감독의 [모탈 컴뱃] 때문이다. 물론 26년 전 영화인 [모탈 컴뱃]을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다. 당시 나는 영화 노트에 [모탈 컴뱃]의 감상평을 이렇게 쓰며 별 다섯 개 만점에 별 세 개 반을 남겼었습니다. '동양적 무술과 서양적 SF가 만난 특이한 영화. 컴퓨터 게임을 모델로 제작되었다는 이 영화는 그래서인지 다분히 만화적인 스토리 전개를 가지고 있다. 매우 단순하고 유치하긴 하지만 아무 부담 없이 2시간을 즐기기엔 알맞은 영화이다.'

비록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에게 있어서 가장 찬란했던 시절에 봤던 영화가 리메이크되었다고 하니 반가운 마음이 앞선 것이다. 요즘 봄기운 때문에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업무에 집중이 되지 않았는데, [모탈 컴뱃]을 보며 26년 전의 추억 여행을 잠시 다녀오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1995년 [모탈 컴뱃]이 아무 부담 없이 2시간을 즐기기엔 알맞은 영화였듯이, 2021년 [모탈 컴뱃] 또한 그럴 테니까.

[모탈 컴뱃]이 개봉한 목요일, 나 혼자 극장을 찾았다. 극장 안에는 나를 포함하여 남성 관객 네 명뿐이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나도 혹시나 [모탈 컴뱃]에 쿠키 영상이 있나 싶어서 한참 동안을 앉아 있었다. (쿠키 영상은 없다.) 어쩌면 그들도 나처럼 26년 전 영화, 혹은 게임의 추억을 되씹고 있는 중년 관객이 아니었을까? 극장 밖을 나서며 여전히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세 명의 남성 관객의 얼굴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차마 그러지는 못했다. 나처럼 봄 타는 남성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싶어서... ^^

게임 마니아를 위한 한 조와 비 한의 악연

영화의 시작은 1600년대 일본에서 최고의 사무라이인 한 조(사나다 히로유키)가 중국 출신의 정체불명의 자객단 비 한(조 타슬림)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는 장면이다. 비 한에 의해 가족을 잃은 한 조는 비 한에게 '내 얼굴을 똑똑히 기억하라.'라며 복수를 다짐하고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한 조에겐 살아남은 핏줄이 있었으니 비 한의 습격 전에 한 조의 아내가 몰래 숨겨 놓은 갓 태어난 어린 아기이다. 한 조가 죽고, 비 한이 떠난 상황에서 홀로 남은 아기는 레이든(아사노 타다노부)의 손에 키워진다. 그리고 영화의 장면은 현대의 미국에서 3류 격투기 선수인 콜 영(루이스 탄)의 모습으로 넘어간다.

게임 <모탈 컴뱃>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영화를 보기 전에 나름 영화의 정보를 수집했는데, 콜 영은 게임에는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라고 한다. 만약 내가 게임 <모탈 컴뱃>에 대한 추억으로 이 영화를 봤다면 분명 '게임에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은데...'라며 투덜거렸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비록 주인공은 콜 영이지만 영화는 한 조와 비 한의 악연으로 시작하여 그들의 대결로 끝을 낸다. 한 조와 비 한은 게임 <모탈 컴뱃>을 대표하는 인기 캐릭터라고 한다. 한 조는 스콜피온이라는 이름으로, 비 한은 서브제로라는 이름으로 게임에서 활약을 하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에서도 '나는 비 한이 아니고 서브제로다.', '나는 한 조가 아니고 스콜피온이다.'라며 오글거리는 대사로 굳이 자신을 소개하기도 한다.

콜 영이 한 조의 후손이라는 설정과 뜬금없이 한 조의 후손이 어스렐름(지구)의 챔피언들을 이끌고 아웃월드를 무찌른다는 고대 예언이 등장하는 등 원작 게임에는 없는 콜 영을 한 조와 엮어 넣으려는 노력이 엿보이기도 한다. 1995년 [모탈 컴뱃]에서 메인 주인공이었던 리우 캉(루디 린)은 조연으로 밀려나고, 자니 케이지는 2편을 위해 아껴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사이먼 맥쿼이드 감독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1995년 [모털 컴뱃]의 어스렐름, 아웃월드 챔피언들을 추억하자.

게임은 해 본 적이 없으니 나는 당연히 1995년 [모털 컴뱃]을 추억하며 영화를 봤다. 1995년 [모털 컴뱃]은 지구를 침공할 권리를 두고 아웃월드와 대결을 펼친다는 설정까지는 같다. 영화에서는 어스렐름의 챔피언으로 중국의 사찰에서 무술을 연마하며 성장한 리우 캉(로빈 쇼우), 홍콩의 여자 경찰 소냐 블래이드(브리짓드 윌슨), 액션 영화배우 자니 케이지(린덴 애쉬비)가 등장하고 그들을 이끄는 것은 반인반신 레이든(크리스토퍼 램버트)이다. 2021년 영화에서는 자니 케이지를 제외하고 1995년 챔피언들이 재등장하는 셈이다. 물론 리우 캉은 메인 주인공에서 조연으로, 소냐 블래이드(제시카 맥나미)는 홍콩의 여자 경찰에서 미국의 특수부대원으로 바뀌었고 잭슨 브리그스(메카드 브룩스)가 새로 합류했지만, 이 정도면 1995년 영화를 추억하려는 내게 꽤 적절했다.

생쑹(친 한)이 이끄는 아웃월드의 챔피언들도 마찬가지이다. 1995년 영화에서는 지하 범죄 왕 케이노, 팔이 넷 달린 쇼칸족의 왕자 고로, 스콜피온과 서브제로, 키타나 공주가 아웃월드의 챔피언으로 등장한다. 철천지원수인 스콜피온과 서브제로가 한 편이고, 2021년 영화에서 케이노(조시 로슨)가 어스렐름의 챔피언이었다가 아웃랜드로 변절하였지만, 1995년 영화에서는 처음부터 아웃월드의 챔피언이라는 설정이 조금 다르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처음엔 아웃월드의 챔피언이었지만 나중엔 어스렐룸을 돕는 키타나 공주가 안 나오고, 2021년 영화에서는 대신 니타라와 엘레나가 등장한 것은 아쉽다. 케이노가 변절했듯이 아웃월드에서도 변절자가 하나쯤 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그래도 행복했다. 비록 1995년 [모탈 컴뱃]을 완벽하게 기억하며 영화를 본 것은 아니지만, 영화 중반부 콜 영이 고로와 대결을 펼치는 장면에서 '맞아. 주인공이 팔 네 개 달린 괴물과 싸우는 장면이 있었어.'라며 예전 기억이 새록새록 올라왔다. 뭐 이런 맛으로 리메이크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닐까? 예전 영화와 지금 영화를 서로 비교하며, 예전 영화를 볼 당시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 말이다.

신선한 청불 액션, 그리고 아쉬운 만듦새

기본적으로 나는 [모탈 컴뱃]이 재미있었다. 물론 내가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1995년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 객관적으로 [모탈 컴뱃]에서 추억에 대한 부분을 지워보자. 그리고 영화 자체로만 생각해 보자. 그랬더니 이 영화의 장점과 단점이 확실하게 눈에 띄었다. 일단 장점은 청불 액션이다. 게임 <모탈 컴뱃>은 국내 심의가 거부되었을 정도로 잔인함이 과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1995년 영화 [모탈 컴뱃]은 흥행을 위해 타협을 했고, 우리나라에서 15세 관람가로 개봉했었다. 그와는 달리 2021년 영화 [모탈 컴뱃]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개봉했다. 영화에서 사지 절단 장면, 머리 빠개기 등 잔인한 장면이 다수 등장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개를 돌리고 싶을 정도로 과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청불 액션을 보니 신선하긴 했다.

문제는 만듦새이다. 물론 내가 이 영화에 엄청난 만듦새를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스토리의 개연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처음부터 세계관은 아예 생략해 버린다. 게임 <모탈 컴뱃>의 세계관에 익숙하지 않은 나와 같은 관객을 위해 세계관을 조금 정성스럽게 설명해 줘야 하는 것은 아닐까? 비 한이 왜 그렇게 한 조를 죽이려 했는지도 모르겠고, 한 조가 네더렐름에서 악마와의 계약을 통해 부활한 것도 대충 넘어가고, 지구의 운명을 건 어스렐름과 아웃월드의 정식 대결이 아닌, 장외에서의 비공식 대결만 영화 내내 펼쳐지는 것도 실망스럽다. 어스렐름과 아웃우러드의 대결은 아홉 번 연속 아웃월드의 승리이고, 소냐의 동료인 잭슨은 그중에서 일곱 번이나 참전했었다고 하는데 왜 소냐는 '모탈 컴뱃'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지도 이해가 안 된다.

하긴 이 영화는 이해하기 위해서 보는 영화는 아닌 듯하다. 그냥 게임 속 캐릭터들이 실사화되어 커다란 극장 화면에서 청불 액션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뭐 그런 의미에서 한 번은 볼만하다. 1995년 영화에 대한 추억도 되씹을 겸... 하지만 이 영화가 예고한 데로 속 편이 나온다면... 그때도 극장으로 달려가 보게 될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땐 그냥 편안하게 안방에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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