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rewrite 

영화 <한번 더 해피엔딩>

마크 로렌스 감독과 휴 그랜드의 벌써 4번째 조합이 되는 영화 <한 번 더 해피엔딩>은, 그만큼 '안봐도 척척의 호흡'이 느껴지는 작품이면서도 '어느정도의 익숙함'도 함께 느껴지는 영화다. 로맨스와 코미디, 드라마를 적절히 섞은만큼, 이런 장르에 '휴 그랜트'는 50세가 넘은 나이임에도 여전히 잘 어울리고, 감독은 그걸 잘 이끌어내준다. 익숙하면서도 가장 잘 하는 장기를 다시한번 이끌어낸 두 사람. 

<그여자 작사 그남자 작곡><투 윅스 노티스>등으로 흥행과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의 이번 작품 <한번 더 해피엔딩>의 원제는 'The Rewrite'다. (글 등을) 다시 쓰기, 고쳐쓰기 등의 뜻으로도 읽힐수가 있는데, 그도 그럴것이 이번 주인공의 직업이 '영화시나리오 작가'이기 때문. 

하지만, 히트작도 15년전에 내놓은것 이후로 줄줄히 망했고, 그래서 일자리때문에 변두리 대학강사로 취직하게된다. 일도 잘 안풀리고, 강사일도 첨엔 시큰둥하던 그는... 오히려 이 일을 통해 삶의 새로운 의미와 전환의 계기를 얻게되고, 인생을 다시한번 고쳐쓸만한 (rewrite) 기회를 얻게되는데...

제목도 패턴도 익숙예상가능한데도, 

영화시간이 유쾌하고 즐거운건 감독과 배우덕분!

<한번 더 해피엔딩>이란 제목은 다소 한국적이고 뻔하게 느껴지지만서도, 영화전체를 보고나면 어느정도 적절히는 어울리는 제목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안봐도 해피엔딩, 어느정도 예상되는 구조다. 이제는 한물간 시나리오 작가, 새롭게 찾은 강사일에서 보람을 찾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고 인생을 뜻있게 다시살게되며 사랑도 일도 인생도 다시찾는다는 이야기. 상당히 뻔해보임에도, 영화가 지루하지않고, 재밌게 그리고 살짝 감동도 느껴지는게 만드는 건, 감독의 이쪽장르에 익숙한 전공의 연출이면서도, 바로 '휴 그랜트'가 있기때문이다.

'로코킹' 휴 그랜트, 

나이먹었어도 여전한 입담과 매력이 가득하다.

휴 그랜트, 로맨틱코미디의 왕자라고도 불렸던 그는, 정말 이런 달달하고도 밝은 분위기의 영화에 참 잘 어울리는 배우다. 얼굴에 주름은 좀 생겼어도, 여전히 여자들을 홀릴만한 미소와 능청스러운 입담은, 매력을 더욱 배가시키는데, 이번 <한번 더 해피엔딩>에서도 그의 조크 덕분에 영화는 내내 즐겁다. 

게다가, 그도 나이가 먹은만큼 삶을 되돌아보게하는 면모의 캐릭터는 물씬 삶의 흔적을 느끼게하듯이 잘 어울리기까지 한다. 누구나 삶을 rewrite 하고싶을때, 그 계기가 생기고 그것이 '교육'이라는 가치있는 부분에서라면 자신의 재능도 활용하고, 좋은 제자도 생기고 극중 그는 1석2조의 의미를 찾게된다. 

글쓰기이든 인생이든 

자기자신을 들여다보고 솔직해질수록 더욱 빛나는 법.

<한 번 더 해피엔딩>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글쓰기- 시나리오 강의'다. 영화에 관한 얘기이면서도, 자신의 얘기와 경험등을 투영하여 글을 써내려가는 선생작가 '휴 그랜트'나 그의 강의제자들 모두 글과 자신의 삶에 최대한 솔직해지려한다. 그만큼 좋은 글이 나온다고도 믿고. 글이란 참 큰 매력이 있는듯, 한 사람을 투영하고 그것으로부터 공감을 얻고, 이번영화에서 가장 재밌던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 아니었나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