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들이 둘 있는 7년차 주부에요..5살 4살..울 친정엄마가 다 키워주셨다구 해두 과언이 아니지요.
23살에 철없는 엄마가 낳은 울 큰아들은..지금도 철없는 아빠랑 컴퓨터와 텔레비젼 채널을 갖구 서로 티격태격 한답니다.(^^모두 철분부족^^)
임신해서 첫아이를 낳구 그해 10월에 결혼식을 했지요..첨부터 많이도 삐걱대던 결혼생활..
어린 며느리와 시부모님간의 지겹도록 길기만한 전쟁..울기도 마니 물구 이혼하자는 말도 잠자구 눈뜨면 하기 바빴던 날들..
큰 애를 낳구 산후 우울증을 겪었던 저는 정말이지 매일 전쟁통속에 앉아있는 사람처럼..제자신 하나 추스리지도 못해서 밥도 설겆이도..빨래도 할수가 없었답니다.
착하기만 한 울 큰언니(저흰 딸만 셋이지요..제가 둘째에요)..매일 와서 청소해주구 밥해주구..늘 누워서 허공만 쳐다보는 저에겐 가장 큰 힘이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철없는 며느리였는지..시부모님과의 맞지않는 성격도 문제였지만..지금 생각해 보믄..서로 오랜시간 가족이 아닌 남으루 살다가 남편 한사람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이뤄 진짜 가족이 되는데는 그만큼 고통이 따른다구 봐요..
무조건 싫었어요..시부모님이..결혼초 많은 언쟁과 상처가 있어서 그러기도 했지만..제가 용서를 못했던 거지요..
하나부터 열까지..시부모님..남편..죽도록 밉고 싫은게..제자신이 먼저 돌아버릴것 같아서..정신을 놓을까봐 두려워 지더군요..
숱하게 울구 싸우던 날들..남편도 마니 울었어요..제가 매일 잠자구 일어나면..낯선 사람처럼 이혼하자구 졸라대서..
그땐 몰랐어요..산후 우울증을 겪고 있는지두..많은 산모가 아이를 낳구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런다는데..
그렇게 2000년 밀레니엄..어쩌네 하며 새해가 시작됬지요.
둘째 아기가 태어났어요.
그리구 백일잔치를 했지요..그게 울 시부모님과 저의 마지막 만남이 되었구요.
그렇게 오랜 시간..2004년 여름..시부모님을 다시 뵈었답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루 산세월보다 남으루 산 시간이 더 크기만한 우리 가족..
시댁에 그새 다 커버린 아이들과 손을 잡구 문앞에 다다랐지요.
대문 앞에 서계시던 울 시아버지..절 알아보지도 못하시더군요..
죄송하구 미안해서 얼굴을 들지 못했습니다.
몇년간의 기나긴 침묵이 끝나구..철없었던 저를 용서해 달라며 무릎을 꿇었지요..
그동안 그분들도 많이 변하셨더군요..
많이 너구러워 지시구..절 바라보던 눈이 정말 이젠 저와 눈을 맞출수 있을만큼..
그분들도 세월앞에선 어쩌지 못하셨는지..
그렇게 가기 싫던 시댁이..'시'자라는 소리만 들어두 예민해지던 제가..어쩔수 없이 두아이의 엄마가 되구 한 남자의 아내로 7년을 살다보니..저두 변했더군요.
우린 이제 정말 가족이 되었나 봅니다.
얼마전..시아버지께 전화를 드렸어요..
[아버님..저 현수엄마에요..추우시죠~~~.....]
울 시아버지 그러시데요[안힘들어..너네 얼굴만 보믄 안힘들어..놀러와라..맛있는 거 해먹게..]
앞으로 살면서두 또 커다랗구 작은 분쟁들은 끊임없이 생기겠지요.
하지만..아파두 다시는 이 소중한 가족의 끈을 놓아버리지는 않을겁니다.
전 아직 나이가 많지는 않은 며느리라 때론 싫은 건 싫다구 말하는 못된 며느리가 되기두 합니다.
하지만..시부모님두 아시지요..저처럼요..
서로 맞춰가야 하는 과정일뿐이란 걸..
착하구 순진하신 소녀같은 우리 시어머니..
김장김치 더 많이 가져가라구 쌀 가져가라구 매번 성화하시는 울 시어머니.
약주한잔 드시면 울 며느리랑 데이트하자구 하시는 울 시아버지..
이젠 제가 엄마가 되구..사람이 됬나 봅니다.
그저 저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이렇게 좋으신 분들 주신게 얼마나 감사한지..
이번주 주일엔 애들 손잡구 남편과 시댁에 가려구 합니다.
남편이 그러더군요..[가구싶어..?]
이젠 정말루 제맘에서 우러나와서 그분들을 사랑합니다.
그분들이 보고싶구..못한 효도 조금이라두 더하구 싶습니다.
어쩜 제가 이럴수 있게 된건 전쟁같은 고통을 이겨낸 선물이겠지요..?
못난이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부간의 갈등..시댁과의 이런 저런 마찰등으루 힘드어 하시는 며눌님들..
모두 행복해 지시길 바람서..
건강한 12월 되세요^^