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드라마에서 가장 기뻤던 것은 무엇보다 최애라 역의 김지원이었다. <하이킥>때부터 보던 배우였다. 아쉽게도 그 작품이 최고 작품이 되었다. 그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했지만 뛰어넘지 못했다. 작품 활동도 그다지 활발하진 않았다. 마스크도 괜찮고 이미지도 좋고 연기력도 나쁘진 않았다. 소지섭과 출연한 영화도 그런대로 괜찮게 봤다. 그럼에도 딱히 대표작이 없었다. 여러 작품을 출연해도 계속 묻혔다.

대박 작품인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더니 그동안의 설움을 전부 날릴 정도로 빵 터졌다. 김은숙 작가의 섭외 전화에 울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전작인 <상속자>의 인연으로 출연한 듯한데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김지원이라는 이름 석자는 물론이고 향후 다양한 작품에 주인공으로 롱런할 수 있는 입지를 다진 듯하다. 그 외에 고동만 역의 박서준도 확실히 로코킹의 이미지를 굳혔다. 전작인 <화랑>에서 작품이 애매했다.

아마도 이번 <썸, 마이웨이>가 성공하지 못했다면 다소 애매한 위치가 될 수도 있었다. 아주 멋지게 이번 작품으로 확실히 내가 '박서준이다'라고 외칠 수 있게 만들어준 작품이다. 연기도 현대물이자 로맨스에서는 굳이 흠 잡을 것은 없어 보였다. 다음으로 김주만 역의 안재홍이다. <피구왕>때부터 눈여겨 봤다. 생활연기를 잘했다. 그 이후 응답하라 시리즈로 인지도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이후 역할들에서 여전히 생활연기는 좋았는데 대표작이 없었는데 이번 작품으로 두 번째 드라마 대표작이 된 듯하다. 지금보다 향후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더 많은 걸 끄집어 낼 수 있어 보인다. 끝으로 백설희 역의 송하윤이 진짜 수혜를 입은 작품이다. 지금까지 얼굴 정도만 알려졌는데 이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었다. 다소 찌질할 수도 있는 역을 꽤 매력적으로 그렸고 연기도 좋았다. 이런 배우가 정말로 인기를 끌어야 하지 않을까.

현실적인 청춘 로맨스 드라마였다. 뻔한 실장님과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었다. 배경을 볼 때 대기업 실장님과 옥탑방에서 살고 있는 생활력 강한 사랑스러운 여인의 알콩달콩한 이야기가 말고. 주인공 4명이 전부 오피스텔이나 아파트도 아닌 연립주택에서 산다. 이들은 어릴 때부터 친구였다. 성인 된 지금 삶은 팍팍하다. 그나마 한 명이 홈쇼핑에서 정직원이고 나머지는 계약직 텔러마케터, 백화점 도우미, 렌탈 기기 AS요원.

어느 누구도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부러워 할 캐릭터는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의 삶이 비참하거나 우울하지 않다. 우리 주변에는 실장님보다는 하루 업무를 열심히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오지만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런 일반인들을 위한 드라마였다. 물론, 드라마답게 뒤로 갈수록 보다 희망차고 있음직한 이야기로 흘러가긴 했다. 드라마에서 그 정도는 보여줘야 보는 맛이 있을테니.

나중에 과장이 되고, 인터넷 쇼핑몰 사장이 되고, 인지도 있는 격투기 선수가 되고, 격투기 시합 아너운서가 된다. 드라마 초반에 비하면 상당히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일반인들과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이들이 벌이는 삶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드라마였다. 소소한 재미와 삶을 보여주는 측면에서 좋았고 둘씩 짝을 지어 보여주는 캐미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김지원과 박서준이 보여주는 캐미가 좋았다.

조연인 김성오와 이엘리야, 표예진은 물론이고 아마도 우정 출연인 듯 한 최우식도 극을 재미있게 만들어줬다. 살아가는 배경 자체가 럭셔리하지 않아 무척이나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았다. 딱히 감탄할 로맨틱한 장면이 비현실적이지 않고 현실적이었다. 두 주인공 컨셉이 다소 똘아이라 더욱 그렇기도 했다. 최근 유행인 판타지를 섞지 않고도 현실적인 로맨스를 잘 보여준 드라마라 향후에도 이런 드라마가 더 나오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