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9주넘어가는 딱지엄마예요.. 속상한데 어디 얘기할데도
없고 여기 어뭉님들 잘들어 주시니까 하소연좀 할께요
작년 4월에 결혼해서 두번째 부부의 날이네요 근데 최악의
부부의 날이 될것같애요 전지금 조카집에 와있어요
그저께 신랑이랑 싸우고 아직 풀리지 않았는데 오늘 시어머니 생신이라 밖에서 외식하기로 되있었는데 쇼파에 누워있는 저한테
아무말도 안하고 혼자 시댁갔더라구요 시어머니 전화와서
몸이 많이 안좋냐고 하시는데 황당해서.. 가잔말도 안하고
지혼자 가서 아파서 못왔다고 했나봐요 이건먼가 싶어서 집에
있기도 싫고 어디 애좀 타보라고 옷몇개챙겨 조카한테 왔네요
신랑이 1월 말쯤에 갑자기 디스크가 터져 급하게 허리 수술을하고
지금까지 쉬고있어요 처음 몇주동안은 조심해야 되니 이번기회에
푹 쉬라고 했죠 그동안 휴무도 없이 일을해서 차라리 잘됐다고
신랑보험을 시어머니가 다 들어주셨는데 신랑은 무슨보험인지도
모르고 결혼하고는 저희가 냈는데 보험증서를 안주셔서 저도
몰랐어요 당연히 실비가 있다고 해서 수술비도 걱정안하고
있었는데 삼십이 넘게 들어가는 보험중에 실비가 없었어요
완전 멘붕이었어요 그덕에 450정도 나온 수술비를 탈탈털어
냈지요 돈걱정하니 시어머니가 왜 그러냐고 돈이 없냐고
그러시는데 아니 결혼한지 일년도 안됐는데 돈을 얼마나
모아났다 생각하시는지 대출이자값기도 급한데..거기다 당분간
일못하면 생활비 나가는거 생각해서 그런거지
임신한몸으로 일을 다닐수도 없고 둘다 놀게 됐지요 그래도
신랑한테 뭐라고 안했어요 돈없어도 몸이 더 중요하니 푹쉬라고
신랑이 정육일을 배웠는데 혼자 가게 차려서 해본다고 하길래
맘대로 하라고 했어요 돈은 집을 월세로 이사하고 오천정도면
마트정육코너 들어가니까 그렇게 한다고 지금 전세 구천인데
사천대출 받은거라 빚은 더 안지고 그렇게 하기로 얘기했어요
그럼 얼른 이사도 하고 가게도 알아보고 해야되는데 맨날 집에서
하는일없이 알아보지도 않길래 몇번 다투다 그저께 돈얘기하다
또 싸움이 됐는데 저보고 또라이라 그러고 미쳤냐고 하더라구요
돈없는데 맨날 친구들한테 돈쓰고 술산다고 한마디 했다구요
저도 결혼하고 첨에 몇달쉬고 신랑친구가게서 열네시간 일하며
돈벌었어요 그러다 처음 임신하고 그만뒀지요 그때 저축해논거
애기낳고 산후조리할때 쓸려고 했는데 지금 다쓰고 빚이 몇백더
늘었어요 10월에 애낳는데 출산준비는 어떻게 할려는지 제
몸조리는 할수있을지 막막해요... 첨에 착하고 성실해서 돈없어도
결혼해도 되겠다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결혼하고 성격도
변하고 성실한게 아니라 미련하게 멍청한거였네요
시댁에서 결혼할때 신랑돈 오천모은거 집구할돈 말고는 결혼비용
십원짜리 하나 안줬어요 제돈으로 혼수 신행비 식장 한복대여
웨딩촬영까지 다 했어요 강원도 친정에서 올라오는 버스빌린
대절비도 안줬구요 저희집에선 신랑 엄청 착하다고 좋아해요
제속만 까맣게 타들어가요 친한친구도 이럴줄알았으면 결혼할때
말렸을 거라고 해요 이제는 챙피해서 말도 못하겠어요..
아까 신랑카톡왔는데 뭐 사갈거없냐고 그러더니 집에와서 편지
써논거 봤는지 오늘 부부의날인데 머하는거냐고 홀몸도 아닌데
빨리 들어오라고 왔어요 아무렇지 않게.. 진짜 어디가서
상담이라도 받고 싶어요... 휴~ 조카한테도 챙피하지만 저랑
여덟살차이나서 친하기도하고 연애때부터 봤고 싸우는것도
다아니 여기 몇일있다 가려구요 이렇게라도 쓰고나니 좀
편해진것 같아요 다른 어뭉님들 부부의날이라고 즐겁게
보내셨을텐데 이런글 써서 죄송해요 좀 많이 길어서 읽으신 분이
있을려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