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품은 해     솔새 김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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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이 좋은 해(年)는

달(月)을 꼬박꼬박 먹고 살아도

여전히 배가 고픈지

돌아오는 한 해를 또 다시

먹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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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2022년 동안

그 많은 달을 먹었어도

체했다고

한 번도 토해내지 않고

그렇다고 살도 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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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수없이 달을 처 먹었어도

여전히 탈없이 지내온 것이

정말 희한 할 뿐이다

그래서 해가

고사(故死)할 일은 전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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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마지막 12월도

이제 더는 먹히지 안으려고

추운 겨울에

나뭇가지의 구름 사이에 숨어서

꼴을 감추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어쩔 수 없이 먹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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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달을 먹은 해를

나이 속으로 품고 살다 보니

젊은 내 청춘도

매년 늙어가는 소리만

귓전으로 들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