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후 이별고민(남자분들 조언 부탁드려요)
멸치잡이 2014.12.14 23:25:17
조회 39,109 댓글 16 신고

저랑 남친은 28 올 중반 낙태를 했습니다. 저는 공무원이고 육아휴직 쓰는데 아무문제가 없습니다.새로운 생명이 제 안에 자라고 있는 것 같고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 남친인지라..혼전임신이라도 낳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무서웠죠..주위시선..제가포기해야 할 것들이 많음을 알기에..

남자친구는 현재 전문대학원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졸업이 2년 남은 상황입니다. 피임 잘 해왔는데 어떻게 임신이 된건지 잘 모르겠어요.콘돔을 써도 백프로는 아닌 모양입니다.

저는 철이 없습니다. 유복한 부모님 밑에서 귀하게?자랐고, 나중에 결혼하고 아이 낳게 되어도 육아휴직하면 나오는 돈 약 백만원으로 잠깐잠깐 아이봐주는 아줌마 쓰면서 그렇게 애 키우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나도 힘들다. 그치만 수술도 무섭고 아이가 너무 불쌍하다고 했습니다.

남친은 마이너스 통장을 뚫고 빚을 지고 살기는 싫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임신한 그 당시 저는 심한 배신감이 들었지만, 아이 아빠니까..걱정하지 마라..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도 2억인데 이거라도 빼서 학비도 대주고 아이도 키울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사실 저희 집이 유복하고, 딸 버리지는 않을테니 염려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양쪽집안에서 챙피하다고 다 버리면 전세라도 빼서 살자고 했던거죠.. 아파트 안살면 그럼 어디에서 사냐고 묻더군요..원룸에서라도 살자고 했습니다. 아무말 없더니..이번에는 자기 동기들한테는 머라고 말하느냐.. 왜 갑자기 결혼하냐고 의심할거다. 가뜩이나 소문이 많은 집단이다.라고 말을 하길래.. 또 달랬습니다. 장인어른 퇴직전에 딸 시집보내고 싶어서 그런거라고 대충 둘러대라고.. 그러더니 이번에는 나 시험기간인데 애가 울고 그러면 어떻게 하냐고 하길래.. 제가 더 이상 대꾸할 말이 없어서 말을 안한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그러더니 하룻밤 자고 나더니 무슨 마음을 먹었는지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자기가 낳고 싶음 낳은거지.. 그러면서 양가 부모님께 알리기로 결정을 합니다. 남친 부모님은 현실적으로 너 학비 대주기도 힘들다. 그런데 생활비까지 우리가 어떻게 대주냐 하면서 강력하게 낙태할 것을 남친에게 권유하더군요..이런건 니가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결혼식 비용도 없다고 하더라구요..그리고 너 지금 공부할 길도 앞으로 많이 남아 있는데 현실적으로 니가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 것 같냐고 하더군요. 남친은 싸우더군요.. 내가 수술하는 것도 아니고 여자친구가 수술받는 건데 어떻게 내가 지우라고 하냐고..그러면서 전화를 끊고 나더니 우리 집이 그렇게 못사는것도 아닌데 엄마가 거짓말한다면서 엄청 실망하는 눈치더라구요.. 외아들인 데다가 자기 아빠 연봉 1억 넘는다고..

우리집 부모님은 걱정하지마라..생활비 대주겠다..니가 낳고 싶으면 낳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어요..믿을 건 남친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이구나..

남친은 저에게 낳지 말자고 말만 안했지.. 싫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그 부모님들 웃겼습니다. 남의 집 귀한 딸인데..

여자 집 쪽에서 어떻게 말하는지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자기 아들 생각해서 지우라고.. 사귄지 삼년이 지나가는데

니 여자친구라는 호칭도 아니고 '걔' 아니면 '그 여자애'라고 말하더군요..

애를 제가 혼자 키우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아무리 경제적인 지원이 있다한들.. 혼전 임신이 얼마나 힘든데.. 남자 쪽에서 그렇게 나와버리면 앞일은 불보듯 뻔하고..나중에 힘들면 제 남친이 '니가 낳자고 한거자나'라고 책임을 회피할 것만 같았습니다.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마음은 아프지만

낙태를 결정했고.. 수술 후 남친은 잘 해주었습니다.

수술비가 130만원 정도 나와서 남친 부모님이 주신다길래..됐다고 했습니다.

제가 아이낳고 생활비 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생활비 못준다고 거지취급하고..결혼식 비용 없다고 사람 거지취급하던게 생각나서 우리가 알아서 처리한다고 성인이니까..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약을 해먹으라고 백만원을 남친통해 건넸습니다.

우리 엄마는 이 때부터 틀어집니다. 아무리 여자가 돈을 안받겠다고 해도. 자기 아들이 아직 학생이라 능력없는 거 뻔히 아는데 돈 백만원을 쥐어주고 싶냐고.. 자기 아들이 저지른 일 60먹어서 그렇게 처리하고 싶냐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남친과 헤어지지 못한 이유는 삼년 만난 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요즘 마음이 정리되어 남친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너는 나한테 지우자고 말만 안했지 안낳고 싶은 거 너무나 티를 냈다. 니가 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럼 내가 학생이고 공부도 남들보다 두세배 해야하고 아기 분유값도 못 버는데 낳고 싶겠냐고 말합니다. 그걸 제가 이해 못해주면 안 된다고 말합니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실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 말이 와닿지가 않습니다. 인터넷에 보면 우리보다 훨씬 여건도 안좋고, 돈이 없어 힘들어도 남자가 책임감 있게 내가 책임질게.. 그런 남자도 있더라구요.. 알바 두개씩 뛰어가면서 대학생이던 남친이 이제는 일곱살 아기 아버지라면서 그런 분들도 계시고.. 아이 심장소리 듣자마자 못 지워서 낳았다는 분들도 계시고

 

제 남친.. 애 심장소리 듣자마자 화를 냈습니다.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이 병원 이상한 병원이라고.. 왜 애 심장소리는 들려주냐고.. 어차피 지울 건데 내 가슴만 아프게.. 그러면서 막 화를 냈었거든요.. 그당시에 저는 이러다가 내가 안 지운다고 할까봐 얘가 걱정되서 이러나 싶었죠..

 

저는 28이고 이제 결혼 적령기인데 남친이 학생이라 임신전에도 걱정이 많았습니다. 수술하고 나서 마취 깨자마자 30에 결혼하자고 저에게 그러더군요.. 그런데 그 이후로 맨정신에 한번도 그런 얘기를 안하고.. 30에 자기 인턴하고 있는데 결혼하는 것이 희생이라고 말하더군요..

 

여자라면 그렇잖아요.. 임신한 우리 아이 축복받아야 되는데 나는 그럴 줄 알았는데 .. 이러니까.. 저보고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봤다고 했습니다... 한마디 한마디 이제보니 다 상처내요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아래 부터 요약하면

 

남친은 그런 자잘자잘한 거 자기가 실수한 말한 거 신경쓰지말고 크게 보라고 얘기합니다. 내가 낳지 말자고 했냐며.. 자기가 원하면 낳는 거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우리 부모님이 생활비 대줄 거 같고.. 내가 아파트 전세금도 빼준다고 하니까 낳자고 한거 아니냐니까 그게 무슨 자기가 그 상황에서 결심한거에 큰 도움이 된 줄 아냐면서..현실적으로 낳고 싶은 남자가 어디 있겠냐고 말합니다.

 

네.. 저도 여자라 이 남자가 그래 책임질게 해주길 바랐습니다. 학생이라 졸업까지 기다리기 힘들면 알바라도 해서.. 혹은 취직이라도 해서(학부도 명문대 출신이고 학점도 좋아서..)저 책임져 준다고 그럴 줄 알았습니다.

 

그런 남자가 어디 있냐고 얘기하더군요..자기가 지금 이 자리를 가지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데.. 그러면서도 저를 사랑한다고 말합니다.헤어지기 싫답니다.. 자기 인턴 끝나는 겨울에 결혼도 하겠답니다. 옛날에는 결혼 얘기만 해도 진저리를 치더니 요새 웨딩촬영하는 커플을 보면 이제 우리도 얼마 안 남았다는 둥, 결혼하면 애는 어떤다는 둥, 이런 말 합니다.

 

저밖에 없답니다. 저를 사랑한답니다...

 

이 남자 진심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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