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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바로 너!!! 관객의 추리력을 시험하는 영화들... [옥스포드 살인사건], [포이즌 로즈]
13  쭈니 2021.10.18 17: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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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서 가을은 건너 뛰고 곧바로 겨울에 도달한 듯했던 지난 주말.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자꾸만 집에서 움츠리게 된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뇌 활동도 일시정지된 느낌.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서 지난 주말에는 나의 뇌를 활발하게 만들어줄 두 편의 스릴러 영화를 선택해 봤다. 2008년에 제작되었지만 13년 만에 국내 개봉이 성사된 [옥스포드 살인사건]과 존 트라볼타, 모건 프리먼, 팜케 얀센이 주연을 맡은 느와르풍의 스릴러 [포이즌 로즈]가 그 주인공이다. 글의 특성상 영화의 마지막 반전까지 모두 공개됨을 유의하기를...


[옥스포드 살인사건] - 진실은 결코 수학적이지 않다. 터무니없고 혼란스러우며 무작위에 아주 불쾌하다.

감독 : 알렉스 드 라 이글레시아

주연 : 일라이저 우드, 존 허트

사건... 옥스포드 대학 인근의 호화 저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앨런 튜링을 도와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는데 공을 세웠던 암호 해독가 줄리아 이글턴(안나 마시)이 살해된다. 줄리아의 절친한 친구였던 옥스포드 대학의 저명한 수학자 아서 셀덤(존 허트) 교수와 줄리아의 집에 하숙을 하던 미국인 유학생 마틴( 일라이저 우드)가 현장의 최초 발견자로 경찰에 진술하게 된다. 셀덤 교수는 마치 살인을 예고한 듯한 기호가 적힌 쪽지가 배달되었다고 증언하며 이번 살인 사건은 셀덤 교수에 대한 연쇄 살인마의 도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한 셀덤 교수의 도전대로 두 번째, 세 번째 살인 사건이 연달이 일어나고, 마틴은 범인이 보낸 기호를 토대로 마지막 범행을 예측해낸다. 하지만 10명을 동시에 살해하려는 범인의 마지막 범행을 막기엔 시간이 너무나도 촉박했다.

탐정...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인 유학생 마틴이다. 마틴은 평소 셀덤 교수를 존경하여 옥스포드로 유학을 결심하고, 셀덤 교수와 친분이 있는 줄리아의 집에 하숙한다. 하지만 막상 직접 만나게 된 셀덤 교수는 더 이상 제자들을 지도하지도 않을뿐더러, 특강에서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 차 있다고 주장하는 등 마틴이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다. 셀덤 교수에게 수학만큼은 거짓을 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가 비웃음거리만 된 마틴은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가려다가 하숙집을 방문한 셀덤 교수와 마주치게 되고, 셀덤 교수와 함께 줄리아의 시체를 처음 발견한다. 범인이 셀덤 교수에게 보낸 연쇄 살인을 예고한 기호를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틴은 셀덤 교수에게 인정을 받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건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범인의 마지막 범행이 실행된 후 로나(레오노르 와틀링)과 함께 영국을 떠나려는 순간 사건의 진실을 뒤늦게 깨닫게 된다.

용의자... 줄리아의 살인으로 가장 유력한 용의선상에 오른 것은 줄리아의 딸인 베스(줄리 콕스)이다. 5년 동안이나 병든 어머니를 간호했던 베스는 줄리아의 죽음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음과 동시에 줄리아로부터 자유를 얻게 된다. 하지만 줄리아의 살인이 연쇄 살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녀는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두 번째 용의자는 마틴의 옥스포드 동기생인 유리 이바노비치 포도로프(번 고먼)이다. 그 역시 마틴처럼 셀덤 교수의 열렬한 팬이었지만 그에게 무시를 당하고, 자신의 연구조차 다른 교수에게 빼앗기자 셀덤 교수에게 앙심을 품고 있다. 범인이 셀덤 교수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서 도전을 하는 자라면 다른 누구보다 유리가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그는 세 번째 살인이 벌어지는 연주회 날 수상한 행동을 하며 의심을 더욱 키운다. 그 외에도 마틴의 연인인 간호사 로나도 용의선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마틴과 사귀기 전 아버지뻘인 셀덤 교수와 연인 관계였으며, 연쇄 살인 사건이 모두 로나가 근무하는 병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어쩌면 옛 연인에 대한 집착 때문에 살인을 저지른 것일지도...

단서... 이 사건의 첫 번째 단서는 범인이 셀덤 교수에게 보낸 기호이다. 첫 번째 기호는 원이다. 셀덤 교수는 이 기호는 다음 기호를 예측하기에 너무 변수가 많다고 말한다. 두 번째 기호는 경찰이 물고기라 일컬었던 베시카 피시스이고, 세 번째 기호는 삼각형이다. 마지막 네 번째 기호에 대해 셀덤 교수는 마틴에게 퀴즈를 낸다. 네 번째 기호에 대해서는 경찰에 알렸기 때문에 내일 신문에 실릴 텐데, 그전에 직접 맞춰 보라며 마틴의 승부욕을 자극하며... 결국 마틴은 피타고라스 학파가 테트락티스에 대한 주장을 생각해 내고 네 번째 기호를 맞춰 낸다. 그리고 범인의 네 번째 범행을 추리해 내는데 성공하지만 경찰의 헛발질로 인하여 비극적인 사건을 막아내는 데엔 실패하고 만다.

범인... 범인은 마틴이 로나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마주친 프랭크(도미니크 피뇽)이다. 폐를 이식받아야 살 수 있는 아픈 딸을 둔 그는 지체장애아들을 태운 버스 운전기사로 일부러 사고를 내서 딸이 이식할 폐를 구하려 했던 것이다. 마지막 기호인 테트락티스는 버스에 탄 열 명의 지체장애아를 뜻하는 것. 마틴은 그러한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만 경찰은 셀덤 교수가 추리한 대로 열 명의 수학자가 탄 버스에 수사력을 집중하느라 프랭크가 운전하는 버스를 놓치고 만다. 그렇게 예고된 사고가 일어나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프랭크를 비롯하여 수많은 지체장애아들이 희생된다. 그렇게 옥스포드를 불안에 떨게 했던 프랭크의 연쇄 살인은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진실...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은가? 프랭크에겐 분명 아픈 딸이 이식받을 폐를 구하겠다는 삐뚤어진 동기가 있다. 그런데 그 동기는 네 번째 살인에서만 적용이 된다. 프랭크가 줄리아를 비롯하여 세 번의 살인을 저지를 이유가 없다. 게다가 셀덤 교수에게 연쇄 살인을 예고하는 쪽지를 보내면서까지 말이다. 결국 로나와 영국을 떠나려던 마틴은 공항에서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다. 줄리아를 죽인 범인은 베스였던 것. 베스는 줄리아를 죽이기 전 셀덤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30년 전 자신의 실수로 베스의 아버지가 죽었다는 부채감을 안고 있던 셀덤 교수는 베스를 돕기로 한다. 셀덤 교수는 베스의 범행을 은폐시키기 위해 존재하지도 않은 연쇄 살인마를 탄생시켰는데, 프랭크는 신문에 실린 연쇄 살인마의 마지막 기호를 보고 힌트를 얻어 모방 범죄를 저지른 것. 셀덤 교수는 마틴에게 말한다. 이 모든 비극의 시작은 마틴에게서 비롯된 것이라고. 마틴을 사랑했던 베스는 마틴에게 어떻게 하면 당신처럼 행복해질 수 있냐고 물었고, 마틴이 무심코 했던 충고대로(베스도 해봐요) 베스는 자신의 행복을 가로막았던 어머니 줄리아를 살해한 것이다.

총평... 만약 내가 수학을 좋아했다면, [옥스포드 살인사건]을 보다 더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수포자였고, 그래서 이 영화의 단서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1, 2, 3 다음에 4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수열은 규칙적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 2, 3 다음에 10이 나올 수도 있다. 물론 굉장히 복잡한 공식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영화 초반 마틴은 수학만큼은 진실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셀덤 교수는 그러한 마틴의 믿음을 비웃듯 수학을 이용해서 거짓 연쇄 살인을 만들어 냈다. 이를 통해 마틴은 결국 숫자도 거짓말은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초반 냉소적인 셀덤 교수에게 반기를 들었던 마틴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결국 세상은 거짓으로 가득하다는 셀덤 교수의 말에 동조하게 된 것이다. 영화 후반 마틴이 진실을 깨닫는 장면이 너무 대충 그려진 감이 있긴 하지만, 영화 자체는 분명 매력적이다. 제작된지 13년 만에 잊히지 않고 이렇게 국내에서 극장 개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포이즌 로즈] - 아름다운 여인과 슬픈 이야기에 약한 탐정 이야기

감독 : 조지 갤로, 프란체스코 친퀘마니

주연 : 존 트라볼타, 모건 프리먼, 팜케 얀센

사건... 1978년, LA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립 탐정 카슨(존 트라볼타)은 묘령의 여인으로부터 요양원에 입원한 바버라의 안부를 확인해달라는 의뢰를 받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쫓기는 신세이기에 LA를 잠시 동안 떠나 있어야 했던 카슨은 자신의 고향인 텍사스까지 가는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의뢰인이 선뜻 내민 백지 수표를 거부하지 못하고 의뢰를 수락한다. 문제는 안부만 확인하고 얼른 텍사스를 떠날 생각이었는데 요양원의 원장인 마일스 미첼(브렌든 프레이저) 박사의 방해로 바버라의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가 않았던 것. 그러한 상황에서 옛 연인이었던 제인 헌트(팜케 얀센)의 딸, 베키가 살인 사건에 휘말린다. 베키의 남편인 유명한 풋볼 선수 해피가 경기 도중 쓰러져 죽은 것인데, 유력한 용의자로 베키가 지목된다. 제인은 카슨에게 도움을 청하며 베키가 카슨의 딸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카슨은 아버지의 사명감으로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그럴수록 마을을 지배하는 닥(모건 프리먼)이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탐정... 이 영화의 주인공은 카슨이다. 과거 촉망받는 풋볼 선수였지만 승부 조작 사건에 휘말려 쫓기듯이 팀을 떠나게 되었다. 그때 연인이었던 제인을 고향에 남겨 두고 혼자 LA로 향했던 것. 그가 텍사스에서의 사건을 맡지 않으려 했던 것은 그러한 과거 때문이다. 하지만 요양원에 입원한 바버라의 안부를 확인하기만 하면 되는 쉬운 의뢰 때문에 고향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제인, 그리고 그동안 알지 못했던 딸, 베키와 얽힌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해피는 베키에게 폭력을 행사하며 공공연하게 닥의 딸인 로즈와 바람을 피웠던 것. 베키에겐 해피를 죽일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카슨은 이 사건의 뒤에 로즈가 보유하고 있는 석유 사업의 이권을 차지하려는 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게다가 해피 살인 사건과 바버라 부인의 실종 사건이 은밀하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용의자... [포이즌 로즈]에는 두 개의 사건이 나온다. 하나는 요양원에서 행적이 묘연한 노부인 바버라의 실종이고, 또 다른 하나는 풋볼 선수 해피의 죽음이다. 일단 바버라 부인의 실종의 용의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요양원 원장인 마일스 미첼 박사이다. 그는 요양원의 환자가 죽은 후에도 가족들에게 입원비를 뜯어내기 위해 시체를 암매장했던 것. 하지만 해피를 죽인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너무 많다. 첫 번째 용의자는 닥이다. 해피를 죽이고 베키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후 제인을 협박하여 석유 사업을 빼앗으려 했다는 가설이 가능하다. 두 번째 용의자는 제인이다. 딸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바람을 피우며 딸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위를 죽이고 싶었던 것은 당연한 일. 비록 범행을 완강하게 부인하지만 베키 역시 용의선상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닥의 딸이자 해피의 외도 상대인 로즈도 충분히 해피 살인범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서... 잊지 말자. 이 영화의 시작은 바버라 부인 실종 사건이다. 이 사건이 맥거핀일 가능성은 없다. 바버라 부인 실종 사건은 어떻게 해서든 해피 살인 사건과 맞물려 있다. 바버라 부인 실종 사건의 범인은 당연히 마일스 미첼 박사이다. 다른 사람이 될 수가 없다. 이건 너무나도 명확한 기본 전제이다. 그렇다면 마일스 미첼 박사와 해피의 접점은 무엇일까? 잠깐... 카슨에게 바버라 부인의 실종 사건을 의뢰한 묘령의 여인의 정체는 무엇일까? 고작 요양원에 입원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데 백지 수표를 내민 것부터가 의심스럽지 않은가?

범인... 쉽게 생각하자. 바버라 부인의 실종 사건의 범인은 마일스 미첼 박사이다. 그렇다면 해피를 죽인 범인 또한 마일스 미첼 박사인 것이다. 두 사건의 접점은 마약인데, 자금난에 허덕이며 요양원 환자를 암매장하면서까지 입원비를 갈취하던 마일스 미첼 박사는 급기야 병원 내에서 마약 제조 공장을 차렸고, 단골손님인 해피에게 치명적인 양의 마약을 건네 줌으로써 승부 조작에 뛰어든다. 풋볼 경기의 승부 조작에 대한 것은 영화 초반 카슨과 해피가 처음 만났을 때 이미 제기된 바가 있다. 잠깐 이거 쉬워도 너무 쉬운 거 아닌가? 첫 등장에서부터 수상함을 잔뜩 풍기며 '내가 범인이오'라고 광고했던 마일스 미첼 박사가 승부 조작을 위해 해피를 죽인 범인이라면 카슨을 텍사스에 오게끔 이끈 묘령의 여인은 누구란 말인가? 만행이 밝혀지는 순간 요양원의 환자에게 총에 맞아 죽어버리는 마일스 미첼. 진실은 과연 이대로 묻혀버릴까?

진실... 물론 이대로 끝이 나지는 않는다. 사실 카슨을 텍사스로 불러들인 것은 제인이었던 것.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제인은 잠시 입원했던 요양원에서 만난 바버라 부인의 실종을 이용하여 카슨이 고향에 오게끔 만들었다. 카슨이 아름다운 여인과 슬픈 이야기에 약하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 카슨의 약점은 해피를 죽인 후에도 이용된다. 해피를 죽이면 당연히 베키가 용의선상에 오를 것을 알고 있었다. 제인은 카슨을 이용해서 베키의 혐의를 벗게 만든다. 물론 자신이 죽은 후에도 베키를 보호해 줄 보호자의 역할도 맡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인 셈. 결국 카슨은 제인이 의도했던 대로 텍사스를 떠나지 않고 머물기로 한다. 물론 제인의 범행도 영원히 비밀로 묻어둔 채.

총평... 솔직히 [옥스포드 살인사건]과 비교한다면 상당히 만듦새가 떨어지는 B급 스릴러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존 트라볼타와 모건 프리먼, 팜케 얀센 등 그래도 꽤 이름을 알려진 스타급 배우들이 다수 출연하지만 스토리 라인은 겉돌고, 사건의 진실도 허망하다. 영화 내내 카슨의 내레이션을 통해 느와르 분위기를 자아내려 했지만 그다지 성공적이라 하기엔 민망한 수준이다. 단지 기억에 남는 것은 [미이라]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통해 2000년대 후반까지 초특급 할리우드 스타로 우뚝 섰던 브렌든 프레이저를 오랜만에 볼 수 있었다는 것. 물론 리즈 시절과 비교한다면 후덕해진 모습이 경악스럽기는 했지만 그래도 건강 때문에 오랜 공백기를 거쳤던 그가 다시 활발하게 연기 활동을 펼친다고 하니 옛 생각도 나서 꽤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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