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전소니'] 값진 선물을 안겨준 '소울메이트'
더팩트 2023.03.19 07: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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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니와 '소울메이트'가 된 민용근 감독·김다미
"두 사람이 잘 이끌어줄 거라고 확신, 용기 내서 연기할 수 있었다"


배우 전소니가 영화 '소울메이트' 개봉을 기념해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배우 전소니가 영화 '소울메이트' 개봉을 기념해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NEW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연예계는 스타도 많고, 연예 매체도 많다. 모처럼 연예인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하는 경우도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내용이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도 소속사에서 미리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그대로의 스타를 '내가 본 OOO' 포맷에 담아 사실 그대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박지윤 기자] 고요하고 잔잔한 정물화 같은 친구, 서운하고 화가 나도 꾹꾹 눌러 담았던 그가 끝내 자신의 감정을 터뜨린다. 응축했던 에너지를 한 번에 다 던져버리니 더 강력했다. '소울메이트' 속 하은(전소니 분)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서 한번 흐르기 시작한 눈물은 멈출 줄 몰랐다. 누군가의 입에서 나오는 뭉클한 대사보다 쉽게 헤아릴 수 없는 전소니의 눈빛에 마음이 쓰였고, 더 아프게 다가왔다.

우정과 사랑, 그 어디쯤에 위태롭게 놓인 인물을 만난 전소니는 어떤 감정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그려내고 싶었을까.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기 위해 많은 질문을 준비해서 인터뷰를 갔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어쩌면 답을 몰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연기한 배우도 정의내리지 않았을 수 있을 테니.

지난 15일 스크린에 걸린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 분)와 하은, 그리고 진우(변우석 분)가 기쁨과 슬픔, 설렘과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한 이야기를 그린다.

전소니는 고요하고 단정한 모습 뒤 누구보다 단단한 속내를 지닌 하은 역을 맡았다. /NEW
전소니는 고요하고 단정한 모습 뒤 누구보다 단단한 속내를 지닌 하은 역을 맡았다. /NEW

개봉을 앞둔 지난 9일, 전소니를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로 향했다. 패딩과 코트 중 무엇을 입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지속됐고, 이날은 유독 바람이 차갑게 불었다.

오후 3시에 맞춰 인터뷰가 진행되는 카페 2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에는 테라스로 나가 바깥 풍경을 물끄러미 보고 있는 전소니가 서 있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일정을 소화한 그는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고 있는 듯했다. 인기척이 들리자 뒤를 돌아본 전소니는 환한 미소와 함께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넸고, 따스한 봄 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소니는 고요하고 단정한 모습 뒤 누구보다 단단한 속내를 지닌 하은으로 분해 조용하지만 묵직한 울림을 안겼다. 민 감독의 작품을 좋아했던 그에게 '소울메이트'는 우연이 반복된 운명처럼 다가왔다. '유치하지만, 이게 바로 인연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민 감독님의 작품은 감독님과 닮아있어요. 늘 다음 작품이 궁금했고, '소울메이트'는 처음 만나고 캐스팅 제의를 받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었어요. 그동안 기대하지 않으려 했고, 궁금했죠. 대본 받고는 너무 신났어요. 감독님은 어떤 한순간에 갑자기 이야기를 파생시키는 걸 잘하세요. 또 관객들이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열어 두셔서 감독님의 영화를 좋아하죠."

'소울메이트'는 중국의 청춘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리메이크했다. 원작을 재밌게 본 전소니는 기다렸던 시나리오를 펼쳐 보기까지 고민을 거듭했다고 털어놨다. 이는 원작과 별개인 새로운 작품으로 '소울메이트'를 마주할 준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원작과 닮아있는 부분, 다른 부분이 확실해서 좋았어요. 감독님이 이야기를 각색한 시선이 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그 안에 있고 싶었어요. 미소와 하은이가 멀어지고 가까워지는 과정이 잘 설득됐고, 저희가 표현하는 것들이 관객들의 감정선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았어요. 오히려 보면서 짐작하고, 더 읽어내려고 해야 알아들을 수 있는 감정선이 된 거 같아서 좋았죠."

전소니는 \
전소니는 "민용근 감독님, 김다미 배우랑 대화를 많이 나눴다. 두 사람이 저를 잘 이끌어줄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NEW

전소니를 '소울메이트'로 이끈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김다미였다. 그는 김다미를 '대본의 이해도는 높지만, 연기할 때는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타입의 배우'라고 표현하며 "궁금했고, 기대했던 것보다 현장에서 더 멋지고 사랑스러웠다. 좋은 자극이 되면서 다른 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애틋함을 드러냈다.

현장에서 미소와 하은, 그 자체가 되면서 굳이 시간을 들여 우정을 쌓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두 사람이다. 첫 만남부터 편했고, 서로가 서로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이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배우 장혜진은 '소니와 다미의 연기 스타일이 정말 다르다'고 했단다. 자신만의 독보적인 것을 갖고 있다는 건, 배우로서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 순간 전소니는 그렇지 않았다. 이를 전소니로서가 아닌, 하은으로서 들었기 때문이다.

"'난 미소처럼 되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흥미로웠어요. 제가 연기하는 동안 정말 하은이가 됐고, 미소를 많이 좋아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촬영하는 내내 다미와 정말 잘 통했어요. 제 눈앞에 있는 사람이 김다미가 아니라 미소로 보였거든요. 제가 불편함을 느끼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에 걸리는 게 생기면 다미가 그걸 바로 알아차렸어요."

전소니는 현장에서 얻은 좋은 에너지부터 사소한 에피소드까지 전하며 민감독, 김다미와의 완벽한 호흡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마치 들뜬 아이처럼 말이다. 그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았고, 눈은 반짝였다. 표정에서부터 그들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감독님과 다미랑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이를 통해 우리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두 사람이 저를 잘 이끌어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죠. 연기할 때 용기를 가질 수 있었어요. 감독님은 모두를 동등한 동료라고 여기시면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그냥 넘기지 않고 많은 대화를 나누고 진행하셨어요. 이런 분과 함께 작업하다 보니까 제 걸 더 잘하고 싶었죠."

전소니는 \
전소니는 "연기에 대한 호평이 아니더라도, 저희 작품을 어떻게 읽어주실지 너무 궁금해요"라고 전했다. /NEW

2014년 단편영화 '사진'으로 데뷔한 전소니는 '김지예 관람불가' '외출' '촉법소년 등 많은 독립영화를 찍으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또한 영화 '여자들'(2017) '악질경찰(2019)', 드라마 '남자친구' '화양연화'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작품을 할 때마다 어디서 사거나 빼앗을 수 없는 깨달음을 배우고 있다"고 운을 뗀 전소니는 "예전에는 현장에서 연기하고, 후반 작업을 거쳐 완성본이 나왔을 때 제가 예상하지 못한 것과 마주하는 게 두려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런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죠"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연습하고 외워서 다 잘하는 거면 좋겠지만, (연기는) 아니잖아요. 어떤 대본을 받고, 어떤 캐릭터를 맡느냐에 따라서 그거에 다가가는 과정이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누군가와 친해지는 과정이 다 다른 것처럼요. 그래서 미친 듯이 해보고 있어요. 이 과정도 걱정의 연속이었는데, 이제는 즐길 수 있거든요."

배우에게 모든 작품은 소중하다. 이 가운데 전소니에게 '소울메이트'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오랫동안 개봉을 기다렸고, 볼 때마다 다른 감상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대본을 받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수도 없이 '소울메이트'를 마주했지만, 여전히 새롭단다. 이 감정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전소니다.

"관객들에게 저희 작품을 선보이는 걸 오랫동안 상상했어요. 영화를 보고 다 다른 포인트를 말씀하시는 것도 재밌고, 리뷰 한줄 한줄이 신기하고 소중하더라고요. 저는 '소울메이트'를 하면서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 안에서 내가 불안하지 않다고 느끼는 게 행복한 상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기에 대한 호평이 아니더라도, 저희 작품을 어떻게 읽어주실지 너무 궁금해요."

jiyoon-1031@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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