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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제프 파울러

주연 : 짐 캐리, 제임스 마스던

더빙 : 벤 슈와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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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때문에 극장에서 못 본 유일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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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부터 국내에 불어닥친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지금 극장가는 거의 개점휴업 상태이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신천지로 인하여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까지 코로나19에 대해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국내 확진자가 수십 명에 불과했으니까. 그래서 아들과 극장에서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을 보는 문제로 아내와 말다툼을 하기도 했고, 결국 사람이 비교적 없는 조조 시간대에 보는 것으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이후에 개봉한 기대작 [수퍼 소닉]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코로나19가 확산 소식이 들려오며 극장만은 절대 안 된다는 아내의 결의는 더욱 단단해졌고, 결국 내가 꺾일 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나 혼자 열심히 극장에 다니며 보고 싶은 영화는 다 봤지만, [수퍼 소닉]만큼은 아들과의 의리를 위해서라도 안 보고 기다렸다. 그리고 충분히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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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박 흥행으로 기대치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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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소닉]한테는 안 된 일이지만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생각보다 빨리 OTT 서비스가 오픈된 것은 개인적으로 다행이었다. 기다림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온 가족이 집안에 묶여 있어야만 했던 지난 토요일, [수퍼 소닉]은 개봉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우리 가족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온 가족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꼈다.

사실 [수퍼 소닉]은 개봉 전부터 우려가 컸던 영화이다. 개봉 전 공개된 소닉의 디자인이 너무 엽기적이어서 제작사는 소닉 디자인을 전면적으로 수정을 해야 했고, 그 덕분에 개봉이 늦춰지기도 했다. 이런 안 좋은 이슈가 있는 영화치고 재미있는 영화는 없다. 그래서 [수퍼 소닉]이 국내 개봉했을 때에도 기대치가 생각보다 낮았던 것 역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북미에서 대박 흥행을 기록하며 '어! 이 영화 괜찮은가 본데?'라며 내 호기심을 마구 자극했다. 그리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결과 정말 영화는 1시간 38분 동안 즐길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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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별에서 온 소닉의 지구에서 친구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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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능력 때문에 고향 행성에서 악당들에게 쫓겨야만 했던 소닉(벤 슈와츠)은 스승인 롱클로에게 다른 세계에 갈 수 있는 링을 받는다. 그리고 그 링을 통해 그가 도착한 곳이 바로 지구이다. 지구에서 몸을 숨긴 채 10년 동안 혼자 조용히 지내던 소닉. 하지만 혼자라는 외로움 때문에 결국 폭발해버리고, 그의 폭주로 인한 정전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천재 과학자이면서 미치광이인 로보트닉(짐 캐리)이 조사에 나서며 소닉의 존재가 밝혀지고 만다.

이제 더 이상 지구도 안전하지 않다. 소닉은 링으로 버섯 행성으로 가려는 순간 동네 보안관 톰 와코우스키(제임스 마스던)의 마취 총에 맞아 쓰러지며 링을 잃어버리고 만다. 소닉을 잡으려 혈안이 되어 있는 로보트닉. 이제 소닉은 톰의 도움으로 링을 찾기 위한 위험한 여행길에 오른다. 그러면서 언제나 혼자였던 소닉은 톰과 우정을 쌓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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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짠한 소닉의 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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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수퍼 소닉]의 전체적인 스토리 라인은 어린이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진 영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적당히 귀엽지만 적당히 유치하기도 하다. 이야기의 짜임새는 형편없고 캐릭터는 굉장히 단선적이다. 로보트닉은 그냥 이유 없는 악당이고, 톰과 톰의 연인인 매디(티카 섬터)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소닉을 돕는다. 그들의 행동에 그 어떤 당위성도 부족하지만 영화는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캐릭터들의 행동을 설명해버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수퍼 소닉]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이유는 소닉의 캐릭터 완성도와 로보트닉은 연기한 짐 캐리의 과장된 코믹 연기 덕분이다. 특별한 능력 때문에 언제나 혼자였던 소닉. 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더 이상 도망치는데 쓰지 않고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쓰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은 괜스레 짠하다. 소닉의 외로움을 느낄 수가 있었기에 오히려 톰과 ㅌ침을 이뤄 로보트닉과 싸우는 소닉의 모습은 신이 나 보였다. 미치광이 악당보다 더 무서운 것은 혼자라는 외로움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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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캐리의 하드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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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 소닉]을 보기 전 이 영화는 짐 캐리가 하드캐리 한다는 평가를 자주 들었다. 그리고 막상 영화를 보니 과연 그랬다. 최근 들어서 영화를 좋아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면 짐 캐리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90년대부터 영화를 좋아했던 나처럼 옛날 사람이라면 짐 캐리는 코미디 영화의 대명사와도 같은 존재였다. [에이스 벤츄라], [덤 앤 더머] 같은 말도 안 되게 유치한 코미디도 관객을 웃게 만들었고, [마스크], [라이어 라이어] 등에서는 입담과 더불어 표정 하나만으로도 관객을 포복절도시키는 능력자였다. 물론 [트루먼 쇼], [이터널 선샤인]같은 애잔한 연기도 찰떡처럼 잘 해내는 배우이다.

너무 단선적인 캐릭터인 로보트닉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누가 뭐래도 짐 캐리의 연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4년 국내 개봉한 [덤 앤 더머 투] 이후 오랜만에 그의 연기를 봤는데 전성기 시절 부럽지 않게 풍부한 표정과 과장된 몸짓으로 로보트닉이라는 만화 같은 캐릭터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수퍼 소닉]을 총평을 한다면 개학이 연기되어 온몸이 근질근질해 하는 어린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함께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영화로 소닉과 짐 캐리라는 추억까지 소환해서 성인 관객까지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