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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나는 외눈박이 가로등-호미숙 포토에세이
14  호미숙 2021.01.22 07:04:45
조회 44 댓글 0 신고
여행지 1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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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나는 외눈박이 가로등-호미숙 포토에세이

안녕하세요. 호미숙 여행작가입니다. 문득 그리움처럼 오래전의 글을 펼쳤다.

그때나 지금이나 밤이 늦던 비가 오던 눈이 내리던

마음이 내키는 대로 카메라 하나 들고 골목길을 누볐다.

천호동 살 때 거의 17년 그 이전에 쓴 글로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는 포장마차 아주머니는

한쪽 눈만 밝히는 가로등 아래에서 동네 사람들에게 술도 팔고

따끈한 어묵도 팔고 국수도 팔았었다.

그때 내 나이 40대 초반, 이 글을 쓴 시점이다.

지금 60을 내일모레 앞두면서도 난 외로움을 잘 모른다.

40대의 쓸쓸함을 이렇게 달랬구나 하는 생각이다.

가만 보니 그때나 지금이나 풍경을 탐닉하고

카메라에 담아 집에 오면 변함없이 그 느낌을 생생하게 적었다.

이때만 해도 여행을 잘 모를 때였고 오로지 두 아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몰두할 때로 3가족이 살아가기 위한 나를 위로한 글이었다.

그때는 글에 대한 열정이 정말 높을 때였다.

하루 시를 한두 편 적고. 시조도 썼으며

수필을 쓰려고 무진장 노력할 때였다.

지금보다 감성이 더 살아 있던 시기였다.

지금? 글을 쓰지만 일로써 쓰고 있다

그때의 나는 오로지 감성을 찾기 위한 글을 썼다.

다시 그때처럼 홀로 고독을 찾아보고

쉼표와 느낌표를 찾아볼까?

지금 달라진 것이라면 여행지에서 쉼표와 느낌표를 찾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도 그 사이 둘 다 30대를 넘겼다.

여전히 3가족이 함께 살면서 가장으로서 짐은 여전하다.

그나마 경쟁구도에 있어서 오히려 더 치열하다.

풍경에 매료되어서 풍경 속의 오롯한 느낌을 담기보다는

여행기를 위한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모처럼 외눈박이 가로등이 내게 전하는 위로의 말이 들리는 듯하다.

세상에 어느 빛이 든 하나일 때나 둘일 때나

주변을 밝혀준다는 것이다.

그때의 외눈박이 가로등이 되어 일상을 관조하고 싶다.

나만의 그것을 되찾고 싶다.

주변과 나를 밝힐 수 있는 작은 불빛을

호미숙 포토에세이[나는 외눈박이 가로등]

뭇사람이 오가는 공원의 한복판에 정승처럼

움직일 줄 모르고 서있는 나는

어제와 오늘 시간도 계절도 개의치 않고 부동자세로 공원을 지킨다.

동쪽 하늘에 붉은 여명이 이를 때면

슬며시 눈을 감고 서녘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뒤로 붉은 노을이 드리우면 외눈을 번쩍 뜬다.

안개가 걷히기도 전부터 가까운 동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들뜬

마음으로 하루를 맞으려 공원을 찾는다.

나는 밤새워 흐린 아스팔트 길을 비춰준다.

조용하던 공원에는 웅성거림으로 활기차게 하루를 연다.

총총걸음으로 출근하는 신사복의 남자의 뒷모습은

삶의 전쟁터로 끌려가는 듯 무거워 보인다.

낯익은 사람들은 밝은 모습으로 서로에게 눈인사를 하면서

내 앞을 스친다. 나의 존재를 아마도

느끼지도 못한 채,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지만

내가 공원의 지킴이인 줄도 모를 것이다.

하루 종일 몇 명이 내 앞을 스치는지는 다 헤아리지 못하지만

수많은 천호동에 거주하는 사람들로 짐작된다.

저쪽의 포장마차에선 취객들의 소란이 밤새우다 못해

아직도 여전하고 주인아주머니의 걸걸한 목소리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내 귀를 후벼판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매일같이 들려오는 교회 종소리처럼

이제는 경건함으로 들린다.

일회용 컵 탑을 쌓고 낡고 커다란 보온병, 녹차, 커피, 쌍화차를

진열하고 절룩이는 걸음걸이로 녹슨 손수레를 끌고 오는

허리 굽은 할머니의 주름이 오늘따라 더욱 깊게 패어 보인다.

커피 향이 솔솔 코를 찌른다.

사람들은 무슨 맛으로 즐기는지 모르지만 내게는 눈만 흐리게 한다.

내 옆에 서있는 단풍나무 가지 사이로 둥근 해가 걸린다.

이제부터 눈을 감고 나만의 침묵의 세계로 갈 때인가 보다.

스르르 앞이 흐려지더니 암흑 속으로 이끌려 간다. 귀에 들리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영상으로 떠올리며 잠을 청한다.

내가 잠을 자는 동안 수많은 이들의 하루가 바삐 돌아가고

하루를 마무리할 즈음에 나를 깨우는 건

기상나팔도 시끄러운 소리도 아니다.

그것은 해 저물녘 노을빛과 어둠을 안내하는 달빛과 또 다른 전등 빛이다.

외눈을 살며시 뜨니 사람들이 움직임은 여전하다.

운동하는 사람들, 신혼부부, 유모차에 갓난아이를 태운 새댁,

머리가 반백인 중년 부부, 롤러블레이드를 타는 아이,

자전거를 타는 아주머니, 각자 이유 있는 외출을 한

사람들을 내려다본다. 그중에 똑같은 그 시간이면 내

곁을 찾는 한 여인을 만난다.

화장기 없는 얼굴이다. 울룩불룩 튀어나온 훌라후프에

작은 수첩을 들고 나선 중년 여인, 가끔

두 아이를 앞장 세워 오곤 하는데 혼자 오는 날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오늘은 운동은 하지 않고 공원의 울타리에 걸터앉아

꼼짝도 않고 나만 바라본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그녀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기로 했다.

한참 동안 나만 바라보다 일어나 공원의 나무숲 아래의

잔디에 눕더니 밤하늘을 응시하는 듯하다.

평상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 여인은

그렇게 오랫동안 생각을 하다가 훌라후프를 챙겨서

뒷모습을 보여주며 홀연히 사라졌다.

왜 그랬을까 그녀의 생각을 전혀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떠난

자리 백색의 옥잠화 꽃의 아름다움과 향이 그녀의 체취처럼 짙게 흐른다.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는 매미는 가려는 여름을 잡으려는 듯

줄기차게 울어대고 풀 섶의 귀뚜라미는

삼중창으로 떼를 지어 노래를 한다.

오늘도 밝은 내 눈빛에 필사적으로 몸을 던지는 모습이

마치 오랫동안 굶주림에 이기지 못해 먹이를 보고

아귀다툼을 하 듯 내 눈까풀에 부닥친다.

수 십 마리 아니 수 백 마리가 이렇게 내게 몸을 던지고

아래 시커먼 아스팔트 위로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내 주변을 스치는 사람들의 삶도 여기 죽어 가는

날벌레처럼 필사적인 몸부림으로 보인다.

생의 전쟁터에서 잠시나마 평화를 찾고 휴식을 취하러 나온 이들에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밝은 눈으로 어둠을 밝혀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가끔 고독한 이의 등받이 역할이나 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각기 서둘러 발길 돌려 집으로 향하는 시간,

밤하늘의 별 무리가 더욱 반짝인다.

포장마차에서는 걸걸한 아주머니 목소리는 여전히 새어 나온다.

아무래도 오늘 밤도 내 귀는 닫고 보초를 서야 할 것 같다.

수필-나는 외눈박이 가로등-호미숙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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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log.naver.com/homibike/22218882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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