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day

마이 마니아

대중문화 마니아 리스트

영화, 그 일상의 향기속으로...

이 세상 모든 영화를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영화를 평가하기 위해서가 아닌,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위해서...
마니아 칼럼(대중문화) 즐겨찾기
[캐시트럭] - 한때는 천재 감독이라 불렸던 가이 리치 감독에 대한 과도한 기대만 하지 않는다면...
13  쭈니 2021.09.17 14:24:34
조회 37 댓글 0 신고

감독 : 가이 리치

주연 : 제이슨 스타뎀, 스콧 이스트우드

가이 리치 감독은 천재이다... 아니 천재였다.

20여 년 전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라는 외우기 힘든 꽤 긴 제목의 영화를 봤었다. 목적은 서로 달랐지만 결국 부딪힐 수밖에 없는 다섯 패거리들의 얽히고 설킨 한바탕 난장판을 그린 범죄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가이 리치 감독은 천재이다.'였다. 그건 비단 내 생각만은 아니었다. 할리우드 역시 가이 리치 감독의 천재성을 알아봤고, 할리우드로 건너간 가이 리치 감독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닮은 범죄 영화 [스내치]를 완성하며 또 한 번 천재성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의 천재성은 빠르게 소진되었다. 특히 그가 전 부인인 마돈나(2000년에 결혼했다가 2008년에 이혼)를 캐스팅한 [스웹트 어웨이]는 최악의 영화를 뽑는 골든 라즈베리 시상식에서 2003년 최악의 작품상, 최악의 여우주연상(마돈나), 최악의 감독상(가이 리치), 최악의 속편상, 최악의 커플상을 휩쓰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 후 그는 간혹 [셜록 홈즈], [알라딘]과 같은 흥행작은 연출하기는 했지만, [록 스탁 앤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 같은 천재성이 돋보이는 범죄 영화를 더 이상 만들지는 못했다.

[캐시트럭]에 내가 기대했던 것

[알라딘]의 흥행 성공 이후 가이 리치 감독은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나름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2019년 매튜 맥커너히를 캐스팅하여 완성한 [젠틀맨]은 확실히 가이 리치 감독의 초기작을 연상시키는 영화였다. 하지만 [젠틀맨]은 분명 흥미로운 영화이긴 했지만 가이 리치 감독에게 천재 감독의 명성을 되찾아 주기에는 약간 모자랐다. 그러한 상황에서 차기작으로 내놓은 영화가 [캐시트럭]이다. 제이슨 스타뎀이 지금은 할리우드 액션 스타지만 그의 데뷔작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였고, 가이 리치 감독과 함께 [스내치]로 할리우드에 입성했었다. 가이 리치 감독과 제이슨 스타뎀의 만남. 어쩌면 [캐시트럭]은 흔하디흔한 액션 영화가 아닌, 가이 리치 감독의 천재성이 한 스푼 얹힌 범죄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을 갖게 했다.

현금 호송 차량을 지켜라.

[캐시트럭]은 현금 호송 차량에 강도단이 난입하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얼마 안 지나 H(제이슨 스타뎀)가 현금 호송 회사에 입사한다. 그의 입사 성적은 70점으로 아슬아슬하게 턱걸이이지만, 팀장인 불렛(홀트 맥칼라니)은 그에게서 범상치 않은 무언가를 느낀다. H가 처음으로 현장에 투입된 날, H의 차량은 강도단의 습격을 받는다. 어쩔 줄 몰라서 우왕좌왕하는 동료 데이브(조시 하트넷)와는 달리 침착하지만 빠르게 강도단을 제압하는 H. 이 일로 인하여 H는 회사 내에서 일약 영웅이 된다. 하지만 H는 그딴 것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가 노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과연 평범하지는 않다.

확실히 가이 리치 감독은 [캐시트럭]을 평범한 액션 영화로 만들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영화는 발단이 되는 사건을 영화의 오프닝에 배치하고, 주인공인 H를 등장시켜 그의 활약을 맛보기로 보여준다. 이쯤 되면 관객은 H의 정체와 오프닝 강도 사건과 H의 연관성에 대해 궁금해할 것이다. 그제서야 시간을 앞으로 돌려서 오프닝 강도 사건으로 인하여 아들을 잃은 잔인한 범죄 조직 보스의 분노를 관객에게 보여 준다. 그러고 나면 도대체 경찰력과 H의 조직력을 총동원해도 정체조차 밝히지 못하는 현금 수송 차량 강도단의 정체가 궁금해진다. 바로 그때 가이 리치 감독은 '그럴 줄 알았어.'라며 퇴역 군인 잭슨(제프리 도노반)을 중심으로 한 강도단을 관객에게 공개한다. 영화의 전개를 살짝 비틀어서 조금은 독특한 액션 영화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제이슨 스타뎀의 무표정한 액션 연기에서 쾌감이 느껴진다.

재미있었다. 솔직히 기대했던 영화는 아니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스내치]처럼 얽히고 설킨 여러 집단의 난장 액션을 기대했지만 그런 요소는 전혀 없다. 원제인 'Wrath of Man'(남자의 분노)처럼 아들을 잃은 잔인한 범죄 집단 보스의 분노에 찬 복수극이 전부이다. 그런 면에서 꽤 단순한 영화이긴 했지만, 가이 리치 감독이 영화의 구상 단계에서부터 적임자라고 못 박았던 제이슨 스타뎀의 카리스마가 영화의 재미를 이끌어 나갔다. 감정을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H는 조용히 복수를 실행해 나간다. 무표정한 얼굴로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방아쇠를 당기는 그의 모습에서 액션 영화의 쾌감이 느껴지는 것은 당연했다. 영화의 중반까지는 그러한 쾌감만으로도 영화를 즐길 수가 있었다.

후반부 힘이 떨어져 보인다.

문제는 후반부이다. H의 정체와 목적, 그리고 사건의 발단이 된 영화 초반 현금 호송 차량의 강도단의 정체까지 밝혀지고 남은 것은 H의 강도단의 진검 승부이다. 잭슨을 리더로 한 강도단은 퇴역 군인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렇게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게다가 회사 내부에 강도단을 돕는 조력자까지 있으니 더욱 까다롭다. 과연 H는 혼자 그들을 상대로 아들의 복수를 할 수 있을까? 물론 답은 YES이다. 하지만 YES 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얼마나 통쾌하게 복수를 하느냐가 중요한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가이 리치 감독은 이 부분에서 잠시 멈칫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H가 아들에게 총을 쏜 잰(스콧 이스트우드)에게 아들이 총에 맞은 부위 그대로 총으로 쏴 죽이지만 쾌감이 느끼 지기보다는 허무함이 먼저 느껴졌다.

뭐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를 찾는다면...

어쩌면 내가 가이 리치 감독의 이름만 듣고 [캐시트럭]에 너무 많은 것을 원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존의 액션 영화의 전개를 살짝 비튼 듯한 중반까지만 해도 '가이 리치 감독의 액션 영화는 뭐가 달라도 다르네.'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H와 잭슨 일당의 정면 대결에 앞서 베일에 싸여 있던 회사 내 잭슨의 조력자가 스스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며 영화의 긴장감은 급속도로 식어 버렸다. 기대했던 H의 복수도 기대와는 달리 평범했다.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 영화로서 그럭저럭 즐길만한 영화의 수준은 충분히 되긴 한다. 하지만 절대로 한때 천재 감독이라 불렸던 가이 리치 감독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하지 말기를...

0 첫번째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로그인
꾸미기
행운의 다이아몬드~ 클릭하시면 포인트 5점을 드려요~
마니아 혜택/신청
Copyright ⓒ EZHLD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