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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편지/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생활속의 행복'
10  김용주 2003.01.17 10:3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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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김성진 교수님이 학생들에게 보내주시는 편지랍니다---

아침편지(44)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생활속의 행복'

이제 새해가 밝은 지도 10여일이 지났습니다. 새해 아침 편지는 틱낫한 스님의 글로 시작해 볼까요. 틱낫한 스님은 베트남 출신으로 현재 파리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분입니다. 종교를 떠나 그의 말은 참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부처님과 예수님을 함께 공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 분이기도 하지요. 다음 글은 중앙일보 신년특집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새해 마음의 양식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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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지려는 사람들에게 매일 자신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깊이 성찰해 보도록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처한 현실의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자연스럽지 못한 삶의 방식을 많이 익혀 왔습니다.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대개 사람들은 책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지요. 하지만 독서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으면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여러분은 구름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나무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하늘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자연의 책에서 많은 것을 읽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자연은 훌륭한 책이니까요. 꼭 글을 파고들 필요가 없습니다. 독서 못지 않게 자연을 읽는 일 또한 흥미롭습니다.

저는 많은 아이들에게 만물이 서로 얽혀 존재한다는 점을 가르치기 위해 아이스크림 콘과 구름을 깊이 들여다보는 방법을 가르쳐왔습니다.아이들과 법문을 나누기 전에 저는 차를 마시며 아이들에게 이렇게 묻지요. "내가 지금 구름과 비를 마시고 있다는 사실을 아니? "라고요. 저는 어린이들에게 다음 번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는 꼭 잊지 말고 아이스크림 속에 들어 있는 구름 냄새를 맡고 구름에 미소를 지어 보이라고 가르쳤습니다.

인간의 육체는 70%가 물입니다. 물을 마실 때 여러분은 몸 속에 구름을 쌓아가는 것입니다. 만약에 비에서 구름을 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이미 부처님의 눈인 지혜를 얻은 것입니다. 지혜는 깊이 들여다보는 행위가 맺는 결실이고, 행복의 또 다른 원천입니다.

여러분은 금방 자신의 삶이 주변의 모든 것과 서로 얽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은 구름과 사슴, 꽃의 새싹과 밀접하게 얽혀 있습니다. 여러분은 다른 모든 것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가 없습니다. 행복은 '인간이란 상호 의존적인 존재'라는 지혜에 크게 좌우됩니다.

그 깨달음을 얻는다면 홀로 있음에 대한 두려움, 죽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쉽게 초월할 수 있습니다. 자연의 책을 읽는 것은 매우 즐거운 수행이지요.

오늘날 많은 사람이 TV와 컴퓨터에 파묻혀 삽니다. 이 또한 매우 자연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물론 매우 교육적인 TV 프로그램도 많고, 컴퓨터 또한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런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우리가 균형을 잡는 법을 배워야 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자연에서 시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연에서 위대한 예술작품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파도는 자연의 음악입니다. 여러분의 집 앞뒤로 걸린 구름의 모양, 그것은 그대로가 그림입니다.위대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상설 전시관이지요. 거기 자연에는 예술가가 있습니다. 여러분 앞에 펼쳐지는 산과 강.바다, 그것은 매시간 달라지는 그림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수행법 몇 가지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저 자신만 아니라 저 주변의 많은 친구들의 행복에도 꼭 필요한 마음다함과 정신집중,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수행법입니다. 저의 걷기 명상 수행(행선.行禪)부터 이야기 하지요.

중국 당나라의 혜조(慧照)선사는 땅 위를 걷는 것을 기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어떻게 그게 기적일 수 있을까요? 자유 때문입니다. 어떤 자유냐고요? 고민과 두려움.외로움, 그리고 계획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그러면서 땅과 발의 접촉을 즐깁니다. 그리고 온몸으로 호흡을 즐기지요. 단 한 발자국으로도 우리는 부처님의 정토로, 신의 왕국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단 한 발자국으로 우리는 현 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걸음 걸음이 무척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걸음을 옮기면서 호흡을 마음 속으로 따라가고, 부드럽게 미소 짓습니다. 전신을 편안하게 풀어주고, 경쾌하고 신선한 기분을 계속 유지합니다. 사실 우리 인간은 매순간 목적지에 닿고 있는 것입니다.

플럼 빌리지(틱스님이 이끄는 영성 수행공동체)에서 우리는 마음다함의 수행을 고무하기 위해 시를 즐겨 활용합니다.

"나는 이미 도착했다/나는 고향집에 왔다/바로 여기 이곳에서/바로 지금 이 순간/나는 바위처럼 굳건하다/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궁극의 그곳 대자유에/나는 언제나 거하노라"라는 시입니다.

도시에서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쉬는 사이 서너 걸음을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드럽게, 차분하게, 편안하게 걷지요. 여러분이 걷기 수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평화와 기쁨을 발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다함과 정신집중을 얻으려면 느릿느릿 걷는 게 좋습니다. 걸음걸이를 늦추면 여러분은 매 순간 하고 있는 일을 더 절실히 의식할 수 있습니다.

잠시 자신의 호흡을 즐겨 보세요. 공기를 들이쉬고, 내쉬는 것이 느껴질 것입니다. 어느 때나 실천할 수 있는 매우 간단한 운동이지요. 손을 복부에 대고, 배가 올라오고 내려가는 것을 느껴 보세요. 호흡을 가볍고 자연스레 해 보세요. 호흡을 고를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마음으로 호흡을 따라 가 보세요. 육체와 정신이 다시 살아나면서 차분함과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느껴집니다.

마음을 다하는 호흡은 가장 기본적인 선(禪)수행입니다. 그것으로 우리는 두려움과 화.욕망 같은 강렬한 감정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런 호흡을 생활화하면 동정심과 사랑으로 사람을 대하게 되지요.

불교에서는 남의 말을 귀담아 듣고 바른 말을 골라 하는 수행에 관한 이야기가 많습니다. 동정심으로 듣고 사랑으로 말하는 것은 연인과 연인, 아버지와 아들, 어머니와 딸, 국가와 국가 사이의 의사소통을 회복하는 경이로운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고통을 이해하려면 온몸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 상대방은 아내일 수도 있고, 남편일 수도 있고, 아들이나 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상대방의 말을 듣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을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내면에 너무 많은 화와 폭력을 가두고 있기 때문에 정성으로 들을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말을 다정하게 할 줄 모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들은 항상 상대방을 비난하고 비판하려 들지요. 그리고 그들의 언어는 매우 거칠고 비뚤어져 있습니다. 그런 언어는 언제나 우리 안에 화와 짜증을 키우고, 측은지심으로 남의 말에 귀기울이지 못하게 합니다.

행복과 자유의 중요성을 잘 말해주는 작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사공이 물길을 거슬러 힘겹게 노를 젓고 있는데 빠른 속도로 내려오는 배가 하나 있었답니다. 곧 충돌하고 말 것 같은데 저 쪽 배에서는 아무런 노력이 없었습니다.

급기야 두 배는 안개가 자욱한 강에서 충돌했고, 사공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사공이 정신을 차려 상대방 배를 보니 빈 배가 아니겠습니까. 일순간 그 사공의 화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화를 내겠습니까, 아니면 담담해지겠습니까. 이렇듯 화를 내고 안 내고는 여러분 자신에게 달린 것이지, 나 아닌 다른 데 달린 것이 아닙니다.

이해심과 동정심을 키워가면 그 첫 수혜자는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마음다함과 정신집중.통찰력을 확보하면 동정심을 쉽게 가꿀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우리 모두는 가족과 사회, 더 나아가 이 세상에 대단히 중요한 존재가 됩니다.

평화로운 발걸음과 정성을 다 쏟는 호흡, 사려 깊은 소비, 혼이 담긴 시선, 측은지심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 있다면 우리 모두는 자신과 타인의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고통과 아픔을 누그러뜨릴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로 이 순간에 잡을 수 있는 행복과 평화에 이르는 아름다운 길이 펼쳐집니다.한번 노력해보십시오.

------동덕여대 김성진 교수님의 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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