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이-라이즈>(원제: High-Rise, 2015)는 상당히 의미가 많으면서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영화 내에서 상징적인 부분을 많이 숨기고 있으면서 현실의 부조리와 계급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부분이 상당히 불친절하고 자극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눈을 찌푸리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이-라이즈>는 상당히 상징적인 부분이 많은 영화입니다. 건물부터 인물의 이야기까지 전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의미가 상당히 복잡하게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손바닥 모양 구상하고 만든 건물을 통해 통제를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것이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지요. 사실 이 건물은 어찌 보면 바벨탑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지만 신의 능력을 탐내고 있고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데, 그 결과는 혼돈(=카오스)입니다. 

 인간은 우위에 서는 것을 원하고 탐욕스럽고 군림하는 것을 원합니다. 사실 과거 군주제가 있었던 것 역시 이 욕망을 보여줄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인간 위에 서고 싶은 인간은 ‘통제’를 하려 하고 그 통제를 하기 위해 ‘계급’을 만듭니다. <하이-라이즈>에서도 그것을 볼 수 있는데, 안토니 로열(제레미 아이언스, Jeremy Irons)은 인간 위에 군림을 하기 위해 방을 디자인하고 제한을 걸어두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토니 로열은 인간을 너무나 단순한 생명체로 본 경향이 있습니다. 계층을 나누고 차별을 두며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고 하지만 그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예상을 하지 못한 것이 그의 한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안토니 로열은 자신이 혼돈(=카오스) 역시 지배를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죠. 

 <하이-라이즈>는 뒤로 갈수록 영화가 상당히 불편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혼돈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 혼돈을 아주 강하게 보여줌과 동시에 그 혼돈 속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존재할지 의문을 가지게 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살아남는 것은 적응하는 것과 같은데, 사실 각자의 욕망을 극대화로 표출을 하고 있는 혼돈 속에서 생존하는 것 역시 힘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존을 위해서는 사실 본인도 미쳐야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합니다. 그 광기가 스스로 통제 가능한 광기인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이죠.

※이 문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있고 
스포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

 쉽게 접근하기 힘든 영화입니다.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도 한몫하지만 영화의 메시지도 모호하게 감추고 있고 영화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쉽게 갈 수 있는 요소는 아닌 것을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힘들게 갈 요소는 또 아니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도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갔는데 의외로 강하게 나오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부분이 하나도 없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당황스러운 부분이 충분히 많이 존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닥터 랭(톰 이들 스턴, Tom Hiddleston)이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가장 핵심은 꼬마 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라디오를 만들고 파이프를 물고 있는 그 꼬마 아이가 영화의 모든 것을 말하고 있는 장면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영화는 확고합니다. 그래도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 너무나 많은 고통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니비니 영화 리뷰 #1179 (2016 #53)

스토리★★★★★★
비주얼★★★★★
연출★★★★★
연기★★★★★★
재미★★★★
사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