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사랑에 서툴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치료이자 위로
▣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이형의 특별한 능력(?)
그리고 이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다른 사람의 몸으로 갈아타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갖게 된 '이형'(차태현). 이는 차배우의 2010년작 <헬로우 고스트>와도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헬로우 고스트>에서는 죽는게 소원이었던 남자의 눈에 어느날부터 귀신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 귀신들에게 몸을 강제로 빌려(?)줘야 했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최대한 죽음과는 멀리 있고 싶은, 인생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던 이형이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를 당한 뒤 다른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능력을 갖게 된다는 차이가 있긴 하지만 어쨌든 그런 범상치 않은 능력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잠시나마 경험하게 되고 그 특별한 경험을 통해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는 부분은 닮아 있었던 것이죠.
▣ 이형이 '들어가게 되는' 네 사람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있는
옴니버스스러운 구성을 갖고 있었던 작품 <사랑하기 때문에>
사고를 당한 이후로 자신이 누군지 이름이 뭔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등등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했던 이형이 영문도 모르고 경험하게 되는 네 사람의 인생,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는 옴니버스 영화는 아니지만 이형이 들어가게 되는 그 네 사람의 에피소드들이 이어지고 있는 옴니버스스러운 구성을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네 사람은 공부에는 탁월했지만 굉장히 큰 문제(?)에 봉착해 있었던 전교 1등 여고생 '말희'(김윤혜)를 시작으로 이혼 위기에 놓여 있는 형사(성동일), 사랑에 서툴렀던 식탐 선생님(배성우), 치매로 인해 조금씩 기억이 지워져가고 있었던 할머니(선우용녀)의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는 인물들이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들에서 비롯한 에피소드들이 쏠쏠한 웃음과 함께 그려지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 사랑 때문에 상처 받았고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하며
또 사랑에 서툰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치유이자 위로'
그런데 이들 모두가 갖고 있었던 문제 혹은 고민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굉장히 고민스럽지만 그렇다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도 없는 여고생의 상황, 사랑 때문에 위기를 맞이하지만 그 사랑이 유일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 형사의 상황, 삶에 있어 결핍된 부분을 그 사랑으로 채울 수 있는 선생님의 상황, 그리고 그 길고 깊었던 마지막 두 분의 사랑과 믿음까지, <사랑하기 때문에>는 그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야말로 '사랑'으로 가득 차 있었던 영화로 사랑 때문에 상처 받았고 사랑 때문에 힘들어 하며 또 사랑에 서툰 사람들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된 이형이 보여주는 '사랑의 치유이자 위로' 할 수 있을 작품이었던 것입니다.
▣ 소소한 웃음과 잔잔한 여운을 담아내는 사랑충만한 영화
한해의 시작으로 보기에 괜찮을 작품 <사랑하기 때문에>
다만 꽤나 톡톡튀는 느낌의 네 사람 개별 에피소드들에 비하면 그렇게 다른 삶의 경험에서 비롯하여 조금씩 되찾게 된 기억과 절대로 놓고 싶지 않은 간절한 사랑의 끈으로 이어지고 있었던 다섯번째 에피소드이자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형' 본인의 이야기는 오히려 조금 늘어지는 모습이더군요. 이는 아무래도 이야기의 템포에서부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롯한 약간의 아쉬움이 아닐까 싶은데, 그럼에도 애절함과 간절함이 느껴지던 이형의 이야기 역시 나쁘지 않았기에 웃음과 함께 잔잔한 여운과 감동 - 특히 '박근형 선생님'의 연기는 정말.. - 을 느끼면서 좋은 느낌으로 볼 수 있었던 작품 <사랑하기 때문에>였습니다. 한 해의 시작에 어울리는, 그야말로 '온누리에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나는 그야말로 '사랑충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 차태현 배우의 친구들이 까메오로 등장합니다. 영화 보시게 된다면 까메오로 나오는 친구들 한번 찾아보시기를!
* 극중 '이형'이 '유체이탈'을 검색하던 장면에서 나온 그 깨알같은 사진 한장, 재밌었습니다. 영화 보시면 눈에 확 띄실거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