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날짜: 2018. 11. 24
첫눈 촬영 장소: 천호공원


지난 소설에 첫눈이 내린다는 소식에 혹시나 기다렸는데 
오늘 드디어 서울에 눈이 내리고 있네요.
아시나요?
지난 2017년 11월 24일에도 첫눈이 내렸어요.
이맘때면 늘 첫눈을 기다리곤 했는데 
역시 계절은 거짓말을 못하나 봅니다.
그런데 서울 경기지역에 대설 주의보라네요.
안전 운전 하세요.. 

영하의 날씨라고 날씨예보를 들었는데
어제 미리 첫눈이 내릴지 모른다는 소식에
사실 밤부터 기다렸답니다.

오늘 아침 여유롭게 늦잠을 자고 있다가
7시경 블로그씨 질문에 글 하나 쓰면서
너무도 조용히 내린 눈 때문에 눈이 오는 줄 모르고
오늘 첫눈 온대요 해놓고 있는데 
어머나, 밖에서 빗자루질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헉, 혹시나 하고 문을 열어보니 
세상에 하얗게 하얀 눈이 펑펑 내리고 있는 거예요.
너무도 반가워서 바로 카메라 챙겨 
천호공원으로 향했네요.
제가 갈때만 해도 약간 쌓인 정도인데
대설 주의보라니 더욱 조심하세요.

우산 챙겨 바로 달려간 서울 강동구 천호공원
아직 단풍이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 위로 소복하게
하얀 눈이 내리고 하얀 겨울 하얀 세상이 펼치고 있네요.

이른 시간이지만 늘 공원을 산책하던 어르신들과
천호동 주민들이 이전에 비해 많이 보이지 않네요.
아무래도 미끄러운 길 넘어질까 봐 어르신들이
나오지 않은 것 같았어요.

천호공원 야외무대 앞 너른 마당에도
사람 발길 하나 없네요.
누군가 먼저 걸어간 눈 위의 발자국 따라
뽀드득 뽀드득 눈길을 거닐어봅니다.

지난밤에도 젊은이들의 열기가 뜨거웠던
농구장에도 하얗게 내린 눈이 덮여
농구장인지는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네요.
겨울바람에 옆으로 흩날리며 내리는 눈

호미가 서울시 공원 사진사로 활동하면서
천호공원을 자주 담곤 하는데요.
하얀 겨울 풍경을 소개할 수 있어 좋네요.
이곳은 제가 4계절 일부러 포인트로 정해놓고
사진 찍는 곳이랍니다.

싱그러운 봄 새싹의 연둣빛 화사함과
여름의 신록이 우거진 가운데 꽃을 피우는 곳
가을엔 곱게 물든 단풍이 멋스러운 낭만 길로
겨울엔 이렇게 고즈넉한 풍경을 선사하네요.

이른 아침 눈길 산책을 하는 주민들과
그 주민들을 위해 열심히 눈을 치우는 사람들
미끄러운 길 누군가 넘어지면 안 되잖아요.
특히 저도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조심조심
하얀 겨울 눈 내린 풍경은 좋은데
미끄러질까 봐 가장 염려가 되죠.

낙상홍이라는 나무 빨간 열매 위로
소복하게 내려앉은 하얀 눈
직박구리가 가지에 앉지 못하고
연신 소리를 내며 동료들을 부르고 있네요.
겨우내 텃새들의 식량이 될 열매

천호공원 한 편에 위치한 헬스장 앞 길
어르신들 몇 명이 나와 여전히 운동을 열심히 하시고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눈 내리는 풍경에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담습니다.

수많은 사연을 담고 자리는 지키는 빈 벤치
하얀 눈이 지난 기억을 지우기라도 하듯이
흔적마저 흐려지고 새로 쓰는 겨울 추억을
준비라도 하는 것 같지 않나요?

천호공원에 늘 꾸며놓은 예쁜 꽃 화단
노란 국화, 보라색 국화 위로
눈이 내려 하얗게 덮여
꽃이 있던 자리인지 알 수 없을 정도네요.

우연히 마주한 진한 핑크색 우산에
반가워 인사했더니
경기도 화성 제부도 가는 길에
연꽃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분
짧은 시간 인사드리고
훗날 화성에 놀러 오라 전화번호를 주고받습니다.

노란 미니버스 위에 내린 눈
그리고 빨강 초록 두 눈
거울 뒤편에 내린 눈까지
색의 선명함이 예쁘네요.

황금비늘을 떨군 메타세쿼이아 나무
붉은 단풍이 눈 위에 내려서도
도도하게 자신의 모습을 들어 내놓습니다.

골목길 자전거 핸들 위에도
자전거 바퀴 타이어 위에도
하얀 눈으로 덮어 겨울 풍경을 선사합니다.
이전 같으면 이런 날 자전거 타고 한강 라이딩을 했을 텐데..

소복소복
꽃수저 한 스푼식 담고 있는 하얀 눈
설탕 뿌린 꽃 튀김처럼 보이는데
이 눈이 그치면 색색으로 예쁜
국화꽃도 긴 겨울에 침잠을 하겠지요.

빨간 단풍이
하얀 눈 위에 있으니 더욱 선명하게
겨울을 밝힙니다.

지는 여름부터 아파트를 지키고 있던
해바라기 어쩌나,
일그러진 꽃잎도 이제는 더 이상 볼 수 없을 텐데
하얀 눈이 녹아 눈물이 흘러내리는 모습에
마지막 이별의 눈물 같아.

골목길 세워둔 자전거
초록색 자전거에도
빨간색 자전거에도
하얀 눈이 내려 눈 방석을 만들었네요.

서울 첫눈이 내려요. 하얀 겨울 눈 내리는 풍경(대설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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