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상황 객관적으로 보자면

 와이프하고 저 둘이 살구요. 아이는 아직 없습니다. 결혼한지 6년 차구요.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키우는 강아지랑 둘이 따로 살구요. 거리는 차로 40분거리정도 

떨어져 있어서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닙니다. 평소에 와이프랑 같이 어머님 찾아뵙는거 한달에 한 번 정도 

입니다. 그마저도 이래저래 바쁘거나 하면 두달에 한 번 갈까 정도구요. 저희 어머니 와이프한테 연락하는거 

일년에 손꼽습니다. 우선 결혼하고 지금까지 전화한 적 거의 없구요. 문자는 일년에 두세번? 정도 입니다. 

 결혼하고 와이프가 따로 식사대접하자라고 이야기해서 모시고 온거 말고 스스로 저희집 찾아오신적 

한 번도 없습니다. 작년에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머니 힘들어 하실때 와이프가 잘해줬습니다. 아직까지도 

감사한 마음으로 살구 있구요. 돌아가신지 1년 지나면서 슬슬 와이프가 어머니 만나는 걸 싫어합니다. 

대놓고 너는 가라 나는 안간다라고 못을 박네요. 어머니는 와이프 많이 좋아합니다. 매번 갈때마다 어머니는 

물어보죠. 왜 같이 안왔냐라고. 원망섞여서 물어보시는거 아니구요. 바쁘다, 몸이 안좋다, 처가일이 있어서 

장모님 모시고 지방내려갔다 등등 이래저래 핑계댓죠. 괜한 고부간의 불씨가 될까봐 어머니한테 와이프이야기 

극도로 조심하는 편입니다. 최대한 이미지 관리해줄려고 하구요. 

 그리고 저 일방적으로 우리 어머니한테 잘하자 이런거 없습니다. 시댁이라봐야 제 형제들 다 외국나가 살고 

달랑 어머니 혼자인데요. 와이프 부담주기 싫어서 결혼초 일주일, 이주일에 한 번씩 가던거 제가 횟수를 줄여나갔습니다. 그렇게해서 저희 부모 일체 연락 안하게끔 하고 집 방문하시는거 없구요. 한달에 한 번 식사 정도 하면 그냥 별 문제 없이 지냈던 상황입니다. 아무리 기억을 돌이켜 봐도 근 1년 안에 제가 없는 상황에서 와이프랑 저희 어머니 대화를 했다던지 갈등이 야기됐던적은 없습니다. 왕래가 있었어야 무슨 일이 있었겠죠. 

 와이프랑 술자리도 가져보고 우리 어머니에 대해 문제가 뭔지 들어보려고도 했습니다. 일단 스타일이 안맞는 건 맞습니다. 저희 어머니 그냥 조용한 성격인데 반해 와이프 활발하고 재미있는 성격입니다. 같이 오래 있기 힘든 캐릭터죠. 사실 저희 어머니만 좋아하시죠. 와이프가 농담 잘하고 쾌활한 성격이라 어머니가 정말 좋아하시거든요.일방적인 호감이랄까요. 와이프야 시어머니일 뿐이겠지만요. 여튼 지금 현재 2달이 넘어가는 상황입니다. 어머니도 먼가 눈치 채셨는지 무슨 문제가 있느냐라고 슬슬 물어보시고 저 진짜 어렵게 가서 밥만먹고 오자라고 했지만. 1초의 망설임 없이 난 안가 입니다. 

 솔직히 너무 화가 났습니다. 제가 요구한게 그렇게 무리인건지 좋든 싫든 시어머니고 밥 한번 먹고 얼굴이나 보자는 건데 결혼 6년이나 지나도록 자기는 싫으니 이렇게 일방적으로 안간다고 할 수 있을까요. 집안 무시당한다는 기분 듭니다. 이쯤되면 당신이 처가에는 잘 하냐라는 말 나올것 같네요. 만점 사위는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장모님은 별다른 예고 없이 저희집에 자주 오시는 편입니다. 저도 퇴근해서 집에 갔을 때 장모님 계시면 밝게 인사드리고 이런저런 이야기 붙여보려고 노력합니다. 

 옛날일이지만 결혼전 장모님이 암에 걸리셨었는데 연예하면서 장모님 통원치료 하실때 차로 계속 모셔다 드렸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고맙다고 하시구요. 이상하게 이전에는 와이프가 자기 친정에 있으니 대릴러 와라 온김에 밥먹자고 해서 저는 못해도 한달에 2~3번은 처가에서 밥 얻어먹기도 하고 식사대접도 하고 그랬었는데 요즘에는 저한테 일체 오라거나 같이 가자는 말 안하고 본인만 가서 장모님이랑 쇼핑, 식사등 해결하고 오내요. 반대로 왕따를 당하는 느낌도 듭니다. 전 장모님 남이라고 생각 안합니다. 저도 자식이라고 생각하구요. 모시고 여행을 가든 식사를 하든 처가에서 몇일밤 자고 오든 전혀 상관없습니다. 근데 장모님이 절 어려워하시는 것 같아요. 왠지 와이프가 시댁 가기 싫어서 저도 처가에 안부르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몇일째 와이프랑 서로 투명인간 놀이하고 있네요. 정말 이런일 있을때마다 참고 넘어가고 했는데 이번에 한 번에 폭발한건지 너무 서러워요. 솔직히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께도 머라할지 모르겠고 와이프에게도 멀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일 있고 나서 여기 포함해서 이런저런 커뮤니티 많이 봤습니다. 댓글도 봤구요. 효도는 셀프, 시어머니 피한방울 안섞인 남, 연락 안하는 시어머니 최고, 효자남편은 주적, 다 알겠습니다. 효도 하자는거 아니구요. 여튼 가족의 연은 맺었으니 한달에 한 번 밥만 먹자입니다. 끝입니다. 모시고 살고 일주일마다 연락드리고 이런거 바라지도 않아요. 극도로 우울하네요. 이혼 생각도 솔직히 나구요. 이렇게 있다가 아이생기고 저희 어머니 아기 보고싶다고 하면 난리도 아니겟네요, 그쵸? 이 정도 되면 남보다도 못한 사이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