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요.. 할말 많지만 추석부터 일어난 일들만 적습니다.

추석 전날 음식만들러 시댁갔더니 다짜고짜 둘째 시누가 하는 말. "올케가 만든 전 먹으려고 엄마가 만든건 안 먹는다고 했어." (미리 부쳐논 전도 없었고 음식 만들기 시작도 안 한 상태였음) 하길래 어이가 없어 무표정과 무응답으로 응대했습니다. 어머니 손이 크셔서 한참을 전부치니 신랑이 "누나는 왜 아무것도 안해? 와서 좀 해." 그랬더니 더 가관 이더라고요. "내가 잘 부치긴 하는데 올케가 전부치는거 좋아하니까 올케가 해봐~ 동그랗게^^". 옆에 시모는 "아들~ 엄마가 그러는거 아니랬지!"라며 시누편을 드네요.ㅎㅎ 전부치기 후 큰 시누 오전에 시댁갔다가 친정에 왔어요. 매년 저 패턴으로 친정에 와요. 신랑이 저한테 "음식하느라 고생했어." 하니까 큰시누가 "며느리는 다 그런거야." 하더라고요. 자기는 명절전날 친정와있으면서 뭐라는건지.

두번째 음식은 송편빚기. 시댁은 차례를 안지내서 그냥 식구들 먹는거만 하는건데도 3시간을 빚었습니다. 큰시누네 시댁에 보낼라고 만드는거였죠. 다 빚을 즈음 아기가 보채서 재우고 나왔더니 시모가 우리 며느리 줄라고 송편 쪘다며 접시에 내오는데 왠걸요. 큰시누네 애들이 장난쳐서 만든 송편만 100퍼센트 인거에요. 담다가 몇 개 섞인것도 아니고 전부다요. 순간 짜증이 확 솟구치더라고요. 좋아하지도 않는 송편 큰시누 시댁 가져다줄거 뻔히 알면서도 몇 시간을 일했는데 먹는거가지고 저러니 정말 서럽기도 했고요. 참으려다 한마디 했습니다.

"어머니~~ 송편이 전부 다 못생긴것만 있네요. 저도 이쁜 송편 먹고 싶어요~~."  시아버지가 보시고 "다 왜이래? ㅇㅇ(시누이름)아 이거 다 너네 애들이 만든거니 니네 시댁에 싸가라.".하시니 큰시누가 다시 담아와서 "올케 이쁜 송편 여기 있네." 하더라고요. 명절 당일 아기가 보채서 계속 안고 있다가 재우고 잠시 쉬는데 시모가 가만있는거 보기 싫었는지 음식좀 옮기라고 시키길래 시키는대로 다 했습니다. 시모 시누들 시이모까지 다들 친정에 와있고 저만 혼자 시댁인데 저렇게까지 하니 너무 속상해서 신랑에게 "여기서 나만 시댁이네.. 나도 엄마 보고싶다" 하니 자기가 생각이 짧았다고 미안하다 하더라고요.

그동안 시댁때문에 쌓인것도 많았고 추석때 일로 몸도 무리한데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몸살에 장염으로 병원에서 수액맞고 왔습니다. 병원서 2시간 누워있으니 그런 생각들더라고요. 내 몸 축내면서까지 참고 살면 나만 손해고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 없으니 이제라도 똑바로 정신차려야겠다고요.

추석 이후 3주간 시댁에 발걸음 끊었습니다. 일주일 2~3회 시댁 방문하다 안가니 시모가 삐졌다고 신랑한테 말했나봅니다. "엄마 삐졌대. 애기 안보여줘서. 얼굴만 비추고 오자." 하길래 "오늘은 나도 가고 싶지 않아. 매번 이렇게 고개 숙이고 들어가니까 어머니 갈수록 심해지시잖아. 이제 나도 아닌건 안할래. 혼자 다녀와." 해서 아기 데리고 혼자 들어가더니 5분도 안되서 나오더라고요. 아기가 대성통곡해서 바로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추석전전날 장보기. 추석전날 음식만들기. 추석당일 바로 친정 안가고 시누이들이랑 저녁식사.(신랑이 매년 명절때 시누들 못보니 아쉽다하고 해서 이번 명절엔 친정에 하루 늦게 가기로 합의봄)

이정도 했으면 며느리 도리 다 한거 아닌가요? 

신랑이 풀자고 마련한 자리에서 저한테 하시는 말이 명절 다음 날 아침에 자기한테 인사 안하고 친정 갔다고 제가 자기를 시어머니로 생각 안한답니다. 자기는 송편 저한테 못생긴거 준게 이쁜건 저 친정 갈때 보내려 한거라고요. 그러면서 자기가 더 서운하다고 혼내더라고요. 명절 이번이 네번짼데 이전 명절에 한번도 송편 싸준적 없었습니다. 다 큰시누네 시댁 보냈죠. 그래서 제가 "형님들은 명절 전날도 친정에 있었고 다음날도 차례만 지내고 바로 오셨잖아요. 저도 저희 엄마보러 친정 빨리 가고 싶어요. 어머니랑 오빠가 명절에 식구들 다 못모이는거 아쉬워 해서 이번엔 양보한거고  추석저녁에 친정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했습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자기 딸들은 도리를 다 하고 온거래요.  그러면서 차를 놓고갔으면(명절날 신랑이 술을 마셔서 시댁 근처에 차 주차해놓고 집까지 걸어갔어요.) 온김에 올라와서 인사하고 가야한답니다.  자기를 시어머니라고 생각하긴 하냐면서 저보고 할 도리도 안하고 친정에 갔답니다. (친정가는 날 차는 신랑이 혼자 가지러 갔었고 저는 3일내내 시댁에 묶여 짐도 못싸논 상태라 집에서 짐싸고 있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해도 막무가내에요.

시집와서 한 번도 할 말 안하고 참다가 처음으로 할 말 했더니 시모가 울그락불그락하며 "너 당돌하다. 여태 어떻게 참았니?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르듯 시집을 왔으면 우리집 법을 따라야지! 안따를 거면 우리집에 오지마!" 하며 뒤에 하면 안될 비교와 비방들... 설거지는 몇번이나 했냐 다른 며느리들은 안그런다. 우리 딸들은 안그런다... 며느릴 잘못 들였다... 정말 수위를 낮춘 표현들이 이정도 입니다. 나중엔 저희 부모님 욕까지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머니 부모님 얘긴 하지 마셨어야죠. 지나치게 선을 넘으셨어요. 아무리 며느리라도 그런말 함부로 하지 마세요. 그리고 전 설거지 하려고 시집온게 아닙니다. 당연히라고 말씀하시는것들 절대 당연한게 아니고 제가 배려로 하는 일들입니다. 여기 이 자리는 풀자고 만든 자리지 또 새로운 상처주려고 만든 자리가 아닌데 어머니가 오해하고 계신것 같네요. 더 여기 있을 필요 없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먼저 오지말라고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하고 나왔습니다.

그 날 밤 둘째시누가 신랑한테 문자 보냈더라고요. "기본도 못하는것이 주제파악까지 못하니 참을 수 없네. 객관적으로 봐도 이해가 안가서 가만 못있겠다." 라는 내용으로요. 기가 찼습니다. '객관적'이란 단어가 한쪽말만 듣고 앞뒤사정도 모른 채 자기 기분 내키는대로 올케한테 주제파악 운운하는 사람이 쓰기엔 적절치 않은 단어죠. 본인 잘못은 인지도 못한채 자기가 도덕녀 개념녀인양 착각하고 남동생을 갈구더라고요. 누나가 남동생 중간에서 힘들겠다고 다독여주진 못할망정 잡아먹으려드니 신랑이 너무 불쌍했어요. 신랑이 심한말 한거에 대해 지적하고 당시 상황설명하고 누나들은 부채질 말고 기다리며 엄마 잘 위로해주라 하니 누나들을 바보로 아냐며 또 개념녀 코스프레를 합니다. 저런 참견이 고부 갈등에 불을 지피는건 인지도 못하고 다 참견못해 안달인 시누들. 저 서운한건 아무한테 말하지 말고 자기한테 말하라면서 자기 서운한일은 매번 시누들한테 말해서 일 크게 만드는 시모. 정말 너무너무 싫습니다. 신랑은 미안하다며 저 풀릴때까지 시댁 안가도 자긴 할말 없다하더라고요. 진심으로 사과받기 전까진 볼 생각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