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한 남자와 다리가 없는 연약한 한 여자가 있다. 둘은 우연히 만나, 그 인연을 이어간다. 서로가 서로의 인생의 밑바닥에서 구원해주는, 서로가 서로의 정신적,육체적 다리가 되어주는 짠한 인생드라마. 

마리옹 꼬띠아르, 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의 살아있는 연기를 통해, 한 남자의 거친 인생과 한 여자의 애잔한 인생이 겹쳐지면서 하나의 구원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그려냈다.

남자 '알랭'은 쉽게 말하면, 1차원적 단순한 사고관과 행동을 가진 거친 남자다. 덩치만큼의 주로 몸 쓰는 일을 하고, 좋게말하면 쿨하고, 나쁘게말하면 배려등의 깊은생각은 없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착하고 편견 등도 없다. 그래서, 다리를 잃은 '스테파니'에게도 아무 편견없이 편하게 다가가고, '스테파니'는 동정심으로 바라보는 지인들보다 그런 그가 편하고 마음이 이끌리게된다.

'스테파니'는 다리를 잃기 전까진 나름 멋진 삶의 여성이었다. 하지만, 사고로 다리를 잃고난 후부터는 세상을 잃었다. 그 어둠의 밑바닥에서 꺼내준게 바로 남자 '알랭'이다. 동정심보다 아무 거리낌없이 다가와서 같이 밖에 나가자고, 수영하자고 하는 그와의 일상이 자연스레 좋아졌다.

<러스트 앤 본>은 이렇게 신체적 장애를 가진 여자와 정신적 상처를 지닌 남자의 우정과 사랑을 다루고있다. 이 영화의 놀라운 점은,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하는 두 다리가 없는 여성으로써의 진실한 연기 & 듬직한 남자 '알랭'을 보여준 '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의 연기, 또 하나는 작품적으로 참 공감가게 많은 감정들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러스트 앤 본>은 크게 1부격인 '스테파니의 인생회복기'와 2부격인 '알랭의 인생회복기'가 이어지고 어우러진다. 다리를 잃은 스테파니의 회복기는 정말 눈물날 정도로 애잔하며, 그 곁에서 그녀를 지탱해주고 이끌어주는 '알랭'의 모습은 듬직하다. 물론, 너무 단순하고 책임감도 없는듯한 야수같아서 때로는 너무 거친감도 없진않지만. '스테파니'가 그 덕분에 회복기를 거쳐 다시금 '고래와의 조우'를 하는 장면에선 정말 눈물 날 정도다. 케이티페리의 Firework라는 노래가 그녀가 고래를 조련할 때의 노래였는데, 그 노래를 듣고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며 사인을 하는 그녀의 모습, 인생의 끈을 다시금 잡았다는 신호, 그것을 보여주는 연기와 장면은 정말 베스트였다.

 <이 영화의 감정적 베스트씬인 두 장면, 

정말 가슴이 쿵쾅거릴 정도로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준 장면이다.>

2부격인 '알랭'은 어린아들도 있고, 먹고살기도 힘들다. 되는대로 사는, 그에게 깊은 생각같은건 없어보인다. 오로지 몸과 행동이 먼저고, 그래서 쉽게 사건사고하고도 엮이지만, 대신 생각등을 통한 편견등은 없다. 그것이 '스테파니'와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장점이 되었다. 동정따윈 생각해본적도 없고, '그녀를 있는 그대로 보았다'. 어쩔때 듬직한 남자로써의 모습을, 어쩔땐 정신적 배려나 생각부분이 얕기에 그런 정신적 상처가 있는 그의 인생회복기가, '스테파니'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렇게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러스트 앤 본>을 보다보면, 인간관계란 참으로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또 한번 든다. 오히려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서, 삶의 빛을 전해받을 수도 있다. 서로의 '힘든 일'을 통해 '삶이 죽어있음'을 느끼던 그들은, 시궁창같은 삶에서, 서로를 통해 새로운 삶을 건져올릴 수 있었다. 바로 '몸이 살아있음'을 통해서. '스테파니'는 그토록 일상적으로 했던 수영을 사고후 알랭을 통해서 다시금 하면서 '살아있음'을 새삼 느끼기 시작했다.

반대로, '알랭'은 아들의 사고를 통해 아들과 그녀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아들을 구하기위해서 수많은 주먹을 날렸던 얼음바닥.. 그 결과 손은 부러졌다. 사람의 손에는 '27개'의 뼈가 있다. 뼈가 부러지면, 쉽게 붙기도 하지만, 손의 뼈는 그렇지않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경기에서 주먹을 날릴때마다 그 '고통'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그 아픔과거에서 벗어날 욕구가 생길거라는 그. 이렇게 서로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면서, 삶의 밑바닥에서 나와 새로운 서로의 인생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뼈가 으스러질 정도의 감정의 충돌과 육체의 충돌을 통해, 삶에서 '살아있음'을 느낀, 그래서 새로운 비상을 이뤄낸 그들의 이야기 <러스트 앤 본 Rust and Bone>은 그만큼 더 짠하게 다가온 인생드라마였다. 두 배우의 연기, 영화의 최고의 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