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참..
어이가 어이가..
글이 매우 깁니다..
하소연 할 곳이 없어서 이 곳에 글을 씁니다..

오늘 결혼하고 처음으로 신혼집에서,
양가부모님들께 식사대접을 했습니다..

저녁 6시 약속,
아침 일찍부터 친정엄마와 저는 상다리 부러지게
상차림을 준비했습니다.

친정엄마가 첫대접은 잔칫날이라시며..

하루 종일 가스불 앞에서 땀 흘려가며 준비한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시간 맞춰 오신 시부모님..

즐겁게 식사를 시작하였고,
신랑이 기분좋게 고급양주를 꺼내어 먹었죠;;
그담 소주.. 그담 맥주..

분위기는 무르익어 갔습니다..

잠시 후..

신랑이 얘기를 꺼냈습니다.

사실,
저희는 고양이 한마리,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제가 처녀적부터 키우던 고양이..
한달전에 신랑이 끔찍이 키우고 싶어하던 강아지를 데려왔습니다.

시댁의 엄청난 반대..(시댁이라기보다는 시엄마의 어마무시한 반대)

저는 결혼 3개월 전 임신으로 9주쯤 유산했습니다..
수술하고 일주일 뒤,

시어머님이 고양이 버리라고 하시더라구요..
"니가 지금 고양이 키울때니? 애기가 잘 큰것도 아니고,
유산된 마당에!! 니가 니몸 조심해야 할 것 아니야!!"

엄청나게 화내시더라구요..
저는 울면서 전화를 받았습니다ㅠㅠ..
이제 가족인 아가를 어떻게 버리겠습니까ㅠㅠ..

3번의 호통이 있으시고,
신랑이 강아지까지 데려왔습니다.
모든걸 오빠가 커버해준다고 걱정하지 말라며..

오늘 식사자리에서 신랑이 이 얘기를 꺼냈습니다.

시어머님이 자리를 비우신 사이..
신랑이 시아버님께 먼저 운을 띄웠습니다.
"강아지는 제가 너무 키우고 싶었습니다.
알아서 잘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시아버님 왈
"나는 모르겠다~ 너희 어머니랑 얘기해라~"
(시아버님은 재혼하신 새아버님입니다.)

잠시 후,
시어머님이 오시고 신랑이 다시 얘기를 했습니다..

그때부터 언성이 높아졌습니다.
시어머님이나 신랑이나 성격이 불같습니다.

신랑이 자료근거로 아가들 정서적으로 면역력으로 좋다고 설명하고, 신랑이 알아서 하겠다!! 라고 얘기하고..
시어머님은 무조건 안된다!! 니가 알아서 한다고 하고나서 애기 유산됐다고!!(시어머님은 저희 잠자리까지 참견하십니다.)

점점 더 언성이 높아지고,
온동내가 떠나가라 고성이ㅠㅠ(저희집 아파인데.. 민원들어올까봐 노심초사..)
결국.. 신랑의 입에서 쌍욕이 나왔습니다..
저희 신랑 어른들께 예의는 세상 누가 따라할 수 조차 없을만큼 바른사람입니다;;
그리고, 신랑은 어릴때에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아버님이 돌아가셨습니다..(아버님의 대한 사랑이 남다름..)
어머님은 이혼전에 바람을 피시고,
지금 현 시아버님은 세번째 시아버님..

신랑은 친가에 맡겨져 자랐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에 대해 상처가 깊고, 불신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신랑이 소리를 지르며 울분을 토하더라구요..

신랑이 상을 던져서 그릇들이 모두 와장창 깨지고..
시어머님과 몸싸움 지경까지..

저랑 친정엄마는 너무 놀래서 한 사람씩 붙잡고,
울면서 말리고..

깨진 그릇들을 밟아서 온 집안은 피투성이..
진짜 온 집안에 피들이.. 쓰러질뻔 했습니다..

신랑 눈빛이 너무 달라져서 제가 정신차리라고,
울면서 뺨까지 때렸네요ㅠㅠ..

시아버님은 이 상황에 나몰라라 창밖보시며,
"좀 조용히해라~ 밖까지 다 들린다~"

헐.............................

시어머님이 저를 붙잡고 소리지르며 따지기 시작합니다..
얘기하지 않았냐고, 왜 일을 이렇게 붉어지게 하느냐고..

저도 화났지만 참았습니다..
거기서 싸움만 커질것 같아..

순간, 제 몸이 심상치가 않았습니다..
배가 찢어질 듯 아프더라구요..
몰랐는데 임신초기인듯 합니다..

울면서 친정엄마한테 기어가 배아프다고 매달렸습니다..
신랑과 친정엄마는 제가 임신같다고 하셨었어요..

신랑이 순간 피투성이 된 발로 달려오더니,
저를 침대에 눕히고..
친정엄마한테 뜨거운물로 수건을 적셔달라해서
배위에 올려주더라구요..

울면서 정신없는데..
시아버님과 시어머님이..
"사돈~ 저희 가볼게요~"

이러시더니.. 휭~ 가버리셨습니다............

친정엄마는 완전 화나시고........

저는 병원다녀왔습니다..

피투성이 집과, 깨진그릇만 남긴채 모든게 끝났습니다..
내일 시어머님께 전화드리려 하는데,
사실.. 연끊고 살고 싶습니다.....

신랑은 친정엄마 앞에 무릎꿇고 죄송하다 사죄하고..
친정엄마는 괜찮다 위로하고..

너무 답답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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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관심과 조언 감사드립니다..

저희 친정은 아버지가 저 어릴때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기 2년 전 지금 엄마랑 재혼 하셨습니다.
친 자식처럼 잘 키워주셨습니다.

신랑이 저희 엄마를 자신의 어머니와 내심 비교를 한 듯 합니다.

왜 친엄마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인지..

신랑과 시어머님은 따로 떨어져 살다가..
신랑이 20살 무렵,
먼저 어머니를 찾았다 합니다..

그 이후로 시어머님의 남자는 계속 바뀌었고..
그때마다 계속 상처를 받은 듯 합니다..

지금 현시아버님은,
어찌됐던 이제는 아버지라 부르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버지의 역활은 생각도 안하시고,
모르쇠로 일관하시면서..
대우는 받고 싶어 하시니..
신랑은 이제 남이라 합니다.

신랑의 친가쪽과 외가쪽 얘기를 들어보니..
어머님의 과거가 너무 안좋으시더라구요..

이 정도로 심하게 부딪힌 적은 없었다 합니다..

끊임없이 부딪혀 오면서,
신랑은 하나밖에 없는 가족이라 붙잡으려 계속 잘못했다 빌고..
시어머님은 그런 신랑을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휘두르셨습니다.

이제 결혼을 하니,
저까지 휘두르려 하십니다.

글 속에는 없지만..
아들 결혼으로 장사하셨고,
아들의 청약통장까지 가져가시고,
저희 살림 하나하나 참견하시고,
부부 잠자리까지 터치하시며..
제가 "네, 네.." 만 하며 착하게 대하니..
점점 정도가 지나치십니다..

신랑이 의지하는 집안 어른이 계신데,
이제 안되겠다 하십니다.
시어머님을 찾아가셔서 끝을 내겠다 하십니다.

이제야 자신의 가정을 가지고,
행복하게 사려는 아들을 도와주시지는 못 할 망정..
시댁때문에 불화만 생깁니다.

친정엄마도 심각하게 생각 중이십니다.
이런 집에 딸을 시집보낸 죄책감에 고통스러워 하시구요..
아버지가 없어서 이렇게 무시당하는 건가 싶어 속상해 하십니다.

신랑과 진지하게 대화끝에,
우리가 가정을 지킬 방법은 시댁과 안보고 사는 방법밖에 없다,
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둘과,
우리 가정이다.. 라는 것입니다.

언젠가는.. 시간이 흐르고 흐르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날이 오겠지요..

시어머님께서 툭하면 저를 흘긋 보시며,
유산된 이야기를 하셨었습니다.
아기가 약해서 였지만,
저는 모든게 제 탓인듯 죄책감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번 싸움에서도 또 말씀하시고..
일부러 제 표정보시며,
더 파고들어서 말씀하시더라구요..

제가 살아야 하기에,
이제는 놓으려 합니다.

앞으로는,
신랑과 행복한 결혼생활, 좋은 이야기로만..
글을 올리겠습니다..^^

많은 조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