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여친사진을 올려주지 않는 남자친구
이제 사귄지 막 일주일쯤지난 새내기 커플이에요. 남자친구가 조금 무뚝뚝하긴 하지만... 그래도 표현이 좀 적다는것만 빼면 좋은 남자친구인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제가 남자친구에게 SNS에 제 사진을 올려달라고 말을 했는데 남자친구가 당황하며 불편한기색을 보이더라고요...
자기는 성인이 되고나서 연애한다고 여자친구 사진을 올리고 그런적이 없고 그렇게 티를 내는게 조금 유난스럽다고 생각한다면서요... 저는 그냥 사진 한장올리는건데 뭐 어떠냐고 애교식으로이야길 했는 데도 불편해하더라고요...
남자친구가 친구들을 소개시켜주는 자리에서도 슬쩍 이야길 해봤는데 어떤 친구는 남친에게 왜 안올려주냐고 뭐라고 하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얘가 원래 그런거 좀 불편해한다고 저보러 이해를 좀 해주라고 하기도 하고요...
혹시 제가 안이뻐서 사진을 올리기 창피한걸까요? 아니면 SNS에 여친없는척하고 어장관리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걸까요...?
- S양
어떤 사람들은 S양의 입장에서 남자친구을 비난할지도 모르겠다. SNS에 연인의 사진을 올리는게 뭐가 문제라고 그걸 못해주느냐 여자친구가 창피하냐? 아니면 여자친구를 진심으로 좋아하지 않고 다른 여자들을 만날 생각이 있는거냐! 라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S양이 남자친구에게 바라는게 비싼 선물도 아니고, 동네에 플랜카드를 걸어달라는것도 아니고, 사진 한장 올려달라는건데 그것도 못해준다는건 생각하기에 따라 너무해 보일 수도 있고, 부정적인 생각들을 연상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 입장에서 S양의 간곡한 부탁이 부담스럽고 불편한건 단지 사진을 올리기 싫고 여자친구가 있는 티를 내기 싫은것만이 아니다. 남자친구를 불편하게 하는 가장 큰 포인트는 남자친구가 불편한 기색을 보였음에도 S양이 반복해서 사진을 올려달라며 재촉하는 모습이 선을 넘는 개입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연애를 시작하고 바로 티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도 문제가 없지만 그렇다고 연애를 하며 티를 내기 싫어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성향의 차이고 서로가 존중받아야한다. 상대의 행동이 내게는 부정적으로 와닿을 수도 있겠지만 상대와 이 문제에 대해 대화를 할 수는 있겠지만 상대에게 나의 방식을 강요하는건 정당화될 수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저서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에서 아내에게 튀김이나 냄비요리를 해달라고 하지 않는 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아내가 튀김이나 냄비요리를 좋아하지 않고 이것을 해달라고 하는 것은 부부라고 하지만 상대에게 삶의 방식을 거슬러달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S양 입장에서는 "아니... 그냥 사진한장 올려달라는건데 그게 왜 싫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어렵든 쉽든, 이유가 무엇이든 그것은 중요한게 아니다. 무엇이든 그것이 상대의 삶의 방식이라면 이야기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존중해주는것이 맞다.
혹시나 남자친구가 SNS상에서 여자친구가 있는것을 감추고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참... 안타깝다.) 굳이 남자친구에게 사진을 올려달라고 재촉하기보다 S양의 SNS에 커플사진으로 도배를 하고 남자친구의 SNS에 자연스럽게 좋아요를 누르거나 댓글을 달면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