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 아쉬움 가득한 리메이크, 하지만 '폴 워커'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으시다면..
★★☆
" 폴 워커를 기리며... "
<테이큰>이라는 액션의 바이블을 연출했던 피에르 모렐 감독의 2004년작 <13구역>은 그의 연출 데뷔작으로 여전히 많은 액션 영화의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이른바 '야마카시'로 알려져 있는 '파쿠르 액션'의 대표적인 작품이기도 하구요. 그야말로 단련된 인간의 몸이 얼마나 치명적이면서도 아름다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던 작품이었던 것인데 이 영화 <브릭 맨션>은 바로 그 작품 <13구역>을 리메이크하고 있는 영화로 <13구역>에서 멋진 파쿠르 액션을 보여줬던 '데이빗 벨'이 다시 출연하고 있지만 그의 옆자리는 올해 초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폴 워커'가 대신하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떠나버려서 안타까운 또 한명의 배우 폴 워커, 이 작품 <브릭 맨션>은 그의 유작입니다.
"무능한 감독은 반복할 뿐이지만, 유능한 감독은 재해석을 한다."
전자에 해당되는 리메이크, <브릭 맨션 : 통제불능 범죄구역>
< ▲ 원작 '13구역'에 출연했던 데이빗 벨, 이번 작품에도 출연합니다.
영화 시작과 함께 보여지는 그의 파쿠르 액션, 여전하더라는 ! >
'리메이크' 된 작품에 대한 평가로 "무능한 감독은 반복할 뿐이지만, 유능한 감독은 재해석을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리메이크라고 할지라도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거기에 감독만의 독특한 재해석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그냥 원작 영화를 그대로 다시 한번 반복만 하고 있는 작품도 있다는 것인데 이 작품 <브릭 맨션>은 전자에 해당되는 영화입니다. 배우와 배경만 '디트로이트'로 바꼈을뿐 작품이 담아내고 있는 이야기는 <13구역>의 그것을 그냥 그대로 반복하고 있을 뿐이니까요. 게다가 설정에 있어서도 <13구역>의 여동생 '로라'가 이 작품에서는 여자친구 '로라'로 바꼈을뿐, 모든 점에서 동일합니다. 이렇게 그저 반복하고 있는 리메이크가 꼭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되풀이 하고 있는 것에 그치다보니 영화의 이야기에서 별다른 매력을 느낄 수가 없더라구요. 그나저나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에서도 그렇고, 한때는 미국 최대의 공업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디트로이트가 이제는 이런 식으로 '황량함, 범죄의 온상'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참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원작의 '시릴 라피엘리'에 비하면 '폴 워커'의 액션은 많이 못미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남발되고 있었던 '슬로우 모션'은 나중엔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 ▲ 원작의 여동생 '로라', 이번 작품에서는 여자친구 '로라'로 ! >
그렇다면 이제 이 영화에 남은 것은 바로 '액션'이죠. 사실 그것을 기대하고 찾아본 영화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고인이 된 폴 워커에 대해 안좋게 말하는 것이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13구역>에서 폴 워커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던 배우 '시릴 라피엘리'에 비하면 폴 워커의 액션은 많이 심심하게 느껴지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시릴 라피엘리는 세계 최고의 스턴트맨이자 배우이고 전문 무술 감독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능력에서는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세월이 10년이나 지난만큼 '데이빗 벨'의 몸놀림 역시 입이 쩍 벌어지게 만들었던 원작의 그것에 비하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기도 했었는데 그렇다보니 자주 사용되면서 이들의 액션을 조금 더 스타일리쉬하게 보이기 위한 시도였던 '슬로우 모션' 기법들 역시 별다른 효과를 느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는 그저 남발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으니 말이죠.
이야기를 위해서 필요한 액션이라기 보다는 그저 보여주기식 액션들이 가득
게다가 그 액션마저 원작 <13구역>에 비하면 딱히 인상적이진 않네요
< ▲ 영화는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이 배우 '폴 워커'의 유작이니.. >
게다가 이 두배우가 보여주는 액션들이 이야기를 위해서 필요한 액션이라기 보다는 그저 보여주기식의 액션으로 느껴집니다. 때문에 영화의 이야기는 그저 액션을 이끌어 내기 위한 최소한의 연결고리만을 유지한채로 흘러가고, 그렇게 이야기에는 빈 구멍이 숭숭 뚫려 있더군요. 게다가 '악당보다 잔인한 정치인들'과 '알고보면 인간적인 악당들'이라는 대비 구도를 형성하여 현실 풍자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시도를 보이긴 하지만 그야말로 시도만 있을뿐이기도 했구요. 물론 이 영화의 키포인트는 '액션'이고 그것이 주가 되어야 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토록 안일하게 짜여져 있는 구성에 아무리 훌륭한 액션이 담겨있다고 한들, 과연 그게 좋은 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드는데 <브릭 맨션>은 그 액션마저 원작에 비하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다보니 그저 촌스러운 리메이크로 느껴질 뿐이더군요.
하지만 '폴 워커'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이 작품 <브릭 맨션>
그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찾아봐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 ▲ 영화속에선 절대 죽지 않는 불사신 같았던 '폴 워커', 하지만 영화와 현실은 달랐네요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어쩌다보니 안좋은 이야기만 쓰게 된 <브릭 맨션>의 리뷰, 하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는 봐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이 작품은 올해 초 세상을 떠나버린 '폴 워커'의 유작이기 때문인데 영화가 영화이다보니 갑작스럽게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버린 그의 마지막이 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했었습니다. 영화에선 건물과 건물 사이를 날아다니고 그 치열한 카체이싱 속에서도 멀쩡했으며 빗발치듯 쏟아지는 총탄속에서도 살아남은 그였지만 역시 영화는 영화일뿐, 현실은 결코 영화와 같지가 않았으니..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난 뒤에 나왔던 문구 '폴 워커를 기리며'라는 문구가 더 안타깝게 느껴지더라구요. 영화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폴 워커의 팬이시라면, 그가 남기고 간 마지막 액션을 보고 싶으시다면 이 작품 <브릭 맨션> 한번 찾아보셔두 괜찮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