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밴댕이의 참맛을 알어?
이지데이 2007.12.18 17: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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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선어를 즐긴다. 우리는 활어를 즐긴다. 간혹 선어로 즐기는 것도 있다. 대표적 생선으로 병어, 전어, 준치, 밴댕이 등이다. 이 네 가지는 한국식 선어라고 불러도 좋겠다. 5~6월에 병어를 깻잎에 올려서 고추와 마늘 막장과 함께 싸서 먹는 맛이란. 절로 소주잔을 들게 한다.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다. 뼈가 많아 썩어도 형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생겨난 말인 듯하다. 그만큼 뼈가 많은 생선이지만 새콤매콤 회무침으로 만들어 밥 한공기와 비비는 맛이란. 국수를 비벼도 별미다. 전어야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가을의 대표주다. 밴댕이 역시 입안에서 고소하게 살살 녹는 맛이 좋아 주당의 안주로서 제격이다.

각자 나름대로 한 맛을 갖추고 있는 4총사가 한 자리에 모인다면 주당으로서 쾌재를 부를 만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가격이 센것도 아니다. 중(中) 2만원, 대(大) 2만5천원이다. 이만하면 대중 참치집의 1인분 가격밖에 되지 않는다. 이만하면 실속 있는 안주라 할 만하다.

이것들은 인천에서 밴댕이 명가로 소문난 '금산식당'에 가면 맛볼 수 있다. 인천 남구 학익2동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연안부두에 있는 금산식당의 학익분점인 셈이다. 금산식당은 인천지역에 몇 군데 있는데 모두 같은 가족이 운영한다고 한다. 그러니 본점이나 분점 간에 맛의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금산식당은 밴댕이회무침으로 인천을 대표하는 식당이다. 그 명성만큼이나 손맛도 좋아 오랫동안 인천시민의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고 한다. 인천의 맛있는 집, 향토음식 지정업소이기도 하다. 맛객이 금산식당을 찾아간 날은 점심시간을 훨씬 넘긴 시각이었다.

이곳을 안내한 동행인은 자신 있게 소개한다고 말하니 그 맛이 기대되기 시작한다. 먼저 모둠회부터 주문했다. 밑반찬이 깔리는데 간장게장이 시선을 끈다. 맛이 좋아 사람들이 꼭 리필해 먹는 음식 중 하나라고 주인이 설명한다. 또 게장을 구입해 포장해가기도 한다니 그 맛을 아니 볼 수 있겠는가.

차진 육질이 껍데기를 빠져나와 입안으로 흘러들어온다. 첫맛으로 짠맛부터 감지되는 다른 곳의 간장게장과는 확실히 다르다. 밥 없이 먹어도 될 정도이다. 그렇다고 싱거워 비린내가 나는 일도 없이 간이 딱 알맞다. 껍질도 얇아 이로 깨 부셔 먹어도 별로 부담을 주지 않아 좋다. 주인장의 호언이 공염불이 아님을 증명하는 맛이다.

모둠회가 나왔다. 앞서 설명한대로 네 종류의 생선회가 나왔지만 계절에 따라 간혹 종류가 바뀌기도 한다고 한다. 이날은 마침 밴댕이가 생물로 들어온 날이라 선도가 참 좋다. 비린내도 없는 이 맛! 와사비를 발라 간장에 찍어 먹으니 고소함이 입안에 감돈다.

준치는 은은한 색상만큼이나 참 깨끗한 맛이다. 역시 와사비를 얹어 간장에 찍어 맛을 보았다. 병어도 맛보고 밴댕이도 초장에 또 막장에 번갈아 가며 맛을 즐겼다.

밴댕이는 강화도 명물로 알려졌지만 진정 밴댕이 맛을 아는 맛객들은 목포산을 더 쳐준다. 강화도산이 약간 무른 식감이라면 목포산은 보다 쫄깃하고 고소한 맛도 짙다. 목포사람들이 송어라고 부르는 생선이 바로 밴댕이다.



서비스로 맛을 보라며 내준 회무침은 기름이 살짝 더 들어간 듯하다. 입맛에 따라서 약간 느끼할 수도 있겠다. 밥에 비비면 구수한 맛이 날려나.

회를 먹고 나자 매콤한 게 당긴다. 해서 주문한 낙지볶음. 일반적인 낙지볶음과는 약간 달리 나온다. 낙지철판볶음에 더 가깝다. 솥뚜껑을 엎어놓은 듯한 철판에 버섯, 배추, 당근 등 채소들을 깔고 위에 양념한 낙지 몇 마리를 통째로 올린다. 그 위에는 다시 양념을 올려 내오는 식이다.

퓨전이나 현대식 양념 맛이 아닌 약간은 전통적인 맛이 나서 먹으면 먹을수록 입안에 착 감긴다. 생각보다 그리 매운맛은 아니니 매운맛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맵게 주문하면 된다. 먹은 다음에는 밥을 비벼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