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2
소년 2002.11.12 11:2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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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서핑을 하다 보면 수많은 업체들이 내건 경품에 의하심이 들기도 한다.
하긴 집앞 수퍼에선 물건을 사면 3000원 단위로 한 장씩 내어 주는 스티커 50개를
열심히 붙여야만 두루말이 화장지 한 세트를 주는 것이 고작이니, 수 많은 사이트들에
내어 걸린 MP3 Player를 보면 '혹시..?' 하는 생각이 드는 건 당연한 것일게다.

몇 번의 경품 추첨에 혹시나 하는 맘에 가입하고 너무 쉬운 문제를 맞추고,
추첨이 이루어지는 날에 맞춰 당첨자 목록을 확인하는 날이면 깨알같은 이름에서
내 이름을 찾아지려나 기대를 했었느나 거의 다 헛수고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 뒤에 '그럼 그렇지.. 그렇게 많은 사람 중에 뽑힐리가 있으려나'하는 단념으로
바뀌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아담한 사이즈의 mp3 Player는 아직 나를 거부하는 모양이다.

내게 들어온다면 살살 어루만지며 귀여워 해줄텐데, 아직 내 맘을 몰라주는 모양이다.
하지만 내게도 당첨이라는 행운이 돌아온 적은 있었다. 거의 5년 전이었으려나,
채널아이라는 통신을 이용하던 당시에 설문 조사에 한 번 참여를 하고 내내 잊고 지냈었다.
6개월이 지나던 어느날 커다란 소포 봉투가 하나 배달됐다. 'HP'라고 찍힌 그 소포 봉투
안에는 거금 5천원 자리의 전화카드가 들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에게 돈을 꾸어 주었다가
어느날 갑작스래 내미는 것을 받은 것처럼 무척이나 기분 좋은 일이었다.

그 일은 얼마 되지 않는 사소한 것이었으나 경품과는 거리가 멀다는 나의 선입견을
없애는 계기가 되었다. 며칠전의 일이다. 어머니와 은행을 다녀오다 우체국에 들렀었다.
예전에 계좌가 하나 있던 것 같다는 어머님의 물음에 창고 직원은 계좌를 확인하고
잔액이 20여만원이 있다는 대답을 해주었다.

통장을 재발급하고 현금을 찾아오며 어머니는 내내 즐거워하셨다. 마치 하늘에서 '떡'하니
떨어진 돈인 것처럼 느껴지셨나 보다. 어머님의 즐거운 표정을 바라보는 내 자신도 많이
즐거웠었다. 앞으로 어머님의 주변에 가끔 몇 만원 정도의 보물을 숨겨 드려야겠다.

작은 보물들이 결국엔 당신의 소중한 자식들에게 쓰여질 테지만,
어느날 그 작은 보물을 발견하신 어머님의 작은 즐거움을 드리고 싶으니 말이다.
사랑은 마음만으로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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