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시아버님 전화오셔서 우리잘지내냐는 말도 없이 바로 본론으로..
"이번설날 당일에는 아침에 제사모시고 바로 통영(경남)가자. 친정에는 그전에 갔다온나.."

ㅠㅠ
우울합니다...
저희 친정은 아버지가 병중에도 몇년전에 저희 결혼하시는것만 보고 눈감고 싶다고 항상 말씀하셨는데, 그 결혼을 기다리다가 남친이 어리다는 이유로 시댁의 시부모님들이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시다가 결국 돌아가셔서, 자식 한명도 결혼하는것 보지 못하고 돌아가셔서 마음의 한이 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어머니의 마음에도 그 씁쓸한 마음이, 눈물로 남아있지요..
그렇게 돌아가신 후에도,장례식장에 오시지도 않으셨지만, 시부모님들 누구도 저한테 따뜻한 말한마디 없었습니다...
참 섭섭하더군요....


그래서 저희 친정의 설날은 더욱 쓸쓸하답니다..
남동생둘이랑 엄마랑 이렇게 설연휴 내내 있다가, 설당일날 제사모시고, 부산에 영락공원에 셋이서 그렇게 가야한다고 생각하니..갑자기 막 서러운 생각에 혼자 좀 울었습니다..
딸자식은 자식아니냐는 생각도 들고...
저희아버지 돌아가신곳에는 신랑이랑 저랑 먼저가봐야하는것 아닙니까??
친정어머니도 하나밖에 없는 딸....기다리실텐데...

그전에 갔다오라면 도대체 그전 언제를 얘기하는거겠습니까??
2월 5,6 -첫째주, 토,일 이렇게 다녀오라는 얘기이겠죠??
저희는 8,9,10 이렇게 빨간날 밖에 회사도 안쉬는데....5,6일을 얘기하는거겠죠?
8일날은 시댁가서 음식하고 9일날은 통영가서 하룻밤자고 10일날 부산올라오면 오후가 벌써 되겠지요...ㅠㅠ

솔직히 아무날도 아닌날 친정 가기싫습니다...
저도 명절에 가고 싶습니다..
결혼하면 시댁사람이라는 말도 너무너무 듣기싫고 막 화가 납니다..
갑자기 신랑도 막꼴보기 싫어지고요..
그렇게 무조건 먼저갔다오면 안돼겠냐고 저한테 물어보시는것도 아니고 명령조로 막 짜증내듯이 얘기하시는 시아버님도 밉습니다..

결혼했으면 저희아버지가 ,신랑한테도 아버지 되는것 아닌가요?
그럼 아버지 산소에 먼저가보는게 맞지않나요??
통영에는 신랑 친할머니,친할아버지 산소가 있고 살아계신것도 아닌데...
가야하나요..꼭??
저희 친정쪽으로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다 살아계셔도 명절때 한번도 내려가서 찾아뵙지도 못하고...손녀딸은 그래도 되는겁니까?

저희 시댁어르신들은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서 저한테 그렇게 하시는거겠죠?

친정에는 말도 못꺼냈습니다...
분명히 괜찮다고 하시겠지만, 제가 안괜찮습니다..
괜히 먹고사느라 고생하시는 엄마, 용돈 한푼 못드리는 제가 너무 미워서..몇날 몇일 이렇게 눈물만 자꾸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