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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을 책임진 넷플릭스 영화들... [위험한 거짓말들], [넌 실수였어], [넥스트 젠]
13  쭈니 2020.05.18 13:25:52
조회 419 댓글 0 신고

이젠 넷플릭스 영화들로 주말을 보내는 것이 익숙해졌다.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8시에 일어나 넷플릭스 영화 한 편을 보며 하루를 시작하고, 낮에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넷플릭스에 접속하여 영화, 미드를 보며 시간을 보낸다. 5월 6일부터 생활 속거리 주기로 전환되면서 이제 집에만 처박혀 있는 주말도 끝이 날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이태원 클럽발 집단 감염 때문에 또다시 발이 묶였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를 볼 때마다 요즘 상황에 클럽, 노래방에 간 인간들에 대한 화가 치밀어 오르지만 그래봤자 내 정신건강만 해칠 뿐이다. 그저 재미있는 영화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수밖에...


위험한 거짓말들

감독 : 마이클 스콧

주연 : 카밀라 멘데스, 제시 T. 어셔

며칠 전부터 내 눈에 계속 띄었던 영화이다. 솔직히 유명 감독의 영화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일확천금의 꿈을 이룬 가난한 부부에게 벌어지는 스릴러라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겼다. 스트레스에는 지적 자극이 필요한 만큼, 추리 소설처럼 치밀하게 짜인 스릴러 영화라면 코로나19 때문에 몇 달째 집에서만 보내는 주말의 짜증을 날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위험한 거짓말들]은 가난한 부부가 식당 강도 사건에 휘말리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편인 아담(제시 T. 어셔)의 대학 학위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식당에서 웨이트리스로 일을 하는 케이티(카밀라 멘데스). 그런데 아담이 식당에서 케이티가 퇴근하기를 기다리던 그날 사건이 발생한다. 식당에 강도가 든 것. 다행히 아담의 용감한 대처로 강도는 제압되고 사건은 마무리된다. 그로부터 4개월 후, 케이티는 부유한 독거노인 레너드(엘리엇 굴드)의 간병인을 하고 있다. 형편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아담은 학위를 포기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 구직에 나서지만 잘 되지는 않는다. 결국 케이티는 레너드에게 아담의 일자리를 부탁하고 아담은 레너드의 저택 정원 관리사로 채용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레너드를 사망하고, 케이트에게 레너드의 집이 상속되었다는 놀라운 사실이 전해진다.

누구나 한 번 그런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누군가에게 거액의 돈을 상속받는 달콤한 상상 말이다. 나 역시 그런 상상을 하곤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0에 불과하다. 차라리 로또에 당첨되는 확률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케이티에게 그런 기적이 생긴 것이다. 빚에 쪼들리던 케이티와 아담 부부에겐 엄청난 행운이다. 문제는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다는 것. 레너드의 저택을 상속받은 것에 만족했다면 그들에겐 큰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담은 저택 다락방에서 발견된 거액의 현금 다발, 창고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에 욕심을 부린다. 그리고 그러한 욕심은 화를 불러일으킨다.

영화는 케이티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그렇기에 관객도 케이티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케이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이 비록 사랑하는 남편 아담일지라도... 담당 형사인 체슬러(샤샤 알렉산더)는 케이티에게 아담을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레너드의 저택을 구입하겠다고 나선 수상한 부동산 업자, 레너드의 변호사라며 갑자기 케이티를 찾아와 친절을 베푸는 변호가 줄라아(제이미 정), 그리고 케이티가 소속된 직업소개소 사장까지 수상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이제 잃을 것이 많아진 케이티는 모두를 의심하고 경계해야 한다.

[위험한 거짓말들]은 케이티가 아담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체슬러 형사는 케이티에게 4개월 전 식당에 침입한 강도가 아담과 같은 학교의 직원이었고, 레너드의 죽음도 아담과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은행 대여 금고에 넣어둔 거액의 돈이 사라진 사실이 드러나자 아담에 대한 케이티의 의심은 극에 달한다. 그리고 그러한 의심과 더불어 케이티와 아담은 예정된 비극으로 치닫는다. 만약 케이티와 아담이 레너드의 저택 상속에 만족했다면 어땠을까? 다락방에서 발견된 거액의 돈, 창고에서 발견된 다이아몬드는 경찰에 신고했다면 그들에게 비극은 피해 갔을지도 모른다. 한 개를 얻으면 두 개가 욕심나는 것은 어쩌면 인간의 본성일지도 모르겠다. 그로 인한 화는 까맣게 모르고...

솔직히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위험한 거짓말들]은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스릴러 영화는 아니었다. 예상하지 못한 행운을 거머쥔 케이티에게 그 대가로 다가온 위험이 그다지 치명적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는 한꺼번에 스릴을 쏟아내는 것 대신 아주 조금씩, 그리고 천천히 케이티에게 다가오는 위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기에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잔잔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고, 결말이 뜬금없거나 억지스럽지는 않았으니 최소한 중간 정도는 하는 스릴러 영화라고 하고 싶다.


넌 실수였어

감독 : 타일러 스핀델

주연 : 데이비드 스페이드, 로런 랩커스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우연히 [넌 실수였어]라는 영화의 예고편을 봤었는데 예고편만으로도 실컷 웃었다. 아침에 본 [위험한 거짓말들]이 재미있지도, 그렇다고 재미없지도 않은 뜨끈 미지근함 영화라서 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뭔가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민할 필요도 없이 '예고편도 웃긴데 본 영화는 얼마나 웃길까?'라는 마음으로 [넌 실수였어]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 선택 역시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넌 실수였어]는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며 절대 튀지 않고 착실하고 성실하게 일해 사장 승진을 앞둔 팀 모리스(데이비드 스페이드)가 주인공이다. 약혼녀가 바람을 피워 졸지에 외로운 솔로가 된 팀은 가족의 소개로 소개팅에서 엽기적인 여자 멜리사(로런 랩커스)를 만나게 된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먼 그녀 때문에 온갖 웃지 못할 해프닝을 겪은 팀. 이제는 정말 화려한 싱글로 평생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순간, 공항에서 꿈에도 그리던 이상형의 여자와 만난다. 그녀에게 전화번호를 받은 팀은 하와이의 회사 임직원 휴가에 초대하는데, 아뿔싸 그만 실수로 엽기적인 그녀 멜리사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다. 그로 인하여 팀은 하와이에게 멜리사와 함께 온갖 해프닝에 휩싸이게 된다.

예고편으로만 봤을 땐 멜리사는 귀여운 엽기녀였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보니 멜리사는 진상 엽기녀였다. 아무리 '엽기적인 그녀'라고 할지라도 남에게 피해를 주는 엽기는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멜리사는 첫 만남에서부터 팀을 시험해보겠다며 오해를 불러일으킬만한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그로 인하여 팀은 아내와 데이트 중인 덩치남과 싸움을 벌일 뻔했다. 이건 웃어넘길 사항이 아니다. 멜리사의 엽기적인 행동으로 덩치남은 아내와의 데이트를 망쳤고, 팀은 덩치남에게 맞아 죽을 뻔했으니까. 첫 만남에서부터 멜리사에게 정이 뚝하고 떨어진 팀. 문제는 나 역시도 멜리사에게 정이 뚝하고 떨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넌 실수였어]는 기본적으로 화장실, 섹스 코미디 영화이면서 로맨틱 코미디이기도 하다. 로맨틱 코미디가 성공하기 위한 필수 요소는 주인공의 매력이다. 그런데 멜리사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 그것은 비단 독특한 외모와 엽기적인 행동 때문만은 아니다. 그녀의 행동이 남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빌과의 첫 만남은 애교에 불과하다. 빌과 사장이 들어간 샤크 케이지에 미끼를 투척함으로써 상어로 인한 빌과 사장의 죽음을 초래할 뻔했고, 사장에게 최면을 걸어 빌의 진급 라이벌에게 불이익을 안겼다. 물론 그 라이벌이 밉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멜리사의 과한 행동은 거의 빌런급이다.

문제는 멜리사의 엽기 행동에 질색을 하던 빌이 멜리사가 사장에게 최면을 걸어 진급에 성공하자 멜리사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순수하게 보이지 않았는데, 빌에게도 멜리사와 같은 똘아이 기질이 있었다는 설명으로 넘어가기엔 의도가 의심스럽다. 이렇게 멜리사에게 매력 대신 비호감만 느껴지고, 빌과 멜리사의 사랑도 순수해 보이지 않으니 [넌 실수였어]가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가 될 리가 만무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런 여자 만나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뿐.

물론 [넌 실수였어]를 단순한 섹스 코미디로만 즐긴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과장을 섞어 거의 판타지급 화장실, 섹스 코미디가 펼쳐지고, 그것을 그냥 멍하니 웃으며 즐기면 될 테니까. 하지만 화장실, 섹스 코미디에 로맨틱 코미디를 완벽하게 결합시킨 패럴리 형제 감독의 걸작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와 같은 재미를 기대했다면 나처럼 실망만 느낄 것이다. 그것이 [넌 실수였어]의 한계이다.


넥스트 젠

감독 : 조 크산더, 케빈 R. 아담스

더빙 : 존 크래신스키, 샬린 이, 제이슨 서데이키스

혼자 영화를 볼 때보다, 아들과 함께 영화를 봐야 할 때가 더 신경 쓰인다. 내가 추천해서 함께 본 영화 중 몇 편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나서 아들은 내가 추천해 주는 영화에 대한 불신감이 커져버렸다. 그렇기에 일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 함께 넷플릭스 영화를 보자고 약속한 이후 나는 도대체 어떤 영화를 봐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일단 어드벤처, SF, 판타지 등 아들이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여야 한다. 그러다가 선택한 것이 [넥스트 젠]이다. SF 애니메이션은 실패 확률이 일단 적기 때문이다. (물론 내 취향에 의하면...)

[넥스트 젠]은 중국 업체인 알리바바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이다. 영화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소녀 메이, 남편의 빈자리를 로봇에 의지하는 어머니에 대한 반감으로 로봇을 극도로 혐오하는 아웃사이더 반항아로 성장한 메이는 I.Q로보테크의 신제품 로봇 출시회장에서 우연히 이제 막 제작된 이상한 로봇과 만나게 된다. 메이는 이 로봇을 무시하려 하지만 로봇은 이미 메이가 각인되었고, 메이의 가방을 돌려주기 위해 연구실을 탈출하여 메이의 집으로 향하며 이 둘의 특별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확실히 [넥스트 젠]은 픽사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를 연상하게 하는 부분이 많다. 상처받은 주인공이 있고, 그 주인공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로봇이 있다. 그리고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당과 그 악당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활약까지... 굳기 로봇의 둥글 뭉실한 디자인을 언급하지 않아도 [넥스트 젠]은 [빅 히어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렇기에 냉철하게 영화를 평가한다면 특별한 부분은 찾아보기 힘든, 영화적 재미가 딱 중간 정도만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이 영화를 냉정하게 평가하며 깐깐하게 감상할 필요는 없다. 어린이 관객을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는 묘하게 나를 너그럽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넥스트 젠]도 그러하다. 미래 사회, 모든 것이 로봇화된 일상의 장면은 유쾌한 웃음을 줬다. 특히 칫솔 로봇은 양치질을 싫어하는 아들을 둔 나와 같은 부모에겐 꼭 필요한 로봇이 아닐까? 빗 로봇, 사발면 로봇, 심지어는 변기마저 로봇이다. 정말 저런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 로봇에게 직장을 잃을 걱정만 없다면 꽤 유쾌한 세상일 것 같다.

그러나 인공지능 로봇에 기댄 세계가 항상 그러하듯이 [넥스트 젠]의 세계도 인간을 정복하려는 인공지능 로봇의 위협이 존재한다. 메이가 친구 삼은 로봇은 인공지능 로봇 아레스의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메이와 특별한 관계를 쌓은 로봇에겐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치명적인 메모리 오류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데이터를 지워야 한다는 것. 문제는 메이와 함께 한 시간이 많을수록 추억이 담긴 데이터는 쌓여만 가고, 로봇은 메이와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공격 시스템을 삭제한다. 그렇기에 아레스가 메이의 어머니를 납치해도 로봇은 메이를 도와줄 수가 없다. 공격 시스템을 복귀하려면 시스템을 리셋해야 하는데, 그러면 메이와 함께 한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로봇의 딜레마는 [넥스트 젠]의 재미를 풍성하게 한다.

물론 영화의 구성상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고, 전개가 너무 뻔하기도 하다. 전체 관람가 등급의 애니메이션답게 교훈을 주려는 의도도 다분해 보인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하랴. [넥스트 젠]은 1시간 46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 단, 영화가 [빅 히어로] 짝퉁 느낌이 난다는 것만 감안한다면 영화 자체에 큰 불만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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